한겨레 기자 "피의자 이종섭 왜 임명했나" 윤 대통령 대답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출국 금지 몰랐나 묻자 "인사 검증기관 알 수 없어"..."출금하면서 왜 소환 안 했는지 이해 안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월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채상병 수사외압 사건 피의자(피고발인)였다는 것을 알고도 호주대사로 임명했다고 시인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그 이유를 두고 “공수처 고발된 사람이 굉장히 많은데, 수사기관에 고발됐다고 인사하지 않는다면 공직 인사하기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사건 관련, 이종섭 장관이 채상병 수사외압 사건 피의자였는데 호주대사로 임명했는데, 왜 임명했나, 그 당시 출국금지 상태였던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한겨레 기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에 작년 9월경에 고발됐다는 것은 기사를 보고 알았으나 공수처에서 소환을 하거나 이런 것을 진행했다면 저희도 검토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공수처에는 굉장히 많은 사건들이 고발돼 있다. 우리나라 정치인이나 장관 중에도 공수처에 고발돼 있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그 사건이 전부 처리되는 게 아니고, 실질적인 수사가 이뤄져서 소환한다든지, 조사가 진행된다든지 하면 사법리스크 검토해서 인사발령 낼 때 재고를 할 수 있으나, 공수처나 검경에 고발됐다는 것만으로 인사하지 않는다면 공직 인사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사가 아그레망을 1월에 넣어서 2월말 3월초에 호주 정부가 준 것으로 아는데, 보통 출국금지를 연말에 걸었다는데, 보통 출국금지 걸면 반드시 불러야 한다”며 “그런데 소환도 하지 않고 출금을 한달씩 걸게 돼 있는데, 두 번씩 계속 연장하면서 소환하지 않았다는 것은 저도 오랜기간 수사업무 해왔으나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반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피의자였는데 왜 호주대사로 임명했느냐는 질문에 고발됐다고 임명안하면 공직인사를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윤석열TV(KTV) 영상 갈무리

출국금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은 “출국금지는 인사검증을 하는 정부기관에서도 절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보안사항이고, 그게 유출되면 형사처벌 대상 된다는 점 먼저 말씀드린다”며 몰랐다는 취지로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 배경을 두고 “호주는 미국을 제외하고 우리가 유일하게 우리가 외교 국방 2+2 회담을 하는 나라로, 우리 경제와 안보에 깊은 관련이 있는 국가”라며 “이종섭 장관은 재직 중에 방산 수출을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왔고, 상당한 성과를 거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호주대사가 12월말 정년퇴임하게 돼 있었기 때문에 이종섭 장관을 호주대사로 지명해 외교부에 검증과 이런 세평 절차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