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탕웨이 "남편 김태용 감독과 작업 기다리다 출연"

김 감독 13년 만의 신작…탕웨이·수지·박보검·최우식·정유미 출연
박보검 "시나리오 읽자마자 수지 떠올라"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우선 이 영화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어요. 김태용 감독과 다시 작업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중국 배우 탕웨이는 9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원더랜드' 제작보고회에서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다음 달 5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김태용 감독이 '만추'(2011) 이후 13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만추'에서 감독과 주연 배우로 인연을 맺은 김 감독과 탕웨이는 이후 연인으로 발전해 2014년 결혼했다.

김 감독은 "탕웨이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배우이고 (이번 작품에선) '만추' 때보다 용감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촬영장에서 못했던 얘기를 집에서 할 수 있어 엄청난 힘이 됐다. 24시간 일하는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탕웨이 역시 "저희 두 사람 모두 일 얘기밖에 안 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집에서도) 영화 이야기, 인물 이야기를 주로 하는 워커홀릭"이라고 했다.

김 감독이 각본을 쓴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를 통해 사랑하는 이들과 다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 감독은 "언젠가 죽은 사람도 우리와 계속 소통할 수 있는 시기가 오겠다 싶었다"며 "놓친 사람들, 먼저 보낸 사람들, 앞으로 보낼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면 좋을지를 생각하며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에는 탕웨이뿐만 아니라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 쟁쟁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공유도 특별출연 형태로 등장한다.

김 감독은 "스크린 안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나오는 흡인력 있는 배우들"이라며 "잔잔한 드라마 장르라 배우들에게서 조금 떨어져 찍어야 하는데 자꾸 앞으로 가고 싶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탕웨이는 어린 딸에게 자기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엄마 바이리 역을 맡았다.

그는 고고학자이기도 한 이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중국에서 고고학자를 만나 자문하고 고고학 관련 책도 읽으며 준비했다고 한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 이후 다시 한 번 한국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게 된 탕웨이는 "한국의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기쁜 경험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수지는 사고로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누워 있는 남자친구를 원더랜드 서비스로 복원시킨 정인을, 박보검은 정인의 남자친구 태주를 연기했다. 수지와 박보검은 백상예술대상 등 시상식 MC로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온 사이다.

"'원더랜드'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정인 역에 수지 씨가 떠올랐다"는 박보검은 "연기하는 동안에도 호흡이 잘 맞아 두 인물의 서사를 잘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수지도 "정인과 태주는 친구 같은 연인 사이인데, 친해진 다음 촬영에 들어간 덕분에 둘의 호흡이 영화 속에 잘 담긴 것 같다"고 맞장구쳤다.

정유미는 원더랜드 서비스의 인공지능을 설계하는 베테랑 플래너 해리, 최우식은 원더랜드의 신입 플래너이자 의뢰받은 서비스에서 뜻밖의 비밀을 발견하게 되는 현수로 각각 분했다.

최우식과 정유미는 평소 절친한 관계지만, 듀오 연기를 함께하는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다.

최우식은 "서로 너무 친하고 잘 아는 사이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다른 때보다 더 긴장한 상태로 연기에 임했다"고 돌아봤다.

정유미는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불참했다. 그는 앞서 '가족의 탄생'(2006)을 통해 김 감독과 함께 작업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정유미를 두고 "엄청난 신뢰감을 주는 배우"라며 "'가족의 탄생'에서 어려운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을 보고 신작에서 해리 역을 맡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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