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설명 필요 없는 하이브리드, 토요타 크라운

2024. 5. 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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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스오버 디자인으로 보수적 이미지 벗어
 -껑충한 차체에도 우수한 퍼포먼스 발휘해
 -기대 이상의 효율, 20㎞/ℓ 이상도 거뜬

 토요타 크라운은 오랜 기간 일본에서 '성공의 상징'으로 통했다. 내수가 주력이며 '성공' 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그랜저와 비슷한 성격을 갖는 차다. 크라운이 어떤 자동차인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가장 간단한 문법이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크라운은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충분한 고급감과 하이브리드 특유의 뛰어난 연료 효율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크로스오버로 탈바꿈하며 쓰임새가 더 좋아졌음은 물론 의외의 운전 재미도 매력을 더했다. 배경이 그랜저와 비슷할 뿐 그랜저와 직접 비교하기에는 어려운 차였다. 

 크라운의 외관은 그 자체만으로 파격적이다. 정통 3박스 세단을 벗어난 모습. 일본 여행 중 우연히 만나본 '왕관 로고가 붙은 각진 차'를 상상했다면 전혀 다른 모습에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크라운이 기존에 지향해왔던 색깔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80㎜, 전폭 1,840㎜, 휠베이스 2,850㎜다. 비슷한 체급의 현대차 그랜저나 볼보 S90 보다는 컴팩트하게 설계됐다. 다른 점은 전고(1,540㎜). 차체 높이만 놓고 보면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1,510㎜)보다도 30㎜ 높다. 


 그런데 껑충하면서도 제법 스포티하다. 툭 튀어나온 전면부의 헤머해드 디자인과 이를 가로지르는 주간 주행등은 머슬카에서나 봤을 것 같은 느낌이다. 수평형 LED 테일램프가 유니크한 느낌을 강조했고 21인치 휠과 곳곳에 자리잡은 크라운 전용 로고도 특별한 느낌을 더한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곳곳에 왕관 로고를 배치했지만 정작 트렁크에는 토요타 로고가 있다. 왕관 로고를 배치했다면 더 통일감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중에야 익숙해지겠지만 트렁크를 여는 방법도 조금은 낯설다. 엠블럼을 기준으로 우측으로 조금 옮겨가면 헤드램프 하단에 버튼이 숨어있다. 깔끔한 디자인을 추구하는건 좋은데 찾기가 불편하다. 스마트키를 활용하거나 안에서 여는게 조금 더 편하겠다. 

 실내에는 12.3인치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여기에는 한국토요타와 LG유플러스가 함께 개발한 토요타 커넥트가 들어있고 이를 통해 실시간 내비게이션, 무선 통신 기반 음원 스트리밍, U+스마트홈 등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무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듀얼 블루투스 커넥트 등을 지원한다.


 통풍 및 열선시트가 들어간 8웨이 전동시트, 파노라믹 선루프 등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기능들도 갖고 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와 전·후석 C타입 USB 포트로 다양한 충전 소요도 고려했다. 가장 만족스러운건 시트다. 여느 고급 세단을 타는 것 처럼 운전자를 감싸주는 푹신함이 기분 좋다. 2열은 방석 너비와 쿠션도 넉넉한 데다 앞 부분이 살짝 들어올려져 있어 소파에 앉은듯 파묻히는 포지션을 연출한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렉서스 못지 않은 안락함을 제공한다. 

 시승차는 2.5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e-CVT를 결합한 2.5 하이브리드. 시스템 최고출력 239마력을 바탕으로 복합 효율 17.2㎞/ℓ를 발휘한다. 이와 함께 크로스오버 답게 사륜구동이며 커다란 21인치 휠도 적용했다. 여러모로 기대되는 조합이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시동버튼을 눌렀다.


 탔을 때 가장 먼저 느낀건 편안함이다. 서스펜션이 기본적으로 컴포트한 성향인데 정숙성도 뛰어나다. 가끔씩 들여오는 앳킨슨 사이클 엔진 특유의 껄끄러운 소리도 일정 정도 억제되어있다. 절대적인 수치를 비교해볼 순 없겠지만 렉서스 못지 않게 조용하고 편안하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토요타 세이프티센스 3.0(THS 3.0)'는 편안함을 더한다. 주행 보조 시스템을 활성화 하지 않아도 차간 거리가 가까워지면 스스로 제동을 건다. 차가 일정 정도 이상 기울어지는 코너에서도 마찬가지. 각 바퀴에 실리는 하중을 인식해 속도를 점진적으로 감속한다. 피로도는 줄이고 에너지 회수 비중을 높여 배터리를 빠르게 충전하는 똑똑한 기술이다. 


 달리며 아쉬운 점도 없다. 이만한 덩치를 끌고 나아가는 데 239마력은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굽이진 산길을 벗어나면서도, 고속도로에서 추월을 위해 속도를 올려도 별 다른 스트레스 없이 달릴 수 있다. 다른 토요타들이 늘 그래왔듯 편안하고 여유로우면서도 필요할 때에는 부족함 없이 달려줄 수 있다. 

 반전은 핸들링에서 나온다. 껑충한 크로스오버임에도 와인딩 로드를 달려나가는 상황에서 제법 재미있는 운전이 가능하다. 컴포트 성향의 타이어다보니 반복되는 핸들링에 타이어가 연신 비명을 지르지만 그립을 잃지는 않는다. 언더스티어가 발생할 것 같은 상황에도 강력한 출력이 차체를 강제로 밀어내며 코너를 빠져나간다.


 이 와중에 연료 효율은 기대 이상으로 좋다. 정체구간과 고속도로를 반복해서 주행하다보면 공인 17.2㎞/ℓ보다 더 뛰어난 수치를 보여줄 때가 많았다. 19㎞/ℓ넘어 20㎞/ℓ를 오가는 일도 흔했다. 현대차 그랜저가 앞바퀴만 굴리고 휠 크기도 더 작다는걸 감안하면 엄청난 효율성을 보여주는 셈이다. 

 토요타가 매력적인 이유는 '특이점' 이라 할만한 기술들이다. 프리우스와 캠리처럼 대중적인 차를 만들지만 그 안에는 특별한 무언거를 꼭 넣는다. 크라운 크로스오버도 마찬가지다. 외관부터 전통적인 세단의 이미지를 씻어냈고 뛰어난 운전 재미와 만족스러운 효율까지 제공한다. 가격이나 옵션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뚜렷한 색깔은 크라운의 분명한 매력이다.

 한편, 시승한 크라운 2.5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5,810만원. 이보다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는 6,640만원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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