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 ERA 1위 기록한 류현진 보며 공부했던 반즈, 영광스런 맞대결에서 13K로 ‘롤모델’을 넘었다

김하진 기자 2024. 5. 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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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찰리 반즈가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화 류현진이 지난 8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이저리그 통산 78승과 0승. 그러나 그 결과는 달랐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한화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 두 명의 희비가 갈렸다. 롯데는 찰리 반즈가 마운드에 올랐고 한화는 류현진이 선발 등판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으로보면 류현진이 한 수 위였다.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 11시즌 동안 1055.1이닝을 소화하며 78승48패 평균자책 3.27을 기록했다.

반즈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승리가 없다. 2021년 미네소타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9경기(선발 8경기)를 소화했고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 5.92의 성적을 냈다. 마이너리그에서만 통산 77경기(선발 75경기)에 나서 23승 20패 3.71의 평균자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맞대결의 승자는 반즈였다. 반즈는 7.1이닝 동안 3개의 안타만 내주면서 13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사사구는 하나도 없었다. 실점은 단 한 점 내줬다. 102개의 투구수로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반즈는 최고 147㎞의 직구(33개)와 슬라이더(34개), 체인지업(24개), 투심패스트볼(11개) 등을 고루 섞어 한화 타선을 묶었다.

롯데 찰리 반즈가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반면 류현진은 5이닝 8안타 7삼진 5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지 못했다. 4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다 5회 4실점하며 무너졌다.

선발 투수의 투구로 팀의 승패도 갈렸다. 롯데가 6-1로 승리하며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반즈는 롯데에서 뛴 외국인 투수의 역사를 썼다. 13삼진은 롯데 역대 외인 투수 중 가장 많은 삼진이었다. 기존 기록은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 댄 스트레일리 등이 기록했던 12삼진이 있었다.

반즈에게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던 승리였다. 반즈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류현진을 보며 공부했던 투수 중 하나였다.

그는 경기 후 “2019년에 류현진과 내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서 영상과 자료를 굉장히 많이 보고 분석을 하고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돌이켜봤다.

2019년은 류현진이 LA 다저스에서 뛴 시절이었다. 류현진은 29경기에서 14승5패 평균자책 2.32를 기록했다. 그 해 내셔널리그 평균자책 1위를 기록하는 등 최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다.

반즈는 “다저스에서 굉장히 좋은 투수였다.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로 어떻게 하는지 영상을 많이 봤다”라며 “류현진은 커브를 많이 쓰고, 나는 슬라이더를 주로 사용하지만 어떻게 저런식으로 던질 수 있을까 생각했다. 싱커나 다른 구종들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영상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한 때 롤모델로 삼았던 투수를 상대로 던져서일까. 반즈는 “2스트라이크를 잡은 이후 결정구 활용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는데 좋은 모습이 나오다보니 잘 이어졌다”며 “10삼진은 몇번 해봤는데 이렇게 좋았던 기억은 없었다. 롯데 외국인 선수로 최다 탈삼진 기록을 세운 건 굉장히 영광스럽다”고 했다.

“류현진과 상대를 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영광스러운 자리였다”고 한 반즈는 “이미 류현진 선수는 보여준 게 많고 앞으로 한국에서도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며 상대에 대한 인정도 잊지 않았다.

롯데 찰리 반즈. 연합뉴스



반즈 역시 메이저리그 무대를 다시 꿈꾼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도 빅리그 복귀와 롯데 잔류를 두고 고민을 하다가 KBO리그에 남기로 했다.

올해는 롯데에서 뛰고 있지만 반즈는 다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할 의사가 있다.

앞서 KBO리그에서 뛰면서 메이저리그에 재입성한 사례가 꽤 있었다. SK(현 SSG)에서 뛰었던 메릴 켈리가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활약했고 지난해에는 리그를 평정한 에릭 페디가 다시 빅리그로 ‘금의환향’했다.

반즈도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자신의 꿈인 빅리그에 다시 입성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올해 자신의 역량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즈도 잘 알고 있다. 그는 “현재에 집중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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