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버지랑 푸에르토리코에서"…왜 외야석 어린이에게 공 선물하나요?[김민경의 비하인DOO]

김민경 기자 2024. 5. 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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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 ⓒ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나도 어릴 때 아버지랑 푸에르토리코에서 야구장에 갔는데, 그때 텍사스 레인저스(미국 메이저리그 팀)가 경기를 하러 와서 글러브에 사인을 받았거든요. 그게 내게는 엄청 큰 의미가 있었거든요."

두산 베어스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32)는 외야석에 어린이팬이 있으면 공을 선물하는 편이다. 두산 경기가 있고, 라모스가 외야 수비를 나가는 날이면 이 장면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공 하나지만, 라모스는 이 공 하나가 어린이 팬에게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LG 트윈스와 어린이날 시리즈를 앞두고 만난 라모스는 "프로야구에서 어린이 팬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지금 어린이 팬들이 10년 또는 15년 뒤에 똑같이 나처럼 야구선수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만약 어린이 팬이 야구선수가 된다면 내게 공을 달라고 했던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이 제일 크다. 그러면 그 어린이가 선수가 됐을 때 그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은가. 그런 마음으로 공을 선물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당연한 팬서비스라 생각하기도 한다. 라모스는 "팬들은 우리를 응원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티켓을 구매해서 응원한다. 나는 선수로서 항상 좋은 경기력과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은데, 못 그럴 때도 있다. 어떻게 보면 야구선수로서 경기력이 안 좋을 때 팬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도 생각한다. 공 하나가 큰 건 아니지만, 그 공 하나로 팬들이 기쁠 수 있다면 계속 그렇게 선물하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모스는 어린 시절 자신과 같은 추억을 두산 어린이팬들도 쌓길 바랐다. 그는 "어릴 때 아버지랑 같이 푸에르토리코에서 야구장에 갔다. 그때 텍사스가 와서 경기를 했는데, 글러브에 사인을 받았다. 내게는 그 기억이 엄청 큰 의미가 있다. 나도 이제 선수가 됐고, 팬들에게 비슷한 기쁨을 줄 수 있다면 계속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계속해서 외야석 팬들에게 공을 선물하겠다고 했다. 라모스는 "경비 요원분들께서 팬들의 안전을 위해서 내가 공을 주는 것을 안 좋아하는 것 같다. 하지만 경비 요원분들도 내가 공을 선물하는 이유를 알아주셨으면 한다. 그분들도 그분의 할 일을 하는 것이고 존중도 하지만, 나는 계속 팬들께 기쁨을 드리고 싶다"며 안전을 신경 쓰면서 공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 ⓒ 두산 베어스

라모스는 어린이날 시리즈에 경기장을 두산 어린이팬들에게 "우리 경기를 보고 즐겼으면 좋겠고, 만약 야구선수가 꿈인 어린 친구들이 있다면 노력하면 여기 잠실야구장에서 뛸 수 있는 기회는 누구한테도 올 수 있으니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어린 팬들과 소통을 더 하고 싶고, 와서 큰 응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두산은 3일 6-4, 4일 3-2로 승리했다. 어린이날 당일인 5일 경기는 비로 취소됐지만, 두산 어린이팬들은 이미 충분한 선물을 받았다.

라모스는 그라운드에서 활약으로 더 주목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라모스는 26경기에서 타율 0.255(98타수 25안타), 2홈런, 21타점, OPS 0.685를 기록했다.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성적에는 못 미치는 게 사실이고, 시즌 초반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대신 최근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43(35타수 12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안타 12개 가운데 장타는 3개뿐이지만, 공을 계속 맞혀 나가고 있다. 수비에서 잔실수는 더 줄여야 한다.

라모스는 "솔직히 지금 내 기록은 만족하지 못한다. 우리 팀이 두산 베어스지 헨리 라모스가 아니지 않은가. 내 성적이 기쁘지도 않고 만족하지도 않지만, 팀이 이기고 있으면 즐겁다. 일단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나도 더 열심히 해야 하고, 더 좋은 기록을 팬분들께 보여 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 두산 베어스 헨리 라모스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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