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진성호에 빠진 4050… 확증편향·이분법적 사고[4050 그들은 누구인가]
“기존언론 기득권만 챙겨” 불신
유튜브·팟캐스트 이용률 최고
입맛 맞는 채널 보고 내용전파
‘검찰개혁 집회’등 집단행동도 끝>
“다른 언론은 기득권만 챙깁니다. 김어준 방송이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40∼50대 유권자들이 주요 선거마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진보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비(非)보수 블록’을 형성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다른 의견을 배척하고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확증 편향’ 현상이 또 다른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40∼50대는 기존 방송과 신문 매체는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반면, 강성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유튜브·팟캐스트 등 다른 형태의 뉴스를 청취하고 내용을 공유했다. 이들은 사회 중추 세력으로 정·관·재계 등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실리주의 성향의 20∼30대와 달리 이분법적 사고에 갇혀 왜곡된 윤리·도덕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범진보 힘 실어준 40∼50대 유권자들 “기존 언론 믿을 수 없다…김어준 공정하다”=9일 문화일보가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에 표를 던진 40∼50대 유권자 10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컸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선 민주당, 비례대표에선 조국혁신당을 찍은 인천 거주 최모(여·56) 씨는 “기존 방송·신문은 정치에 붙어 기득권만 챙기고 있다”며 “김어준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있는데, 언론이 다루지 않은 것들을 보도하는 등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연령대별 유튜브·팟캐스트 뉴스 이용률은 40대는 각각 58%·56%, 50대는 각각 57%·53%로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높았다. 실제 범진보를 지지하는 40∼50대 유권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방송인 김어준 씨의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는 2022년 10월 만들어진 뒤 2년도 안 돼 구독자가 160만 명을 넘었다.
4·10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다수의 진보 정당 후보들이 줄줄이 이 유튜브 방송에 출연했다. 이 밖에 서울의소리(구독자 133만 명), 딴지방송국(133만 명), 시민언론 더탐사(61만 명) 등 구독자 수 10만 명 이상 진보 유튜브 수십 개에 지지자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40∼50대는 자신들이 거부하는 정치권력을 옹호했던 미디어에 대해선 극단적 거부감을 갖고 보지도 읽지도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현상은 범진보만의 문제는 아니다. 진성호방송(구독자 182만 명), 신의한수(180만 명), 가로세로연구소(83만 명) 등 범보수 계열 유튜브 채널도 40∼50대 유권자들 사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확증 편향적 태도 심화되는 40∼50대, 과거 폐쇄적·집단주의 문화 영향=40∼50대 유권자들의 이 같은 태도는 다른 세대에 비해 유독 확증 편향적 태도를 보이는 결과를 낳았다. 인천에 거주하는 김모(여·41) 씨는 “주변에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친구 3∼4명과 한 달에 한 번 ‘검찰개혁’ 등 집회에 참석했다”며 “주변에 (범진보) 정당에 가입한 친구도 절반 이상 정도 된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손모(47) 씨도 “뜻이 맞는 지인들과 카카오톡 등을 통해 종종 뉴스를 공유한다”며 “공유 받은 뉴스를 다른 지인 혹은 다른 단체 채팅방에 전달하며 읽어보라고 권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강성 유튜브 채널 등에서 의혹 제기→주변 동료 전파→집회 등 집단행동 양상을 종종 드러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40∼50대는 과거 운동권 조직의 집단주의 특징을 갖고 있어 정치 영역에서 동원력을 극대화시킨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40∼50대는 우리 사회 요직에 있고 앞으로 최소한 10년 이상 상층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들이 확증 편향으로 상대편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면 우리 사회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교수도 “이들이 사실이 아닌 것을 갖고 집단행동을 하고, 우리만 대안이고 옳다고 행동하고 세력화한다면 굉장히 안 좋은 집단 사고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유섭·강한·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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