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조의 아트홀릭] "한 발짝 떨어져(One Step Away) 전하는 뉴욕의 따스한 위로"

2024. 5. 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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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정승조 아나운서 ■

1992년 개봉작인 영화 '나 홀로 집에 2'.

주인공 케빈이 대도시 뉴욕에 홀로 남겨지며 벌어지는 이야기지요.

흥행은 전작의 절반 정도에 그쳤지만, 봄이면 늘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라디오에서 흐르는 것처럼 매년 연말, 한 번쯤 TV에서 보게 되는 단골 영화입니다.

영화 속 배경인 뉴욕에 대한 명성도 대단하지요?

세계 경제와 문화, 패션의 중심지고 누구나 한 번쯤 가 보고 싶어 하는 도시니까요.

그야말로 다양한 문화가 한데 모인 즐길 거리, 볼거리가 가득한 곳인데요.

뉴욕의 아름다운 낮과 밤, 도시의 다양한 풍경을 담은 사진작가 이경준의 전시가 한창입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23년 10월 전시 오픈 후 현재(5월 6일 기준)까지 전시를 찾은 관람객은 약 20만 명인데요.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포착한 250여 점의 사진은 작가만의 방식으로 따스한 위로를 건넵니다.

정승조의 아트홀릭은 그라운드시소 센트럴 "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를 기획한 '박재현 PD'를 만났습니다.

▮ 아트홀릭 독자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트홀릭 독자 여러분, 저는 그라운드시소 센트럴의 개관작인 '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에서 기획과 연출을 담당한 박재현 PD입니다. 이번에 좋은 기회로 아트홀릭에서 인사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 '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 무엇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인가요.

Manhattan, 2020 New York

'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는 뉴욕 기반의 포토그래퍼 이경준 작가의 렌즈에 비친 거대한 도심 속 패턴을 조명하는 전시입니다.

석양에 빛나는 황금빛 빌딩 숲, 작열하는 햇살에 눈이 부신 초록색 공원, 그리고 그 안에 작은 사람들. 도시 곳곳을 담은 작품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그 속의 주인공이 되어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전시의 부제목이기도 한 ’원 스텝 어웨이‘ 처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본 우리의 삶 속에서, 시야는 넓어지고, 고민은 가벼워지는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 사진작가 이경준은 어떤 인물인가요.

이경준 작가는 도시 관찰자이자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일상을 하나의 패턴으로 포착하는 창작자입니다. 스스로를 관측자로 묘사하는 이경준 작가는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모습과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만들어내는 모습들을 프레임 안에 담는 작업들을 해 오고 있으며, 그의 경험과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들을 사진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동시대 작가답게 소통과 작품 공유에 적극적인 그는, 국내 유명 뮤지션 ‘죠지’, ’구원찬‘ 등과의 앨범 커버 작업, 글로벌 패션 브랜드 ’Helmut Lang’ 과의 콜라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 이경준 작가의 독특한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무엇일까요.

Untitled, 2019 New York

이경준 작가는 하이앵글샷을 주로 사용하여 도심 속 기하학적 패턴, 그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대학원 시절 새로운 환경과 학업에 지쳐 힘든 시기를 보내던 그는, 높은 곳에서 우연히 내려다본 도시의 모습에서 새로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건물의 기하학적 구도, 시시각각 변하는 빛, 그 속의 분주한 사람들.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본 세상은 거대한 유기체와 같았고, 이러한 시선의 전환이 그의 단조롭던 삶에 자극이 되어 오늘날 그의 작품들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 4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 전시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는 크게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휴식과 위안을 얻고 더욱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전시장을 떠나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기획했습니다. 번외로 저의 취미인 음악 프로듀싱을 이번 전시에도 녹여냈습니다. 각 챕터의 제목을 정할 때 카세트테이프 버튼에 쓰이는 일시 정지, 되돌리기, 멈춤, 재생 버튼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Paused Momements, © GROUNDSEESAW, © KYUNGJUN LEE

첫 번째 챕터 ‘PAUSED MOMENTS’는 바쁜 일상 속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찰나이자, 동시에 땅 위의 모든 존재를 더 매력적으로 비추는 아름다운 빛의 순간을 선사합니다. 그 선물 같은 순간 아래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도시의 피사체들을 소개하며 이경준 작가 고유의 사진 기법과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도시 풍경의 작업 과정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 챕터 ‘MIND REWIND’는 기하학적 빌딩 숲,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교차로, 그리고 그 안에 작은 점으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포착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자유롭게 전환되는 우리의 삶을 재조명하며 복잡한 구조물 사이에 사람들의 각자 이야기가 작품 속에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Mind Rewind, © GROUNDSEESAW, © KYUNGJUN LEE

세 번째 챕터 ‘REST STOP’은 보는 것만으로도 휴식감을 제공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센트럴 파크 작품을 주로 선보입니다. 숨 가쁘게 흘러가는 일과 속에 숨겨진 영화 장면들엔 도시의 낭만과 행복이 담겨있으며 관람객들 또한 잠시 고민이 있다면 멈춰갈 수 있도록 작은 휴게 공간으로 표현했습니다.

전시의 마지막 챕터, ‘PLAY BACK’은 화창한 도시의 낮을 담은 작품으로 이경준 작가의 시야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직접 고민을 적고 파쇄하는 경험 요소가 담겨있습니다. 이번 이경준 사진전의 부제 ‘One Step Away’ 메시지를 다시 상기시키며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더 힘찬 날을 위해 나아가보자는 재생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 관람객들의 '원픽(ONE-PICK)' 작품은 무엇인가요.

Central Park, 2020 New York

존(Zone) 구성이 다양한 만큼 관람객분들의 원픽 역시 다양하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가장 사랑은 작품은 ‘Central Park, 2020 New York’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의 KV (Key Visual)인 센트럴 파크는 보는 것만으로도 휴식감을 제공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작품입니다.

내리쬐는 햇빛과 살랑이는 바람이 가득한 공원에 머무는 순간만큼은 모두가 평온해 보입니다. 해당 작품이 숨 가쁘게 바쁜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 관람객들에게 잠시나마 평화와 휴식을 제공해 주는 공간이기에 더욱 사랑받는 것 같습니다.

▮ 박재현 PD가 고른 이경준 작가의 '최애(最愛) 작품'도 궁금하네요.

W 56th St 7th Ave, 2021 New York

‘W 56th St 7th Ave, 2021 New York’ 시리즈 입니다. 빌딩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향하는 도시인의 모습은 마치 저와 많이 닮아 보였습니다.

현재 전시 기획자로서 보다 많은 이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전시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방향을 바꾸어야 할 때도 있고, 길을 잃고 헤맬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눈 앞에 펼쳐질 새로운 풍경을 기대하며 또다시 한 발을 내딛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저와 비슷하다고 느껴져 지금까지도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입니다.

▮ 기획자로서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전시작을 고르자면요.

Untitled, 2018 New York

전시장에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 만나볼 수 있는 ‘Untitled, 2018 New York’입니다.

전시 기획 시, 시작과 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그만큼 도입부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대규모의 라이팅 캔버스를 작품에 활용하여, 마치 실제 건물처럼 관람객을 압도하는 스케일과 아름답게 반짝이는 시각적 요소를 강조했습니다. 흔히 SNS상에서 보이는 작품과 실제 전시장에서 관람하는 작품은 그 깊이와 경험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이기에 독자분들께서는 전시장에 방문하셔서 직접 관람하시는 것을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 마지막으로 아트홀릭 독자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보다 많은 관람객분들이 제가 기획한 전시를 통해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전시장을 떠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경준 사진전: 원 스텝 어웨이
- 장소: 그라운드시소 센트럴 (서울 중구 / ~9월 18일)
- 관람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입장 마감 오후 6시, 영업 마감 저녁 7시)
- 관람료: 1만 5천원

(사진 제공: 그라운드시소)

정승조 아나운서 /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방송인으로 CJB 청주방송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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