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Lab] 30대 맞벌이 저축과 투자 황금률 찾기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4. 5. 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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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부부의 재무설계 4편
재테크 하려면 소액부터
예적금의 10~15% 저축
지출 줄여서 투자금 충당
저축액도 늘리고 일석이조

시드머니를 얼마나 만들어놓은 다음에 주식·펀드를 시작해야 할까. 필자가 만난 상담자 대부분은 "적게 잡아도 수천만원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티끌은 모아도 티끌'이란 생각이 강해서인데, 관점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목돈을 모으는 동안 버리는 '시간'도 손해란 점을 생각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이 질문에 답했다.

예적금의 10~15%를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지출을 줄이면, 수월하게 재테크를 시작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신이 잘되지 않아 난임 시술을 생각하고 있는 이현우(가명·37)씨와 강수현(가명·33)씨. 아내인 강씨가 난임 시술을 받아야 하는데, 회당 시술비가 100만원이 넘어 고민이 많다. 게다가 단 1회로 임신에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기에 예상보다 더 많은 목돈을 마련해 둬야 한다.

한달에 100만원 넘게 저축을 하고 있긴 하지만, 문제는 그러느라 미래에 필요한 양육비나 노후자금은 전혀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부는 필자와 함께 1·2차 상담에 걸쳐 가계부를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지금까지의 상담 과정을 되짚어보겠다. 1차 상담에서 부부는 자신들의 재정 상태부터 체크했다. 둘 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부부의 월 수입은 690만원이다. 남편이 360만원, 아내가 330만원을 번다. 지출은 정기지출 452만원, 1년간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60만원, 금융성 상품 170만원 등 682만원이다. 월 8만원씩 여유자금이 생기는 구조다. 부부는 현재 전세 아파트(매매가 3억2000만원)에 살고, 이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잔여금 1억100만원)을 빌린 상태다.

2차 상담에선 목돈 마련을 위해 지출을 대거 줄였다. 거의 모든 지출을 손본 결과, 정기지출을 452만원에서 295만원으로 157만원을 아끼는 데 성공했다. 기존 8만원을 더해 총 165만원을 여유자금으로 확보했다. 현재 부부는 난임 시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월 170만원을 적금에 붓고 있다. 그러니 165만원으로는 자녀 양육비와 부부의 노후만 대비하면 된다.

본격적인 재무 솔루션을 세우기에 앞서, '저축'과 '투자'의 비율을 얼마나 정해야 할지 생각해보자. 필자를 찾는 30대 상담자의 상당수는 이런 얘기를 한다. "시드머니가 어느 정도 쌓이면 그때부터 재테크 시작하려고요."

이런 말을 하는 건 왜일까. 아마 소액으로는 수익이 나도 '돈을 벌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아서일 것이다. 주식에 투자해 10%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가정해보자. 1억원어치 주식을 샀다면 1000만원을 벌었겠지만, 100만원 투자했다면 10만원밖에 얻지 못한다. 이렇게 소소하게 벌 바에야 최대한 목돈을 많이 모아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게 이들 상담자의 생각이다.

일리는 있지만, 여기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 만족할 만큼의 목돈을 마련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에 돈을 굴리지 않고 통장에 넣어두기만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손해'다. 차라리 소액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적립식 펀드' 등을 활용해 경험을 쌓아보는 것이 더 나은 판단일 수도 있다.

재테크를 처음 시작한다면 소액으로 할 수 있는 투자상품에 접근하는 게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필자가 추천하는 건 현재 예금·적금하는 금액의 10~15%를 투자상품에 안배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예적금 통장에서 해당 비중만큼의 금액을 빼 투자상품으로 돌리라는 게 아니란 점이다. 통장 돈은 그대로 두고 통신비나 보험료, 용돈, 카드 할부금 등 여러 지출 항목에서 조금씩 줄여 목표액을 채우는 것을 추천한다.

다시 말해, 저축과 투자의 황금률은 '지출 줄이기'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하면 불필요한 지출도 줄이고 전체 저축액도 늘어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씨 부부가 필자와 대대적인 지출 줄이기를 실시해 165만원을 여유자금으로 확보한 것도 같은 원리다.

자, 이 방식대로 부부의 미래를 설계해 보자. 언급했듯 현재 부부는 170만원을 2개의 통장(100만·70만원)으로 나눠 적금하고 있다. 필자는 적금 통장을 하나 더 만들어 월 70만원씩 납입할 것을 추천했다. 이 돈으로는 자녀 출산비와 양육비, 그리고 1억100만원 잔액이 있는 주택담보대출금을 갚는 데 쓸 것이다.

여기서 1순위는 대출금 상환이다. 대출금을 빨리 갚을수록 부부가 월 23만원씩 내는 원리금이 지출 항목에서 사라지는 시기도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부족할 수 있는 출산비와 양육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저축하는 것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은 모든 업무를 온라인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점포가 없어 기존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예금금리가 높다. 부부는 이런 장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월 35만원씩 납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하면 부부는 기존 적금 170만원에 신규적금(70만원)·인터넷전문은행(35만원)을 더해 총 275만원을 매월 저축하는 셈이 된다. 여기서 필자가 앞서 알려준 공식(저축액의 10~15%)에 따라 27만~41만원을 수익성이 좋은 상품에 투자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목돈도 모으고, 소액으로 투자 경험도 늘릴 수 있다.

부부의 여유자금은 60만원(165만원-105만원)을 남긴 상태인데, 전부 활용하기로 했다. 먼저 노후 준비를 위해 개인퇴직계좌(IRP)에 월 30만원씩 납입한다. 55세 이후부터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이 통장은 세금 공제 혜택이 크다. 50세 이하는 1년간 최대 700만원을 넣으면 16.5%인 115만5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남은 30만원은 상장지수펀드(ETF)에 납입한다. ETF는 주식은 아니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펀드를 뜻한다. ETF의 장점은 소액으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운용 수수료도 저렴하다. 일반 주식형 펀드의 운용 수수료가 연간 1~2%인 반면 ETF는 0.2~0.4%에 그친다. 다만, 어디까지나 투자 상품이므로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또 주식과 마찬가지로 상장 폐지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부부의 재무 설계가 모두 끝났다. 부부는 출산비·자녀 양육비·대출금 상환비 마련(적금 70만원·인터넷 전문은행 35만원), 노후 준비(IRP 30만원), 수익성 증대(ETF 30만원)를 위해 여윳돈 165만원을 꼼꼼히 분배했다.

필자는 부부에게 당장 내일부터 재무 솔루션대로 실천할 것을 권장했다. 수술이 잘 돼 자녀가 생기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가 계속될 것이다. 그러면 결단력이 약해져 필자와의 약속을 지키기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 습관화해야 한다. 부부가 자녀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길 기원한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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