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후 달리진 홍콩…미식·쇼핑 빈자리, 문화·스포츠 이벤트 가득

김세형 2024. 5. 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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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여행법을 새롭게 제시하는 서카우룽문호지구. 엠플러스와 함께 다양한 녹지공간이 마련, 현지인과 외국인이 어울려 새로운 즐거움을 제시한다.
다시, 홍콩이다. 한동안 여행객이 뜸했던 곳, 9월까지 덥고 습한 우기지만 그래도 괜찮다. 모든 게 달라진 홍콩을 즐기는데 더 이상 과거 추억과 날씨는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는다. 색다름을 간직한 공간과 이벤트는 계속 생겨나고 있고, 어차피 더운 여름이니까. 코로나19 전후로 달라진 홍콩은 예전과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과거 반짝이던 네온과 쇼핑 등 시설물은 사라졌고, 빈자리는 사람과 문화로 채웠다.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요즘, 홍콩은 아시아에서 핫한 여행지 중 하나로 새롭게 태어났다. 3시간 30여 분의 거리의 홍콩을 다녀왔고, 발견한 새로운 매력들.
◇엠프러스는 홍콩의 문화, 예술 전시회가 다양하게 진행되는 곳으로 MZ세대가 즐기기 좋은 곳이다.

▶ 제1장, 옛 기억은 잊어라 '섬 타는 문화여행'

'영웅본색, 중경삼림…'

홍콩 영화 속 장소를 직접 방문하고, 얌차(딤섬과 차)를 즐기고, 쇼핑하고, 번쩍이는 야경을 보는 건 그동안 가장 홍콩스러운 여행법 중 하나였다. 다른 즐거움을 찾는 건 상상조차 힘들었고, 특별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한 세대를 풍미했던 홍콩 영화 속 홍콩이 갖는 이미지는 홍콩만의 매력이었음은 분명하다. 아시아 최고의 여행지 하면 누구나 홍콩을 외쳤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MZ세대(1980년~2000년생)의 추억에 더 이상 홍콩 영화가 차지하는 부분은 희미해졌다. 홍콩 여행객 수가 줄어든 것도 이 무렵이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2019년에 홍콩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 수는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 기준 105만 여명이었지만 이후 한국인 관광객 수는 급감했다. 물론 이전에도 그랬다. 2018년 143만여 명, 2019년 104만여 명 등. 최근까지 관광객 감소는 코로나로 인해 교류가 줄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 엔데믹으로 관광교류가 활성화된 지난해 한국인 관광객 수는 40만 여명을 조금 웃돌았다. 코로나 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50%가 되지 않는 수치로 홍콩으로선 아쉬움이 남을지도 모른다.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홍콩이 한국인, 특히 여행 문화를 이끄는 MZ세대에게 있어 매력적인 여행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홍콩은 코로나 기간 많은 것을 바꿨다. 변화의 폭을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우선 빌딩 숲 사이의 번쩍이는 네온사인을 없앴다. 쇼핑몰, 유명 관광지 등 시설물 중심이던 볼거리도 비워내기 시작했다. 비워진 공간은 사람과 문화로 채웠다. 관광지에서 특별함을 느끼려는 기존 여행과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지금, "내가 아시아 최고의 여행지라고"를 외치는 듯 '서카우룽문화지구'(WKCD)에는 세계 각국 사람들이 북적인다.

◇엠플러스는 다양한 전시가 수시로 개최되고 있어 홍콩 여행의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

서카우룽문화지구의 주요 시설은 많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엠플러스(+)다. 엠플러스는 매립지에 지어진 문화예술 공간이다. 거대한 사격형 건물 구조의 엠플러스 안에는 다양한 복합 문화공간이 자리한다. '미술관 이상의 미술관(More than Museum)'이라는 목표를 세운 만큼 33개 전시 공간에서 근대미술부터 현대미술, 건축, 디자인, 영상, 디지털 아트까지 광범위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회는 수시로 바뀌며 항상 찾는 이들에게 새로움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시원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예술에 대한 다양한 지식이나 평소 관심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즐겁게 관람할 수 있으니 가족과 함께 하기 좋은 곳이다.

엠플러스를 나서면 넓은 잔디 광장과 함께 해안 산책로가 나온다. 현지인들이 돗자리를 펴고 삼삼오오 모여 여유를 즐기고, 곳곳에서 열리는 문화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로컬 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해안산책로 곳곳의 공원에선 다양한 미술작품 전시 등 대형 문화 이벤트도 수시로 열린다. 해안산책로는 홍콩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찐 로컬스러운 홍콩의 낭만까지 느낄 수 있다.

홍콩을 이루는 각 섬에는 다양한 문화공간이 있다. 헤리티지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기면 또 다른 홍콩을 만난다. 헤리티지 박물관은 홍콩과 인근 남중국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소개하는 12개의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면 이소룡 동상만 찾으면 된다. 홍콩 대중문화부터 다양한 전시회를 즐길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의천도룡기 관련 전시회가 열렸고, 홍콩을 대표하는 영화와 음악의 역사를 확인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옛 세대에겐 추억이, MZ세대에겐 홍콩을 새롭게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홍콩 세븐스는 7인 럭비 경기로 영국권 문화 국가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스포츠 대회다. 스포츠 대회를 넘어 함께 즐기는 일종의 문화 축제로 매년 개최되며, 내년부터는 새롭게 문을 여는 카이탁 스포츠 파크에서 진행된다.

▶ 제2장, 찐 로컬 맛보기 '놀고, 먹고, 즐기고'

홍콩의 도심에서 찐 로컬스러움을 느끼고 싶다면 다양한 형태의 공원에 가면 된다. 아파트, 빌딩 숲 사이마다 공원이 있고 농구, 축구 등을 즐기는 시설이 있다. 산 속에 있는 산책로는 조깅 코스로도 활용해도 좋고, 가벼운 트레킹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신나는 축제와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자주 개최된다.

가장 최근 열린 대형 스포츠이벤트는 지난달 열린 '홍콩 세븐스'다. 7인이 하는 국제 럭비 대회로 영국 문화권의 각국 나라가 참가, 남녀 부문으로 나눠 시합을 벌인다. 기존 럭비와 달리 인원수가 적은 만큼 경기 시간이 짧아 박진감이 넘친다. 스포츠 대회인 동시에 세계 각국 사람들이 한데 뒤엉켜 즐기는 새로운 축제다. 내년 홍콩 세븐스는 새롭게 개장하는 카이탁 스포츠 파크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새로운 홍콩의 매력을 즐기고 싶다면 꼭 한 번 방문 할 것을 추천한다.

◇홍콩에선 크고 작은 스포츠 이벤트가 다양하게 열린다. 6월에는 홍콩을 대표하는 용선을 활용한 드레곤 보트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앞으로 열릴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6월 드래곤 보트 축제가 있다. 홍콩을 대표하는 용선을 타고 경주를 벌이는 대회로 흥겨움이 넘친다. 전문적인 선수가 아닌 일반인 중심의 동호회 중심 생활 스포츠로 관광객도 용선, 혹은 카누 등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하니 홍콩관광청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는 것도 새롭게 찾아낸 여행 팁이다. 10월에는 아름다운 빅토리아 하버의 스카이라인을 따라 침사추이 이스트의 고층 빌딩 사이를 질주하는 '홍콩 사이클로톤'이, 11월에는 전기 동력 보트 대회인 'E1 월드 챔피언십: 레이스 투 홍콩'이 열릴 예정이다.

◇홍콩파크는 홍콩 야경을 즐기기 위해 트램을 타는 맞은편에 있는 곳으로, 조류파크를 즐길 수 있고 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현지인처럼 여유로운 휴식을 보낼 수 있다.

홍콩 야경을 즐기기 위해 꼭 필요한 트램을 타는 곳 인근에 있는 홍콩 공원은 도심 속 새소리로 귀를 정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산책로와 함께 80여 종의 새가 모여있는 조류파크가 있다. 홍콩을 대표하는 빅토리아 공원에는 테니스와 농구 등을 즐기며 현지인의 멋을 누릴 공간이 많다. 이 외에도 도심 곳곳에 마련된 농구장이 눈길을 끈다. 운동을 한다기보다 바쁜 일상 속 그늘에서 자연을 벗삼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니 보이는 대로 들어가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최근 SNS상에서 사진 맛집으로 떠오른 초이홍 아파트와 아파트 내 운동장.

혹시 모른다. 그런 곳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초이홍처럼 SNS속 핫한 공간으로 떠오를 수 있다.

▶제 3장, 자투리 시간 즐기는 차찬텡과 야경

◇홍콩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야시장은 예전 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현지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과거 홍콩 여행의 주가 됐던 차찬텡과 야경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면 된다.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건 아침, 저녁 짧은 시간으로 충분하다. 차찬텡을 즐기는 곳은 숙소 주변 아무곳이나 괜찮다. 가격이 대체로 저렴하고, 음식의 맛과 질도 별반 차이가 없다. 한두차례 즐기면 충분하다. 홍콩관광청이나 숙소 매니저에게 추천받으면 대체로 만족스러운 홍콩식 아침을 즐길 수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마주하는 야시장도 볼거리다.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 보는 야경은 진으로 담지 못해 눈으로 보는 게 가장 아릅답다고 한다.

홍콩에 왔으니 야경은 즐겨보자. 야경 하면 빅토리아파크다. 트램을 타고 올라 빅토리아 피크서 보는 도시 전경은 일품이다.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전경으로, 눈으로 더욱 많이 즐기는 게 좋다.

◇사랑을 이루고 싶거나, 자식 및 자식의 평온한 삶을 얻기를 바라는 홍콩 토속 신앙을 확인할 수 있는 러버스 락. 러버스 락은 토속 신앙뿐만 아니라 산 속 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는 현지인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새로운 것을 찾는다면 '러버스 락'을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애정운이 바뀌거나 아들을 갖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홍콩 현지 토속 신앙과 함께 산책로에서 러닝을 즐기는 외국인들이 인상적이다. 홍콩 여행을 떠나는 데는 국적기보다는 캐세이퍼시픽항공을 이용하는 게 시간적으로 유리하다.

홍콩=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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