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 감상하며 한밤 불꽃축제… 즐거움 봉긋 솟는 ‘아라가야 고도’ [로컬인사이드]

박영수 기자 2024. 5. 9. 09: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로컬인사이드 - 역사관광도시로 도약하는 ‘경남 함안’
도심 곳곳 봉분 약 1000기 보유
유네스코 등재후 활용방안 모색
오색가야뜰·숙박시설 등 조성해
박물관 - 체험장 연계 사업 추진
14~15일 낙화놀이 개최 앞두고
사전예약 접수 등 안전관리 만전
내일부턴 청보리·작약축제 개막
지난 8일 경남 함안군 가야읍 말이산 고분군에서 관광객들이 대형 봉토분을 내려다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함안 = 글·사진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아라가야의 고도’ 경남 함안이 역사관광도시로 깨어나고 있다. 함안은 220기가 넘는 지름 10m 이상 대형 봉토분과 산성, 왕궁터를 도심 곳곳에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경북 경주나 ‘금관가야’의 중심지인 김해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이산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함안의 가치를 끌어올릴 고분군 정비와 역사관광산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함안군은 국제적인 역사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말이산 고분군 보존 및 관광자원화를 준비 중이라고 9일 밝혔다. 말이산 고분군은 지난해 9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김해 대성동, 창녕 교동, 고성 송학동 등 경남·전북·경북 7개 가야 고분군에 포함됐다. 함안군청 바로 뒤에 있는 말이산 고분군은 7개 고분군 중 유일하게 가야의 전 시기(1∼6세기)를 관통하며 가장 오랜 기간 연속적으로 조성돼 연맹이 형성되는 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고분군이다. 특히 고분군 넓이가 79만7282㎡에 달해 경남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대형 봉분이 확인된 227기 외에 봉분이 조성되지 않은 고분의 기수를 포함하면 1000기 넘게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9년 발굴된 말이산 45호분에서는 아라가야의 화려한 금 공예품 제작 기술이 반영된 봉황 장식 금동관을 비롯해 집 모양 도기·배 모양 도기·사슴 모양 뿔잔 등 상형도기와 말안장·투구·큰 칼 등의 철제 위세품, 옥 목걸이 등 268점의 유물이 완전한 상태로 출토됐다. 이 외에 함안은 가야 최대의 왕궁지인 가야리 유적, 가야토기 생산의 보고인 아라가야 토기 생산유적 등 가야 문화의 정수를 보유하고 있다.

군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된 말이산 고분군을 역사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말이산 고분군 경관 보존은 물론 관광 수요의 증가에 대비해 주변에 왕의 정원 및 고분군-함안박물관-체험장을 연계한 오색 가야뜰 조성, 가야놀이마당 조성, 탐방안내센터 건립, 숙박시설 등을 추진 중이다. 군은 ‘고도(古都)’로 지정받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고도로 지정되면 유적을 보존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이 가능하다.

지난해 경남 함안군 함안면 괴산리 무진정에서 펼쳐진 낙화놀이 한 장면. 함안군청 제공

군은 오는 14∼15일에 열리는 ‘함안 낙화놀이’ 준비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낙화놀이는 고유의 민속놀이로 숯가루를 한지에 감싼 낙화봉(3000여 개)을 줄에 매달아 불을 붙이면 숯가루가 타들어 가며 불꽃이 떨어지는데 바람이 불면 밤하늘에 불꽃이 흩날리며 장관을 연출한다. 지난해 축제 때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남해고속도로 등 주변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전국에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올해는 사고 예방과 관람객 편의를 위해 사전예약제로 이틀에 걸쳐 치르는데 예약 사이트가 열리자마자 3분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10∼12일 함안군 칠서면 이룡리 강나루 생태공원에서 열리는 ‘청보리·작약축제’도 흥행이 예상된다. 축제에서는 낙동강 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을 걸으며 42만㎡의 청보리와 3만3000㎡에 만개한 분홍 작약꽃을 감상할 수 있다. 함안 관광객은 SNS로 악양둑방길이 주목받고 입곡군립공원, 무진정, 말이산 고분군 등 곳곳에 관광 인프라와 축제가 추가되면서 2022년 역대 최대인 120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이상기온에 따른 나들이 철 잦은 비에도 두 번째 많은 90만 명이 방문했다. 군은 말이산 고분군 등재와 다양한 축제로 올해 100만 명 이상이 함안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은 역사관광도시 육성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유치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함안은 남해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와 연접한 교통의 요충지로 창원, 김해 지역 기업체의 사업 확장과 창업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특히 창원국가산업단지와 가깝고 용지도 창원보다 저렴해 금속가공, 철강, 원전, 방산 협력업체가 입주해 있다. 군은 기업도시 도약을 위해 민선 8기 들어 적극적인 기업 유치와 지원, 낡은 공장을 미래형 생산시설로 탈바꿈하기 위한 스마트공장 고도화 사업, 미래 차 전환을 위한 자동차 부품 기업 지원, 방위산업, 에너지 산업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함안 입주기업은 2017년 1717개에서 지난해 말 2039개로 13.4% 증가했다.

조근제 함안군수는 “말이산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낙화놀이와 청보리·작약축제 등 사계절 내내 진행되는 축제, 관광 인프라 조성으로 관광객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도심 고분군을 중심으로 관광 인프라를 조성해 함안을 관광객이 몰려드는 역사 여행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