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육 ‘젖줄’ 체육공단 이사장 누가 되나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2024. 5. 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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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재 이사장, 임기 만료…후임없어 대기 상태
대통령실, 이르면 다음 주 선임…초읽기 들어가
이용호 국회의원, 장호성 단국대 이사장 등 거명
체육공단 내부 인사로는 하형주 상임감사 추천

내부 승진인가, 아니면 낙하산 임명인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체육 관련 기관인 서울올림픽 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체육공단)의 제14대 이사장 선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989년 출범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제14대 이사장 선임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윤석열 정부가 지난 2월 21일 조현재(64) 제13대 이사장의 3년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3개월 가까이 미루어 오던 후임 이사장의 임명 작업을 이르면 다음 주에 착수할 것으로 9일 알려졌다.

1989년 출범, 지난 34년간 한국체육에 17조9600억 원을 지원, 젖줄 역할을 해온 체육공단은 그동안 12명의 인사가 이사장 자리를 거쳐 갔다. 관행대로라면 작년 12월 체육공단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 지난 2월 새로운 이사장이 취임했어야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을 체육공단 후임 이사장으로 임명하겠다는 방침을 구체화하면서 이사장 임명이 늦어졌으며, 그나마 총선이 끝난 지 1개월이 다 됐는데도 지지부진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4.10 총선에서 경기도 하남 갑구에 출마했다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66) 후보에게 1119표 차로 낙선한 국민의힘 이용(46) 후보와 서울 서대문 갑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아(37) 후보에게 6424표 차로 떨어진 국민의힘 이용호(64) 후보가 유력한 차기 이사장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후보 수행 실장으로 근접 경호를 담당했던 이용 후보는 최근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내정된 상태이고 이용호 후보만 체육공단 이사장직에 도전하고 있다.

오는 29일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는 이용 후보와 이용호 후보는 지난달 24일 4.10 총선에서 낙선, 낙천한 50명의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윤 대통령 초청 청와대 영빈관 오찬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각자 맡고 싶은 공공기관의 직책을 서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체육공단 차기 이사장 후보로는 오는 8월 단국대 이사장 임기가 끝나는 장호성(69) 국제대학스포츠연맹 집행위원, 전병관(69) 전 경희대 교수, 강인덕(67) 전 인천유나이티드 FC 대표이사, 김사엽(65) 전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 대한체육회 마케팅위원장을 지낸 김재현(55) 인천대 상임감사 등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다.

상임감사가 이사장 승진한 전례는 두 번 있어
올림픽 금메달 하형주 감사…상징성·전문성
체육공단 내부 인사로는 하형주(62) 상임감사가 유력한 차기 이사장 후보 물망에 올라 있다. 1984년 LA 올림픽 유도 95kg급 금메달리스트로 상징성과 전문성을 갖춘 하 감사는 1988년 은퇴 후 동아대 교수로서 후학 양성에 전념했고 작년 8월부터 체육공단 상임감사로서 10개월째 체육 행정을 수행해 왔다. 하 감사가 이사장으로 승진하면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체육공단은 이미 두 차례 상임감사가 이사장으로 승진한 전례가 있다. 바로 제7대 이종인 이사장(2002~2005년)과 제8대 박재호 이사장(2005~2008년)이 감사에서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체육공단 임직원들도 정치권 인사들의‘낙하산 임명’보다는 체육공단 전 현직 임원을 후임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내부 승진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고배를 든 정치인이 이사장으로 오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체육공단이 이른 시일 안에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대통령실이 문체부에 지침을 하달해야 하는데 대통령실의 늑장으로 차기 체육공단 이사장의 임명이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매년 1조5000억여 원의 예산 집행 등 체육공단이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적해 있는 데다 후임이 올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는 조현재 이사장의 부담 가중은 물론 임직원들도 업무를 제대로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체육공단 관계자는 “지금 당장 후임 이사장 후보가 결정되더라도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돼 문체부와 협의를 거친 뒤 기재부에 상신하고 기재부가 최종 후보를 대통령실에 올려 대통령의 재가까지 받으려면 적어도 2, 3개월의 시일이 소요된다”며 “대통령실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작년 말 기준, 체육공단 등 공공기관 347곳 중 33곳의 기관장 자리가 공석이며 올해 안에 89개 공공기관장의 임기가 추가로 만료돼 4.10 총선 보은용 낙하산 인사가 만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종세(대한언론인회 총괄 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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