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교제살인’ 3일째 침묵 일관하는 여가부…“여성살해 대책 마련해야”

조희연 2024. 5. 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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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로 강남에서 교제살인 사건이 발생한지 3일이 지났지만, 여성가족부는 침묵하고 있다.

여성살해(페미사이드)가 계속되는 가운데 여가부가 문제의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제하던 관계에서 발생한 교제살인 사건이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살해 범죄지만, 여성폭력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야 하는 여가부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신림동 공원 여성 성폭력 살해 사건 당시에도 여가부는 아무런 대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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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로 강남에서 교제살인 사건이 발생한지 3일이 지났지만, 여성가족부는 침묵하고 있다. 여성살해(페미사이드)가 계속되는 가운데 여가부가 문제의 원인을 찾고 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6일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20대 남성 최모(25)씨를 긴급체포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를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교제하던 관계에서 발생한 교제살인 사건이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살해 범죄지만, 여성폭력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야 하는 여가부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여가부는 전날 강남 교제살인 사건 관련 입장문이나 대책을 낼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답했다. 여가부 장관 직무대행인 신영숙 차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여성살해 사건에 대한 여가부 태도는 수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2022년 김현숙 장관은 인하대 살인사건에 대해 “학생 안전의 문제지, 남녀를 나누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했고, 같은해 발생한 신당역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여성과 남성의 프레임으로 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해 여성살해 사건에서 ‘여성’을 지우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성에 대한 구조적 폭력을 부정했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스1
이후 지난해부터 여가부는 여성살해 사건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 신림동 공원 여성 성폭력 살해 사건 당시에도 여가부는 아무런 대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여가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여성들을 향한 폭력은 계속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폭력 검거는 2019년 9823명에서 2021년 1만538명, 2022년 1만2828명으로 증가했다.

여성계는 여가부의 무대응이 여성폭력을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를 지적하지 않음으로써 마치 애초 문제가 아니었다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1일 경남 거제에서 데이트폭력으로 여성이 사망한 데 이어 교제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는데, 정부가 아무런 입장을 표하지 않은 건 말도 안 된다”며 “일단 이런 일이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관심을 갖고 어디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찾아내야 하는데, 정부가 너무 손을 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송 대표는 윤석열정부의 ‘여가부 폐지’ 기조에 맞춰 여가부가 여성정책을 도외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여가부 핵심 업무 중 하나가 여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담당 장관과 담당 국장을 공석으로 두는 건 명백한 책임 방기”라고 비판했다. 

여가부는 2월20일 김현숙 전 장관 사임 이후 두달 넘게 차관 체제로 운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여성폭력 문제를 담당하는 ‘권익증진국’ 국장석도 두달째 공석으로 비워두고 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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