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의 피라미드' 네옴시티…"건설비 3배 더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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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69㎞ 길이의 초고층 쌍둥이 빌딩숲에 900만명을 수용하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도시 네옴.
10만명 이상의 건설 인부들이 사우디의 광활한 사막의 황량한 구석에 수용돼야 하는데, 이 지역은 어느 규모의 도시에서든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다.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톰 메인은 길이가 100마일(160㎞), 너비가 1.2마일(또는 2㎞)에 건물이 땅 전체에 펼쳐져 있는 도시를 구상했으나 빈 살만 왕세자는 두 개의 초고층 타워들이 선형으로 길게 이어지는 컨셉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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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도박을 하고 있다."(런던정경대학 객원연구원 마다위 알 라시드)
약 169㎞ 길이의 초고층 쌍둥이 빌딩숲에 900만명을 수용하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도시 네옴. '빈 살만의 피라미드'에 비유되는 세계 최대 공사 현장이 치솟는 비용과 건설 결함에 추진력을 잃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검토한 네옴 문서에 따르면 '더 라인'(The Line) 프로젝트로 명명된 네옴시티는 공식 비용 추정치만 5000억 달러로 사우디 국부펀드 가치의 절반에 달한다.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 전문가들은 이 비용이 비현실적으로 낮게 책정돼 있다며 실제로는 그 4배인 2조달러(약 2700조원)가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네옴시티의 스키 리조트 예상 비용만 최근 2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해 지난 10월 기준 380억달러에 이르렀다. 부동산 자문 회사인 나이프 프랭크는 이미 네옴에서 체결된 건설 계약만 237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프로젝트 내부 관계자는 WSJ에 라인의 첫 단계인 2.4㎞ 구간을 건설하는 데만 1000억 달러(136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사우디 왕국은 라인의 첫 번째 단계를 기존 계획의 16㎞에서 2.4㎞로 축소해 2030년까지 짓기로 수정했다. 그러나 축소된 첫 단계 공사조차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60개 이상에 해당한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의 경제를 변화시키고 석유 수익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전 세계의 돈과 재능을 끌어들이는 자석으로 만들려는 빈 살만 왕세자의 야심찬 계획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너무 어려운 전례 없는 도시 건설 실험에 사우디 왕국 현금의 상당 부분이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10만명 이상의 건설 인부들이 사우디의 광활한 사막의 황량한 구석에 수용돼야 하는데, 이 지역은 어느 규모의 도시에서든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다. 강철, 외부 유리 및 기타 건설 재료에 대한 수요가 커지다보니 글로벌 건설 원자재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더구나 쌍둥이 빌딩이 들어선 수직 도시인 더 라인의 도시 컨셉트가 사람이 살기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톰 메인은 길이가 100마일(160㎞), 너비가 1.2마일(또는 2㎞)에 건물이 땅 전체에 펼쳐져 있는 도시를 구상했으나 빈 살만 왕세자는 두 개의 초고층 타워들이 선형으로 길게 이어지는 컨셉을 주문했다. 2021년 네옴 내부 문서에 따르면 연면적은 70억 평방피트가 넘는데 이는 뉴욕시의 모든 건물을 합친 것보다 29% 더 크고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2000개가 넘는 크기다.
이처럼 거대한 선형도시는 수천 년에 걸친 인류의 도시개발 방식과 상반된다. 도시는 중심부에서 원형으로 외곽까지 확장되는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MIT 건축학과 교수 존 페르난데즈는 WSJ에 "도시가 설립되고 성장하는 방식의 전체 역사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 내부에 햇빛과 열린 공간을 혼합하는 최상의 방법을 찾는 것도 관건이다. 초고층 타워의 높이 때문에 낮은 곳으로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건축적 난제다. 빈 살만의 주문대로 1600피트(488미터) 높이의 유리거울을 선형으로 세우려니 이동경로를 따라 날아가는 철새 수십억 마리의 안전도 불안하다.
일각에선 네오시티 프로젝트가 브라질리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는 현대사에서 가장 거대한 계획 도시 중 하나로, 1950년대 후반 건설 당시 브라질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을 줬다. 완공 후엔 생명력 없는 거리와 시민의 도보권을 무시한 콘크리트 덩어리라는 혹평을 들어 계획한 인구 50만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건설 노동자들을 위해 처음 건설된 위성도시에 더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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