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청] 최은석 "대기업 CEO는 좌절하지 않는다. 될 때까지 한다"

안지혜 기자 2024. 5. 9.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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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가 오는 30일 개원합니다. 국회의원 당선인 300명 가운데 초선 의원은 132명입니다. 10명 중 4명 가량(44%)이 처음 '금배지'를 달게 됐습니다. SBS Biz는 이 가운데 '경제'를 대표하는 당선인들을 만나 물었습니다. 초선 의원에게 경제를 듣다, '초경청'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저는 사실 이번에 대기업 경영자 생활을 그만두고 정치에 들어와서 좋아지는 건 국가를 위한 봉사,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 말고는 하나도 없습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CJ제일제당에서 결재판에 '사인'을 하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월, 여의도로 급 방향을 틀었습니다.

22대 총선 국민의힘 대구 동구군위군갑 지역에서 국민 추천 후보로 뽑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최은석 전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사장의 이야기입니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최 당선인은 CJ그룹 경영전략총괄 부사장과 CJ제일제당 사장 등을 포함해 17년을 기업의 임원으로 생활했습니다. 주로 재무와 전략 분야에서 근무한 '경제통'입니다.

CJ헬스케어의 매각 등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재편을 추진했고, CJ제일제당의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즈 인수를 총괄하며 이재현 회장의 신임을 꿰찬 '이재현 회장의 남자'입니다.

최 당선인은 말했습니다. 경제적인 면을 포함해 많은 부분에서, 대기업 경영자 생활을 그만두고 정치에 입문해 개인적으로 좋아지는 건 봉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 하나 뿐이라고.

사뭇 진지했던 그의 여의도 입성 포부와 자신감의 근거를 최근 상암 SBS 프리즘타워에서 만나 들어봤습니다. 

아래는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Q. 쟁쟁한 후보 제치고 국민 추천. 유권자 선택 이유는?

A. 그동안 훌륭하신 분들이 많았지만 대기업 경영자들은 한 해 한 해 본인이 낸 성과와 그 이후의 큰 그림, 장단기 로드맵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 면에서 강점이 있는 편이다. 좀 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경험을 가진 사람, 또 그동안의 성과 이런 것들을 좋게 평가해 주신 것 같다.

Q. 출마 소식을 접한 '회장님'의 반응도 궁금하다.

A. 갑작스러운 결정이라 회사도 놀라기는 했는데, 그래도 국가를 위해 훌륭한 정치인이 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Q. 한국, 기업 활동 하기에 매력적인 나라인가.

A. 글쎄,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세제 개편이라든지 또는 규제 개혁 같은 지원이 생각보다 더 더디다.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자국 내로 첨단 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드느라 하루하루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데 한국은 투자하고 싶을 만큼 투자 환경이 좋은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본다.

Q. 실제로 느꼈던 애로가 있나?

A. CJ제일제당에 있을 때 바이오 관련된 산업 투자를 하려고 검토했는데 결국 우리나라에 있는 규제를 철폐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한국이 미생물 균주 같은 것들을 들여오고 내보내고 하는데 있어서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반면 미국이나 싱가포르 같은 나라들은 그런 제한이 전혀 없다. 결국 바이오 파운드리 사업은 미국에 투자할 수밖에 없겠구나 결론을 내렸는데 규제를 풀지 않으면 앞으로 첨단 산업들은 계속 미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 

Q. 또 다른 허들은?

A. 좋은 인재가 많지만 인건비가 비싼 게 단점이다. 매년 연공급으로 급여가 올라가기보다는 직무급 등 성과에 기반한 보상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 일부 대기업의 경우 강성 노조 활동으로 인해 임금 양극화가 심각한데 한국이 투자의 최적지로 다시 부각될 수 있도록 노동개혁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국회 가면 뭐부터 바꿀건지.

A. 기업에 대한 조세나 규제를 조금더 투자 친화적으로 바꾸겠다. 기존의 법령을 개선하거나 아니면 아예 새로운 특별법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지역구와 관련해선 철도 소음에 따른 피해 보상법안을 대표 발의해 보려고 한다. 경부선이 대구 시내를 관통하면서 KTX·SRT 운행으로 철도변 주민들의 소음, 분진 피해가 큰 상황이다.

Q. 하지만 정치가 기업 경영과 다른 점도 있다. 대표적으로 협치가 어렵다.

A. 맞다. 하지만 회사에 있을 때 공감대 형성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자주 받았다. 정치적인 입장은 달라도 국민 모두가 잘 살도록 하자는 목적에는 상대당 의원 역시 100% 같은 마음 아닐까. 의원들을 10번이고 100번이고 설득하고 난관을 돌파해 성과를 낼 자신이 있다. 지켜보시라. 대기업 CEO를 오래 하다 보면 웬만해선 좌절하지 않는다. (웃음)

에필로그)
Q. 정부의 식품기업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은 어떻게 생각하나. 재직 당시 압박 컸나.

A. (웃음) 그런 요청을 많이 받았다. 마침 제가 퇴사 전 마지막으로 내린 의사 결정이 설탕 가격하고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는 부분이었다. 

Q. 결국 기업들의 마진 남기기가 문제인건가?

A. 원당이나 원맥 같은 곡물가가 내리면 국내에 있는 (제품)가격도 따라서 내리는 게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소비자의 오해와 달리 고물가를 활용해 의도적으로 '잘됐다, 과다 마진을 챙기자' 이런 대기업들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어 그런 판단은 내부적으로 잘 작동하지 않는다. 결국 어느 한 주체가 문제가 있다 이런 것들은 조금 그런 것 같고 다 같이 고통을 분담하면서 어려운 인플레이션 시기를 잘 좀 버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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