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베끼고 적반하장 '이젠 못 참아'…삼성, 중국서 1000건 특허

오진영 기자 2024. 5. 9.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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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가 글로벌 특허 확보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8일 업계와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SIPO)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에서 디스플레이와 음성인식, 수직형 메모리 등 주력 분야에서 특허를 대거 취득했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주요 전자계열사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중국에서 취득한 모든 특허를 합치면 1000건을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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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조수아 디자인기자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가 글로벌 특허 확보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적 재산권을 보장받기 어려운 국가에서도 핵심기술 특허를 잇따라 취득하면서 국제 소송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업계와 중국 국가지적재산권국(SIPO)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에서 디스플레이와 음성인식, 수직형 메모리 등 주력 분야에서 특허를 대거 취득했다. 3D 반도체 칩이나 소자 제조,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의 특허도 포함됐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주요 전자계열사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중국에서 취득한 모든 특허를 합치면 1000건을 훌쩍 넘는다.

업계는 '불모지' 중국에서의 특허 취득은 기술 경쟁력 강화에 유리할 것이라고 본다. 메모리나 파운드리(위탁 생산), 디스플레이 등 다 방면에서 중국 업체와의 분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현재까지 4G와 5G 통신 분야에서 중국 통신 장비업체 다탕(삼성전자)과 소송이 진행 중이며, 2019년에는 취안저우 지방법원이 '삼성이 화웨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업체가 기술을 침해하고도 되레 맞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의 중국 내 특허경쟁력 강화는 긍정적이다. 미국에서 OLED 기술을 무단 도용한 혐의로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당하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자국 법원에 고소한 BOE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ITC에서 승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되자 유리한 자국 법정에서 '맞불'을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도 특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까지 주요국에서 등록한 특허는 24만 4731건이며, 미국에서만 전체의 38%에 해당하는 9만 3327건의 특허를 확보했다. 삼성전기(1만 689건)와 삼성SDI(2만 1171건) 등까지 합하면 더 늘어난다. 마이크로 LED나 차량 전장(전자장치) 등 미래사업 분야에서도 북미·유럽 특허청의 인증을 받았다.

삼성의 '특허 드라이브'는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합의금을 노린 특허전문기업(NPE)과 점유율 경쟁을 하고 있는 기업의 공격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에도 미국의 이미지센서 전문 개발사 사이오닉스가 삼성전자 LSI 사업부 등을 대상으로 6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헤드워터(모바일)와 하버아일랜드(이미지 센서) 등과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특허 관련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국내외 특허 등록을 위해 사용한 연구개발(R&D) 비용은 28조 4000억원으로, 2022년(24조 9000억원)과 2021년(22조 6000억원)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특허 보유는 향후 전략사업에 쓰이거나 분쟁에 대응하고, 경쟁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한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을 포함한 주요 전자기업 사이에서는 특허를 조기 확보해야 불필요한 소송이나 손해배상을 막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최근 미국이나 중국, 유럽에서 합의금을 노린 NPE의 공격이 거세지는 만큼 기술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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