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대 입학 통로 변질’ 과학고 조기졸업 요건 강화… 상위 20→15%, IQ 140→145로

김유나 2024. 5. 9.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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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입학생부터 과학고 조기졸업 요건이 까다로워진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과학고 20개교는 최근 조기졸업 요건을 '학업성취도 15% 이내, 지능검사(IQ) 결과 145 이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조기졸업 제도 개선안을 공동으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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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입학생부터 과학고 조기졸업 요건이 까다로워진다. 조기졸업이 의대 진학 통로 등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현재 30% 수준인 과학고 조기졸업생 비중은 20% 정도로 낮아질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과학고 20개교는 최근 조기졸업 요건을 ’학업성취도 15% 이내, 지능검사(IQ) 결과 145 이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조기졸업 제도 개선안을 공동으로 마련했다. 개선안은 내년 입학생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학업성취도 요건은 서울·경기 3개교는 상위 10%, 경남 2개교는 15%고, 나머지 15개교는 20%다. IQ 요건은 140 이상이다. 이번 개선안이 현장에 적용되면 전국 과학고는 학업성취도를 15% 이내에서 자율 조정하게 된다.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10% 또는 그 밑으로 요건을 더욱 강화하는 곳도 나올 수 있다.  

개선안은 상급학교 조기입학 요건도 학업성취도 상위 40%에서 30% 이내로 강화했다. 현재 조기졸업은 조기졸업 요건 또는 상급학교 조기입학 요건을 충족하면 가능하다. 학업성취도가 조기졸업 요건보다 떨어지더라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이공계 특성화대학에 합격하면 자동으로 조기졸업 되는 식이다. 현재 과학고 20개교의 신입생은 1600여명으로, 이 중 30%가량이 조기입학 제도 등을 활용해 2학년 과정만 마치고 졸업하고 있다. 

조기졸업은 당초 우수한 과학 인재를 효율적으로 양성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남은 3학년 재학생들이 열패감과 과도한 내신 경쟁에 시달린다는 문제 등이 지적돼왔다. 최근에는 의대 진학 우회 통로로 활용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부가 의약학계열 대학에 진학하는 과학고 졸업생에게 장학금 환수 등 불이익을 주자 이를 피하기 위해 조기졸업으로 일단 이공계열 대학에 진학하고, 1년 뒤 의대로 진학하는 학생이 늘어난 것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조기졸업은 학생 입장에선 1년을 버는 셈이기 때문에 반수나 재수로 의대에 재도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3월 ‘제5차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을 통해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조기졸업 허용 규모를 조정하겠다고 밝히고, 정책 연구를 진행해왔다. 현재 조기졸업자는 학업성취도, IQ, 경시·경연대회 입상 경력 등 교육감이 정한 기준에 근거해 선정하는데, 각 교육청은 이번 개선안을 반영해 관련 지침을 개정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개선안을 포함한 운영 매뉴얼을 안내하고, 6월7일까지 조기 진급 관련 지침을 개정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는 개선안이 현장에 적용되면 조기졸업 비율을 현재보다 10%포인트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조기졸업 비중이 약 30% 정도 되는데 이번 개선안이 반영돼 요건이 강화되면 20%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과학고들이 공동으로 개선안을 마련한 것인 만큼 현장에서 이견 없이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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