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다양성 손실이 감염병 증가의 주범"

인간 활동의 결과로 나타난 '생물다양성 손실'은 전 지구적인 감염병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과학자들이 감염병 확대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 활동 결과를 분석한 결과 '생물 다양성 손실'이 전지구적인 감염병 확대를 유발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간 활동의 결과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반대로 생태계 건강을 관리하면 감염병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제이슨 로어 미국 노트르담대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이전 관찰 자료를 조사해 인간 활동의 결과 중 생물 다양성 손실이 전 지구적인 감염병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인간 활동은 사회경제적, 환경적, 생태학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신종 감염병 증가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을 일으키는 요인은 여럿 있지만 감염병 발생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는 불분명했다. 어떤 요인이 감염병 위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지 못하면 감염병 완화를 위한 방법을 제대로 설정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지구 변화 요인에 따라 감염병 발생의 영향을 분석한 약 3000개의 기존 관찰 자료를 조사했다. 식물, 동물, 인간을 포함한 1497개의 숙주-기생충(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모든 감염원을 포함) 조합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생물다양성 손실, 화학적 오염, 기후변화, 외래종 유입은 감염병 발생 증가와 큰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간 활동으로 생물다양성 손실이 일어난 영향으로 감염병 발생이 무려 857%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화학적 오염(393%), 기후변화(111%), 외래종 유입(65%) 등 다른 요인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영향력이다. 

도시화는 감염병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질과 위생 상태가 개선되면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균과 인간이 아닌 숙주 생물들의 서식지가 손실됐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생태계 건강을 관리해 생물다양성 손실을 억제하는 노력이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