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바닥 덕분? 시즌 초반 메이저리그에 등장한 새로운 ‘죽음의 조’[슬로우볼]

안형준 2024. 5.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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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아메리칸리그에 새로운 '죽음의 조'가 등장했다.

2024시즌 메이저리그는 이제 시즌 초반을 벗어나 점차 깊어가고 있다. 시즌 첫 달 일정을 모두 마쳤고 5월 일정이 한창이다. 모든 팀들이 30경기 이상을 치렀다. 조금씩 각 지구의 선두와 최하위의 승차가 벌어지는 상황. 이미 승차가 15경기 이상이 된 지구도 3곳이나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는 선두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최하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승차가 정확히 15경기다. 선두의 독주는 아니다. 오히려 압도적인 최하위의 독주다(이하 기록 5/8 기준).

화이트삭스는 5월 8일(한국시간)까지 승률 0.222를 기록했다. 시즌 8승 28패. 올시즌 아직까지 10승을 올리지 못한 두 팀(COL) 중 하나다. 시즌 개막에 앞서 에이스 딜런 시즈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 한 화이트삭스는 올시즌 부진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투타가 모두 무너진 화이트삭스는 그야말로 공수 양면에서 최악이다. 팀 OPS(0.588)는 메이저리그 전체 최하위. 팀 평균자책점(4.99)는 전체 28위이자 아메리칸리그 최하위다. 최하위인 콜로라도(ERA 5.63)가 쿠어스필드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시즌을 치르는 것을 감안하면 화이트삭스 아래에는 사실상 마이애미 말린스(5.25) 밖에 없는 셈이다.

화이트삭스의 붕괴는 중부지구를 '죽음의 조'로 만들고 있다. 현재 중부지구는 화이트삭스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선두 클리블랜드가 승률 0.639로 순위표를 리드하고 있고 그 뒤를 미네소타 트윈스(승률 0.571), 캔자스시티 로열스(0.568), 디트로이트 타이거즈(0.528)가 따르고 있다.

최하위를 제외한 4개 팀이 모두 승률 5할인 지구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내셔널리그 동부지구까지 총 3개. 그 중 4위의 승률이 가장 높고 1위와 4위의 승차가 가장 작은 지구가 바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다(AL 중부 1-4위 승차 4G, AL 동부 5G, NL 동부 7G). 실제로 현시점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다.

중부지구가 '죽음의 조'가 된 것에는 최하위 화이트삭스의 공이 작지 않다. 화이트삭스는 시즌 36경기 중 20경기를 중부지구 내에서 치렀다. 그리고 20경기에서 단 2승을 거뒀다.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1승 2패, 미네소타를 상대로 7패, 캔자스시티를 상대로 1승 6패,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3패를 당했다. 현재 중부지구에서 '화이트삭스전 성적'을 빼고도 승률이 5할보다 높은 팀은 클리블랜드 뿐이다. 화이트삭스의 존재가 중부지구 내에서 '승률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고 있다고 해도 볼 수도 있다.

사실 양 리그의 중부지구는 최근 가장 경쟁력이 부족한 곳으로 꼽혔다. 그래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밀워키 브루어스가 어느정도 경쟁력을 유지한 내셔널리그와 달리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는 2016-2017시즌의 클리블랜드가 사실상 '위협적인 강팀'의 이미지를 가졌던 마지막 팀이었다. 캔자스시티, 디트로이트 등 약체로 손꼽히는 팀들이 하위권을 계속 지켰고 화이트삭스와 미네소타도 기복을 보였다.

물론 올시즌 중부지구 성적을 전적으로 '화이트삭스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지난해 지구 우승을 차지한 미네소타는 아주 강력하지는 않지만 탄탄한 전력을 가진 팀이다. 살바도르 페레즈와 바비 위트 주니어라는 두 스타를 앞세운 캔자스시티는 선발 마운드가 안정되며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디트로이트 역시 선발 마운드가 안정됐고 타선에서 기대주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지금의 구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반짝 상승세'는 결국 시간이 흐르면 무뎌지기 마련. 지금의 성적이 '실력'임을 증명하는 팀만이 현재 승률을 유지하거나 더 끌어올릴 수 있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아보이지만 화이트삭스가 반전을 이뤄낼 수도 있다.

매번 같은 패턴으로 진행되는 리그는 지루하다. 시즌 초반 '뜻밖의 죽음의 조'가 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가 과연 올시즌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가져올지 주목된다.(자료사진=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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