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동 32평 전세가 3억8천?”…‘짠내 전세족’ 몰리는 이곳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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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개포한신아파트(1985년 준공). 재건축이 한창 진행 중인 이 단지는 지난해 11월 관리처분인가를 득하며 재건축 마지막 관문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일로를 걷는 가운데, 유독 이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들에서 전세거래가 활발한 모습이다.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아파트(1982년 준공)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전세가 19건 거래됐다.
노원구 월계동 동신아파트(1983년 준공)는 지난해 8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으나 현재까지 전세계약이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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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임차료 40년차도 북적
전용 83㎡ 2억원 ‘과천주공’
서울 신혼부부 몰려가기도
그러나 이 단지는 최근에도 전세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관리처분인가 이후 올해 1분기에만 9건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4분기(8건)보다도 많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보니, 계약기간 2년을 다 채운다는 보장이 없어도 매물이 나오는 족족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일로를 걷는 가운데, 유독 이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들에서 전세거래가 활발한 모습이다. 2년 거주를 장담할 순 없어도,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 개포한신아파트의 전셋값은 최근 뚝 떨어졌다. 단지 전용면적 107㎡는 지난 4월 3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2월만 해도 5억원대에 계약됐는데, 두 달 만에 전셋값이 1억원 이상 빠진 것. 지난 정부 시절 집값 급등기 때 7억원까지 뛴 것을 고려하면 거의 반값인 셈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뛰면서 경기도 재건축 단지를 찾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 경기도 과천시 과천주공8단지(1983년 준공)도 4월에만 14건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내년 초 이주가 예정됐지만 신규 세입자들이 끝없이 모여들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신규 임차인의 절반은 서울에서 온 신혼부부”라며 “서울 강북권 빌라 수준으로 전셋값이 떨어져, 문의가 끊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초에만 해도 간혹 5억원대 전세 계약이 이뤄지던 이 단지 전용 83㎡의 최근 전셋값은 2억원까지 떨어졌다.
공사비 이슈로 재건축 단지들 사업 기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점도 재건축 막바지 단계에 있는 아파트의 전세 계약이 활발한 원인으로 보인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보다 오랜 기간 거주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에 세입자들이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다.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아파트(1982년 준공)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전세가 19건 거래됐다. 단지는2020년 5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나, 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관리처분인가를 못받았다. 조합 내홍으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사업이 답보 상태라 2년은 물론, 계약갱신을 통해 4년까지도 거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남하이츠 전용 87㎡는 최근 3억6000만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다. 인근 신축급 아파트인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2016년 준공)’ 전용 84㎡의 최근 거래가격(10억7000만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노원구 월계동 동신아파트(1983년 준공)는 지난해 8월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으나 현재까지 전세계약이 활발하다. 통상 사업시행인가 이후 관리처분인가까지 1년 6개월, 관리처분인가 이후 이주까지는 6개월~1년이 소요된다. 이에 보통 관리처분인가 이후엔 전세계약기간(2년)을 채우기 어렵지만, 이 단지는 지난달에도 3건의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이곳도 관리처분인가 이후 공사비 인상 과정에서 조합 집행부 해임과 이에 불복한 이들이 소송을 예고하는등 갈등이 극심한 상태다.
저렴한 가격에 전셋집을 구하는 것은 좋지만, 계약기간 도중 집을 비워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구동윤 법무법인 참진 변호사는 “재개발과 달리 재건축은 세입자에 대한 이사비 보상이 없다”며 “전세 계약기간 종료 전 이주가 시작될 시 보증금을 즉시 돌려받는다는 점을 계약서에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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