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폭등에 찬밥 된 재개발·재건축...조합도, 건설사도 '아우성'
[앵커]
요즘 하루가 달리 치솟는 고물가 속에 건축자재비를 비롯한 공사비 상승으로 재건축 재개발 시장도 얼어붙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정비사업은 그야말로 '황금알의 거위'였지만, 치솟은 공사비로 인해 이제는 조합과 건설사 모두가 고개를 젓는 찬밥 신세가 됐다고 하는데요,
그 실태를 김기봉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은 지 39년 된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달 말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했지만, 건설사 한 곳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현장설명회에 왔던 10개 건설사 중 어느 곳도 사업제안서를 내지 않은 것입니다.
나름 최대한 높은 공사비를 제안했는데도 맥없이 유찰된 데 대해 조합은 당황스럽습니다.
[재건축 조합장 : 이럴 줄 몰랐다고 실망을 하죠. 우리는 당연히 될 거라고 생각을 했으니까요. 이렇게 어려우니까 시공사들이 조합을 길들이기 위한 카르텔을 형성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의심도 하고요.]
재건축 열기가 가장 뜨거운 강남에서마저 이처럼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공사 원가가 이미 크게 오른 데다 추가 상승도 예상돼 건설사로서는 웬만한 가격으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이렇다 보니 시공능력 10위권 건설사 가운데 무려 7곳이 올해 1분기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아예 없는 실정입니다.
이미 체결된 계약도 거의 대부분이 공사비를 올려 재계약 협상을 하는 상황입니다.
2017년 3.3㎡당 569만 원의 공사비로 계약을 했던 서울 서초구의 이 재건축 조합은 최근 천3백만 원, 2.3배로 불어난 공사비로 다시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나마 울며 겨자 먹기로 재계약을 합의한 곳도 있지만,
늘어난 조합원 분담금으로 재계약에 결국 실패해 결국 분쟁으로 접수되는 건수도 최근 몇 년 새 늘어났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분양성 악화를 우려한 건설업체가 소위 알짜배기 단지에만 집중하려는 모양새입니다. 당분간 비인기지역 비인기단지의 재건축 재개발 사업은 요원해 보입니다.]
더욱이 최근 위축된 부동산 경기로, 어렵게 재건축을 해도 자산가치가 크게 오를 것 같지 않다는 위기감이 정비사업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습니다.
YTN 김기봉입니다.
촬영기자 : 김정원
디자인 : 오재영 박유동
YTN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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