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5년 프랑스 귀족도 좋아했던 굴… 치사율 높은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
유럽에서 굴은 비싸고 귀한 음식이다. 유럽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굴을 쌓아놓고 먹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 굴 양식이 어렵고, 수입하려고 해도 금방 상해버려서 굴 가격이 높단다.
루이 15세 왕정 당시 1735년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드 트로이가 그린 ‘굴 만찬’(Oyster Dinner)은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젊은 귀족들이 화려하게 장식된 방에 모여서 고급 도자기에 굴을 올려 놓고 샴페인과 함께 먹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인다. 식탁과 바닥에는 먹고 난 굴 껍질이 널브러져 있다. 굴이 얼마나 귀했으면, 실컷 먹는 장면을 그림으로 남겨 놓았을까 싶다.
굴에는 무기질과 아연, 비타민 등이 풍부하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사고의 매개가 되고, 여름철에는 비브리오 균 감염 사고의 매개가 된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번식력이 떨어지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추운 날씨에 오히려 활동이 활발해져 겨울철 식중독 주범이다.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굴이나 조개를 날로 먹다가 감염된다. 12~48시간 잠복기를 거친 뒤 설사, 구토, 복통, 오한,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70도에서 5분간 가열하면 바이러스가 사멸되니, 굴을 쪄먹거나, 구워 먹는 것은 안전하다.
여름철에는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굴, 조개, 생선을 날 것으로 먹다가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른바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매년 수십 명이 목숨을 잃는다. 잠복기 1~2일 뒤 복통과 설사가 일어나고 고열 증세를 보인다. 간 질환이 있는 경우, 치사율이 절반에 이른다. 비브리오균은 섭씨 56도 이상으로 가열될 경우 사멸되니, 어패류를 충분히 익혀 먹으면 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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