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고 시장에서 토스 주식 ‘1주’만 더 비싸게 팔릴까
‘주주 인증용 1주 팝니다.’
종합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비상장 주식 1주가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시장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거래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르면 내년 기업 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온라인 장외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비상장’과 ’서울거래비상장’에서 비바리퍼블리카 시세는 주당 4만6000원대이다. 그런데 당근마켓 등에선 6만~1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두 세배쯤 비싼 가격이다.
이 회사가 재작년 투자 유치 과정에서 평가받은 기업 가치는 9조1000억원이고, 최근 IPO 주관 증권사가 매긴 몸값은 15조~20조원에 달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내년 최대 IPO 대어(大魚)로 꼽히기 때문에, 이 회사 주식을 상장 전에 싸게 사두려는 수요가 많은 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왜 하필 ‘1주’에 높은 웃돈이 붙는 것일까?
이는 1주만 있으면 까다로운 전문 투자자 요건을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상장 주식을 온라인 장외 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사려면 개인 전문 투자자 인증을 받아야 한다. 장외 주식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투자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거래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문 투자자 요건은 꽤 까다롭다. 최근 5년 중 1년 이상 금융 투자 상품 월말 평균 잔고 5000만원 이상은 필수 요건이다. 여기에 더해 직전 연도 소득액 1억원 이상(부부 합산 1억5000만원 이상), 회계사·변호사·투자자산운용사 등 전문가 자격 1년 이상 보유, 순자산 5억원 이상(기혼자는 부부 합산) 등 3가지 요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이미 해당 주식을 1주 이상 갖고 있는 기존 주주는 이 규제를 비켜 갈 수 있다. 이미 주주라면 회사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갖고 있을 것으로 보고 제한을 완화해 준 것이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주주 인증용’ 1주가 전문 투자자 자격 없이도 해당 종목 주식을 사 모을 수 있는 ‘편법’ 통로가 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전문 투자자 요건을 무력화하는 꼼수”라며 “일반적인 중고 거래 사기처럼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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