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380> 합천 황매산 누룩덤~베틀봉~모산재

이창우 산행대장 2024. 5. 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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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철쭉군락 ‘花르르’…기묘한 암봉 타는 재미도 쏠쏠

- 대기마을회관 회귀 10㎞ 코스
- 강아지처럼 생긴 누룩덤 정상부
- 돛대바위 귀 쫑긋 세운 듯 이채
- 초소전망대·칼날암릉 능선 서면
- 지리산 천왕봉 등 조망 펼쳐져
- 영암사 옛터 쌍사자석등 볼 만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맘때 산 전체가 철쭉꽃이 불이 난 듯 붉게 물들어 ‘천상의 화원’이 된다는 경남 합천 황매산(黃梅山·1108m) 누룩덤~베틀봉(946.3m)~모산재(767m)를 소개한다. 1984년 황매산에 대규모 목장을 조성하고 젖소와 양을 방목했다. 식성 좋은 젖소와 양은 잡목과 풀은 모두 먹었지만 독성물질이 든 철쭉은 외면했고 이게 번식해 철쭉군락지를 형성하면서 소백산(1440m)·바래봉(1186m)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철쭉군락지에 이름을 올렸다

이맘때 경남 합천군 황매산은 산 전체가 불이 난 듯 붉게 물들어 ‘천상의 화원’이 된다. 취재팀이 답사할 때는 철쭉 포토존이 있는 1철쭉군락지에 꽃이 일부 피어 있었다. 철쭉제가 끝나는 이번 주말에는 드넓은 3철쭉군락지를 만개한 철쭉이 뒤덮을 것으로 보인다.(드론 촬영)


▮천상의 화원, 황매산 철쭉

황매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이며, 황매산 철쭉은 CNN이 꼽은 한국 50선에 들어 미디어를 탔다. 또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국의 사계’ 봄 편에 소개됐다.

근교산 취재팀은 해마다 5월 초면 전국 철쭉 산을 알려왔다. 이중에 황매산을 첫손에 꼽는 이유가 있다. 치솟은 바위 능선을 타는 재미에다 울긋불긋 치장한 황매평전의 철쭉이 산꾼의 혼을 빼놓기 때문이다. 황매산 철쭉제는 지난 달 27일 시작해 이달 12일까지 열린다. 그러나 예년보다 철쭉 개화가 조금 늦어 축제가 끝난 뒤에도 철쭉꽃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칠성바위


영남의 소금강으로 알려진 모산(茅山)재는 원래 ‘잣골듬’이라 했다. 묘하게 생긴 바위가 많아 묘산(妙山)재라 했으며, ‘신령스러운 바위산’을 뜻하는 영암산으로도 불린다. 산행 말미에 영암사지를 지난다.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인 쌍사자석등이 있으며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해온다. 석등은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됐다. 워낙 조각이 섬세한 데다 예술성이 뛰어나고 아름다워 일제강점기인 1933년께 일본인들이 야간에 석등을 해체해 외부로 밀반출을 시도 했다. 가회면민들이 이를 알고 의령군 대의까지 추격해 이들을 붙잡아 석등을 되찾아 왔다 한다.

광북 후 면사무소 정원을 지켰으며 당시 국보 제531호에 지정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석등은 영암사지의 제 위치로 돌아왔지만, 문화재 재사정을 하면서 도난과 이리저리 옮기는 과정에서 파손된 흔적이 발견되어 보물로 낮춰졌다.

돛대바위


산행경로는 다음과 같다. 대기마을회관(만수정)~묵방사 갈림길~목교 갈림길~거북바위 전망대~누룩덤 우횟길 갈림길~누룩덤~하트바위 갈림길~칠성바위~828고지 갈림길~천황재~3철쭉군락지~초소전망대~베틀봉~초소전망대~하늘계단~2·1철쭉군락지~이검이고개~모산재·영암사지 갈림길~모산재 정상~무지개터~돛대바위~영암사지~모산재주차장~대기마을회관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산행거리는 약 10㎞이며, 5시간30분 안팎 걸린다. 빼어난 조망, 암릉, 만개한 철쭉으로 예상 산행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대기 마을회관에서 출발한다. 마을 뒤로 바위가 포개진 누룩덤 암봉이 병풍을 치고, 오른쪽은 모산재의 돛대바위가 귀를 세운 듯 쫑긋하다. 누룩덤은 마을회관 옆 정자(만수정) 왼쪽 콘크리트길으로 올라간다. ‘황매콩 마실’과 문수암 갈림길에서 직진해 마을을 빠져나간다. 10여 분이면 묵방사 갈림길이다. 오른쪽 828고지(2.2㎞)로 향한다. 모산재·천황재 안내판이 등산로 입구를 알린다

▮지리산 천왕봉 전망대

나무에는 연둣빛 새순이 돋아났고 계곡에서는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10분 남짓이면 마지막 민가인 양봉농원을 지나 갈림길에 닿는다. 왼쪽 계곡에 걸린 목교를 건너간다. 이정표에는 철쭉군락지(2.6㎞)·828고지(1.7㎞)와 첫 번째 목표지점인 누룩덤은 900m 남았다고 알린다. 오른쪽은 천황재로 곧장 오르는 길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은 경사진 바위를 오른쪽으로 돌아 오르며 15분이면 건너편에 거북바위가 보이는 전망대에 닿는다. 부리가 툭 튀어나와 매바위로도 불린다.

40여 m 길이 슬랩 바위를 올라간다. 정면 멀리 해발 850~900m 높이에 철쭉 군락이 넓게 펼쳐졌는데, 이번 답사 때에는 꽃이 보이지 않았다. 근교산 지면에 소개될 때쯤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 위 초소전망대 뒤로 황매산 정상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누룩덤을 돌아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취재팀은 직진해 누룩덤 암릉을 탔다. 누룩덤 정상부가 꼭 강아지처럼 보이는 전망대가 나온다. 어쩜 저리도 닮았을까 싶다.

강아지를 닮은 누룩덤


누룩덤은 집채만 한 직벽 바위라 못 오른다. 로프가 쳐진 왼쪽으로 바위를 돌아간다. 강아지 바위 아래에서 한 사람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넓이인 ‘통천문’을 지난다. 아기자기한 바위와 조망을 즐기느라 취재팀은 60여 분이나 걸려 누럭덤을 통과해 덱 다리를 건넜다.

일명 하트바위에서 누룩덤 우회 길과 만나 왼쪽 828고지로 향한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약 25분이면 편평한 바위에 하늘에서 일곱 개 별이 떨어졌다는 칠성바위를 지나 감암산 전위봉인 828고지 분기점에 올라선다. 오른쪽 초소전망대(1.9㎞)로 꺾는다. 왼쪽은 감암산·부암산에서 오는 길이다. 숲길을 벗어나면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펼쳐진다. 약 10분이면 천황재에 내려선다. 초소전망대(1.4㎞)로 직진한다. 아무 표시가 없는 오른쪽은 대기마을에서 올라오며, 왼쪽은 산청군 차황면 상법마을 방향이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빡신’ 오르막 산길을 치고 오르면 비단덤의 칼날 암릉에 놓인 덱 계단에서 조망이 열린다.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보는 전망대 능선을 지나면 너른 철쭉밭이 펼쳐진다. 배내기봉은 그냥 지나간다. 양지바른 곳에는 꽃이 드문드문 피었으나 꽃몽우리만 맺힌 3철쭉군락을 부지런히 걸어 약 40분이면 동서남북 막힘없는 초소전망대에 선다. 북쪽 황매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상봉 중봉 하봉 허굴산 대암산 국사봉 산성산 한우산 자굴산 집현산 둔철산 정수산 웅석봉 천왕봉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발아래 황매산과 사이 광활한 분지는 목장터였는데 이제 수목원과 오토캠핑장이 들어섰다. 황매산 방향의 봉긋한 베틀봉은 7분이면 갔다 온다.

하산은 초소 앞에서 ‘하늘 계단’을 내려선 뒤 능선을 탄다. 2철쭉군락지를 지나 1철쭉군락지에 올라선다. 답사 때 1철쭉군락지에 일부 꽃이 피어서 등산객·관광객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취재팀은 모산재를 보며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포토 전망 덱을 지나 철쭉밭을 벗어난다. 초소전망대에서 약 30분이면 안부 갈림길인 이검이고개에 떨어진다. 모산재(0.4㎞)는 직진한다. 왼쪽은 덕만주차장 방향이다.

오르막 능선은 편평해지고, 오른쪽으로 영암사지 방향 두 곳의 갈림길을 지나 10분이면 모산재에 닿는다. 암반에 정상석과 쌓다 만 돌탑이 있다. 여기서 하산은 돛대바위와 순결바위로 갈라지는데 ‘황매산 기적길’로 불린다. 취재팀은 직전 갈림길에서 돛대바위를 거쳐 영암사지(1.6㎞)로 하산한다. 돌탑 왼쪽으로 직진해 순결바위를 돌아 영암사지로 내려가도 된다. 천하제일 명당에 연못을 파 무덤을 못 쓰게 한 무지개터를 지나면 왼쪽 건너편 수직 절벽의 병풍바위 암릉에 순결바위가 보인다. 15분이면 삼각형 돛대 바위와 만난다.

영암사지쌍사자석등과 삼층석탑


직벽에 가까운 덱 계단을 내려간다. 안전로프와 목책 울타리, 바위를 붙잡으며 30여 분 용을 쓴 뒤 큰길에 내려섰다. 대기마을은 오른쪽인데 왼쪽에 고려 왕사를 지낸 적연 선사가 말년에 머물렀다는 영암사의 옛터를 보고 간다. 절터에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 유홍준 박사가 격찬한 쌍사자석등과 삼층석탑, 귀부 등이 남아 있다. 5분이면 도로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모산재 주차장을 지나 10분이면 대기마을회관에 도착한다.

◆교통편

- 환승 힘들어 자차 이용해야…‘대기마을회관’네비목적지로

대기마을에서 삼가로 나가는 대중교통이 불편해 승용차 이용이 낫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남 합천군 가회면 대기2길 7 ‘대기마을회관’이나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 산 159-3 ‘모산재주차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가면 된다.

대중교통은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삼가버스정류장에 내려 덕만을 경유해 대병으로 가는 군내버스로 환승한다.

서부터미널에서 합천행은 첫차 오전 7시 8시30분 등에 출발한다. 삼가버스정류장에서 오전 7시45분 10시50분 군내버스를 타고 대기마을정류장에서 내린다. 산행 뒤 대기마을정류장에서 삼가로 나가는 버스는 오후 2시55분(막차)께 지나간다. 산행시간을 고려하면 군내버스 시간을 맞출 수 없다. 이때는 삼가에서 택시(삼가개인택시 055-932-4549·010-4801-8989)를 부르는 방법이 있다. 택시요금 2만5000원 선. 삼가에서 부산행 직행버스는 오후 4시20분 5시40분 7시20분(막차)에 있다.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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