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세종대왕의 사죄(謝罪)

남궁창성 2024. 5. 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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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덕이 적은데 큰 기업(基業)을 계승해 신민 위에 있으면서 밤낮으로 두려웠다. 나의 밝음도 사리를 깨닫지 못해 은택이 백성에게 미치지 못했다. 근래 홍수와 가뭄이 연이어 백성들의 생활이 어려웠는데 다시 심한 가뭄이 왔다. 근원을 생각하면 죄는 실로 나에게 있다. 뼈아프게 스스로 책망해도 구제할 길을 모르겠다. 이에 바른 말을 들어 자성하고 하늘의 경계에 응답하려고 한다. 신료들은 과인의 잘못, 정령(政令)의 그릇됨, 민생의 질고(疾苦)를 숨김없이 말하라. 그대들은 하늘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걱정하는 나의 심정에 도움이 되게 하라." 조선왕조실록 세종7년(1425년) 6월20일자 기록이다.

세종은 가뭄이 다시 오자 "죄는 실로 나에게 있다"고 참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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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덕이 적은데 큰 기업(基業)을 계승해 신민 위에 있으면서 밤낮으로 두려웠다. 나의 밝음도 사리를 깨닫지 못해 은택이 백성에게 미치지 못했다. 근래 홍수와 가뭄이 연이어 백성들의 생활이 어려웠는데 다시 심한 가뭄이 왔다. 근원을 생각하면 죄는 실로 나에게 있다. 뼈아프게 스스로 책망해도 구제할 길을 모르겠다. 이에 바른 말을 들어 자성하고 하늘의 경계에 응답하려고 한다. 신료들은 과인의 잘못, 정령(政令)의 그릇됨, 민생의 질고(疾苦)를 숨김없이 말하라. 그대들은 하늘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걱정하는 나의 심정에 도움이 되게 하라.” 조선왕조실록 세종7년(1425년) 6월20일자 기록이다.

18년이 흘러 세종25년(1443년) 7월8일 사관의 기록은 계속된다.

“농사가 한창인데 비가 오지 않는다. 잘못된 정사가 있어 재해를 이르게 했는지 염려가 된다. 내가 진실로 두려움이 크다. 동반 모든 관리와 서반 4품 이상 관리는 할 만한 일이 있거든 다 진술해 숨김이 없게 하되 밀봉(密封)해 아뢰라.” 이날 종묘에서는 기우제가 거행됐다. 예조는 의정부와 함께 한해 대책을 논의했다. 세종은 하늘의 경고로 여겼던 가뭄이 닥치자 모든 문관과 4품 이상 무관들에게 허심탄회한 시정책을 하명했다.

국정의 변화는 자기 반성에서 시작된다. 세종은 가뭄이 다시 오자 “죄는 실로 나에게 있다”고 참회했다. 그러면서 “과인의 잘못, 정령의 그릇됨, 민생의 질고를 다 말하라”고 주문했다. 국정의 쇄신은 완전한 소통으로 가능하다. 세종은 “할 만한 일이 있거든 숨김 없이 밀봉해 아뢰라”고 했다. 우리가 세종을 대왕(大王)이라 부르고 동상을 광화문광장 한 가운데 모신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오전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한다. 무려 1년9개월 만의 일이다. 집무실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브리핑룸에서 1시간여 동안 회견을 한다고 한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 만하는 기자회견이 아니라 부디 국민들이 듣고 싶은 말을 듣는 시간이길 바란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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