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은행…5년간 9백여 곳 문 닫아 [고령층금융]

손서영,김혜주 2024. 5. 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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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대면 금융거래가 일상화되며, 은행을 찾는 고객이 줄고, 이에 따라 은행 점포 수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치 않은 고령층의 경우 은행 업무를 보는 데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데요.

먼저 사라지는 은행 점포 실태를 손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구, 고층 건물 사이에 들어선 이 은행.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점포 안은 한산합니다.

특히 코로나 19 이후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 이용이 더 늘면서 점포를 찾는 고객은 약 30% 감소했습니다.

[손광현/KB국민은행 채널혁신부 팀장 : "(내점 고객이 줄어들다 보니) 지점 운영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고객들이 은행을 이용함에 있어서 큰 불편함 없는 선에서 나름의 효율성이나 이런 거를 지금 찾아보고 있습니다."]

하루 방문 고객이 10명 안팎에 불과한 점포도 있습니다.

임대료 등 각종 비용을 고려하면 은행 입장에선 남는 게 없을 정돕니다.

이런 현실 탓에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 점포 수는 5년 전보다 965개 줄었습니다.

문제는 은행 점포가 줄어들면서 고령층을 비롯한 디지털 취약계층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더 힘들어진다는 점입니다.

70대 이상 금융소비자 절반 가량은 여전히 영업점을 찾아 거래합니다.

이러다 보니 과거처럼 은행 점포가 수익을 내는데 그치지 않고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차원에서 운영돼야 한다는데 힘이 실리는 분위깁니다.

금융당국이 은행 점포 운영에 일종의 보상을 줘야 한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이대기/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수익성, 효율성만을 위해서 사업을 하기보다는 약자들에게 같이 갈 수 있는 사회적 기여를 하는 역할을 해야 됩니다. '포용금융'이고요. 거기에 대한 보상을 줄 수 있는 합의가 필요하거든요."]

고령층을 잡는 건 은행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60세 이상 가구의 순자산 규모는 전 연령대 중 두 번째로 많은 데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영상편집:박경상/그래픽:박미주

[앵커]

이렇게 은행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위해 은행은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령층 특화 지점이나 이동형 점포 등을 운영하는 건데, 주로 수도권에 한정 돼 있어 확대 운영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서 김혜주 기잡니다.

[리포트]

소형 버스에 타려고 어르신들이 줄지어 기다립니다.

버스 안에는 은행 창구가 마련돼 있고 직원이 기계에서 현금 찾는 법을 설명합니다.

["네 자리 눌러 주세요. 비밀번호 네 개 누르시고..."]

일주일에 한 번 노인 복지관 근처로 찾아오는 한 시중은행의 이동형 점포입니다.

[신만철/서울 서대문구 : "(은행이) 신도림역 앞에 있었는데, 그게 없어졌어요. 차량이 여기 와서 업무를 봐 주니까 얼마나 편리한지 몰라요."]

고령층이 겪는 어려움은 은행 거래가 어렵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전화금융사기 같은 금융범죄가 늘어가는데 점포가 사라지니 물어보거나 확인할 데도 줄었습니다.

[위옥선/서울 구로구 : "(딸이) '엄마, 휴대전화로 뭐 찍어 달라'라고 그러는 거야. 어이구, 얘는 회사 갔는데. (딸이) 아니구나, 이건 아니구나."]

이 은행은 대안으로 차량 2대를 동원해 이동형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령 인구 비중이 많은 지역에 특화 점포를 낸 시중 은행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가 부족한 데다 그나마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과 교수 : "초점은 비용 절감에 맞춰져 있다 보니까 가급적이면 이런 점포를 늘리는 것보다는 기존 점포를 활용해서 효과적인 영업을 하는 걸 더 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산간, 도서 지역처럼 고령 인구 비중은 높고 금융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곳부터 공동 점포라도 운영하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래도록 이렇게 좀 와서 업무 좀 봐 주셨으면... 제 바람입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이유리/그래픽: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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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서영 기자 (bellesy@kbs.co.kr)

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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