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뒷배 삼아 ‘라인 팔아라’…대놓고 헐값 압박

정유경 기자 2024. 5. 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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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라인야후 실적 설명회에서 경영진 개편은 물론 소프트뱅크와 네이버 양자 간 지분 조정 협상이 진행 중인 사실이 공개돼서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이사진 개편 사실을 공개했다.

두 회사는 라인야후의 모회사인 에이(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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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분, 경영권 프리미엄 빼도 최소 10조 가치
일본 신주쿠에 위치한 라인 사무실 모습. 일본어판 라인-에이치알(HR) 블로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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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의 ‘이별 협상’은 상당 수준 진척돼 있었다. 8일 라인야후 실적 설명회에서 경영진 개편은 물론 소프트뱅크와 네이버 양자 간 지분 조정 협상이 진행 중인 사실이 공개돼서다. 수개월 이어진 일본의 거센 ‘탈 네이버’ 공세 속에 네이버가 보유 지분을 제값 받고 소프트뱅크에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이사진 개편 사실을 공개했다. 이사진은 기업 내 핵심 의사결정기구다. 현재보다 사내이사는 2명 줄이고 사외이사는 1명 더 늘린 게 개편의 핵심이다. 바뀐 이사진에서 소프트뱅크 쪽 인사인 가와베 겐타로 회장과 이데자와 시이오만 사내이사를 맡았다. 유일한 한국인 사내이사인 신중호 최고상품책임자(CPO)가 이사직을 내려놨다. 이데자와 시이오는 이사진 개편 이유로 ‘경영과 집행의 분리’ ‘사외이사 수 확대를 통한 독립 경영 체제 구축’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실상은 경영진에서 네이버 쪽 인사 퇴출인 셈이다.

이런 이사진 변화는 네이버 쪽과 소프트뱅크 쪽 간 ‘이별 협상’이 상당 부분 진척됐음을 의미한다. 두 회사는 라인야후의 모회사인 에이(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동의 없이 라인야후의 경영진 개편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별의 다음 순서는 소유권 조정이다. 소프트뱅크의 네이버 보유 지분 인수를 뼈대로 한 에이홀딩스 지분 조정이 그것이다. 이데자와 시이오는 이날 두 회사의 지분 조정 협상이 진행 중인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이에 시장 관심도 지분 매각 규모와 가격으로 빠르게 옮겨 갔다.

네이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핵심 경영 사항인) 정관 변경 등을 위해선 특별결의 주식보유 요건(의결권 있는 주식의 3분의 2)을 충족해야 한다. 이를 염두에 두면 소프트뱅크는 네이버 보유 지분 중 최소 15%는 사려 할 것”이라며 “매입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을 어느 정도로 할지를 놓고 양쪽 신경전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홀딩스 가치는 20조원을 웃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뺀 단순 네이버 보유 지분 가치만 10조원인 셈이다. “안전한 거버넌스 구축” “행정지도에 따른 요청”과 같은 이데자와 시이오의 이날 언급은 보안 강화와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를 지렛대 삼아 네이버 지분을 헐값에 사려는 소프트뱅크 쪽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에 국내 업계에선 적정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못 받으면 매각 협상을 네이버가 중단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네이버 쪽은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서 결정할 문제다.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지분 매각 협상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의 경영적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9일 예정된 소프트뱅크의 실적 설명회에선 지분 매각 협상과 관련한 좀 더 진전된 설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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