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일가 우상화’ 김기남 전 북 노동당 비서 사망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에 걸쳐 우상화와 체제 선전을 주도한 김기남 전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 담당 비서가 사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노환과 다장기기능부전으로 병상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김기남 동지가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2024년 5월7일 10시 애석하게도 아흔네 살을 일기로 서거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기남 동지는 값높은 생애의 전 기간 당과 수령을 충성으로 받들고 조국의 부강발전과 인민의 복리를 위하여 헌신했다”면서 “사회주의 위업의 줄기찬 승리를 정치적으로 굳건히 담보하기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 모든 것을 다 바친 우리 당과 혁명의 원로, 저명한 정치활동가”라고 평가했다.
고인의 시신은 평양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됐으며, 9일 오전 9시 발인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국장을 치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2시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우리 당의 강화발전과 혁명대오의 사상적 일색화,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적 전진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 공헌한 김기남 동지를 추모하여 묵상했다”고 보도했다.
고인은 김일성종합대학 학부장, 노동신문 책임주필 등을 역임했으며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부장에 이어 선전 담당 비서를 지내며 북한 3대 세습의 정당성 확보와 우상화에 앞장섰다. 그는 ‘북한의 괴벨스’ ‘선전선동계 대부’로 불렸다.
고인은 2005년 8·15 민족대축전 참가차 서울을 방문했을 때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 파격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당시 폐렴 증세로 입원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 2009년 8월18일 김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는 북한 특사조의방문단 단장으로 남측을 찾았다.
김 위원장 집권 후에도 지위를 유지했으나 세대교체 흐름 속에 2017년 10월 열린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주석단 명단에서 배제되며 당 부위원장과 선전선동부장 직책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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