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알자지라 기자는 하마스 지휘관”?…알자지라 어떤 곳?

홍희정 2024. 5. 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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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스라엘 정부가 아랍권 최대 보도전문 채널인 알자지라 방송의 취재와 보도 활동을 금지했습니다.

알자지라는 서방 언론이 접근할 수 없는 아랍권에서 탄탄한 취재력을 갖고 있는 방송사인데요.

어떻게 된 사연인지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알자지라의 보도가 이스라엘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에서 알자지라가 퇴출 됐죠?

[기자]

네타냐후 총리 주재로 열린 이스라엘 각료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알자지라 사무소 폐쇄와 취재, 보도 활동 금지가 결정됐습니다.

현지 시간 5일 실제로 방송이 중단됐는데요.

[임란 칸/알자지라 기자 : "미리 녹화된 이 영상을 보고 계신다면, 알자지라는 이스라엘 영토에서 퇴출 된 것입니다."]

이제 이스라엘에서 알자지라 방송이 나오던 채널을 틀면 이렇게 방송이 중단됐다는 안내 자막이 나옵니다.

이스라엘 경찰은 알자지라가 사무실로 사용해온 동예루살렘 호텔을 방문해 카메라 등 방송 장비를 해체했는데요.

이스라엘 언론인은 운전 중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 인터뷰가 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아키바 엘다/이스라엘 언론인 : "지금 인터뷰가 알자지라와의 마지막 인터뷰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집에 가고 있는 길인데, 아마도 집에 가면 이스라엘 경찰들이 와 있을 것 같아요. 그러지 않길 바라지만요."]

알자지라는 알 권리를 보장하지 않은 이스라엘의 범죄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법적인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앵커]

이스라엘은 알자지라가 하마스를 대변하는 보도를 하고 있고, 또 알자지라 기자 가운데 하마스 지휘관이 있다고도 보고 있죠?

[기자]

이스라엘이 가장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보도는 전쟁 초기에 가자에 있는 알 아흘리 병원 폭발 관련 내용입니다.

당시 병원에 피신해 있던 수백 명의 환자와 어린이 등 민간인들이 숨졌는데요.

당시 알자지라는 이 병원 폭발을 생중계하면서 이스라엘 공습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이라고 반박했는데요.

누가 공격했는지를 놓고 당시 책임 공방이 오갔는데 6개월 지난 현재, 궤적과 폭발력 등을 놓고 미국 정부를 포함한 여러 단체의 조사 결과 가자지구 내에서 쏘아 올린 불량품 로켓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이스라엘 공습을 증명하겠다던 하마스는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알자지라는 병원이나 난민촌 등 민간 시설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지속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세상에, 저기는 병원이에요. 병원!"]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소속 언론인들이 숨지거나 부상을 입었다며 이스라엘을 규탄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부상당했다는 알자지라 기자는 하마스 지휘관으로도 확인됐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이스라엘은 알자지라를 안보에 위협이 되는 단체로 보고 퇴출 결정을 내린 건데, 알자지라 방송국은 실제로 어떤 언론인가요?

[기자]

알자지라는 사실상 아랍권을 대표하는 언론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도 아랍권의 여론과 주장을 대변해 오고 있는데요.

알자지라는 카타르 왕실이 BBC 기자들을 스카우트해 1996년에 설립했는데, 카타르 국왕이 편집권에 간섭하지 않으면서 아랍권에서는 거의 유일하다고 할 정도로 검열이나 외압이 없는 언론사가 됐습니다.

여기에 서방 중심의 시각에서 탈피한 중동 정세 보도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알자지라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건 9.11 테러의 배후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를 단독 입수하게 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도 단독 인터뷰 하는 등 서방 언론이 접근할 수 없는 부분에서 독보적인 취재력을 인정받고 있는데요.

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호화 생일 잔치를 비판하고, 아랍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뉴스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번 이스라엘의 알자지라 퇴출 결정을 놓고 비난이 쏟아지고 있죠?

[기자]

이스라엘은 알자지라가 폭력을 조장하고 하마스를 대변한다며 이스라엘에서 몰아내겠다는 입장인데요.

이런 주장을 어느 정도 인정하더라도 퇴출은 너무 나갔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미국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매슈 밀러/미국 국무부 대변인 : "우리는 알자지라가 세계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에서도 방송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 조치에) 반대하시는 건가요?) 네."]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언론의 자유를 후퇴시키려는 어떤 결정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고, 이스라엘 외신기자 협회는 이번 결정으로 이스라엘도 권위주의 정부 클럽의 일원이 됐다고 비난했는데요.

카타르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중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조치는 카타르와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김주은/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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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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