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주거·출산·양육 연계 저출산 극복 종합계획 추진

박하늘 기자 2024. 5. 8. 19: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방이 희망이다] 아산 청년문제 해결 온힘
경기침체·의식변화에 따른 결혼 기피현상 확산세
市, 올해 2200억 투입 대책 마련… 정부 지원도 절실
지난달 27일 아산 현충사 일원에서 열린 아트밸리 아산 제2회 백의종군길 전국 걷기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열을 맞춰 길을 나서고 있다. 제63회 성웅 이순신축제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3개 코스에 3000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아산시 제공

충남 아산은 우리나라의 인구 사정과 역행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년대비 출생아수가 7% 감소할 때 아산은 5% 늘었다. 인구는 매년 늘고 있으며 평균연령은 41.4세로 젊다. 지방소멸은 먼 이야기 같지만 아산도 고민은 있다. 취업률 하락, 주거 불안정에서 결혼·출산 기피로 이어지는 청년 문제는 아산의 큰 숙제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소멸주의단계다. 시는 취업부터 보육까지 종합 지원하는 저출생 대책에 올해 2200억 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지자체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전문가들은 근원적 해결을 위해선 중앙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20년 전보다 2배 늘어난 인구

아산은 20년간 인구가 2배가 늘 정도로 급격히 성장해 왔다. 대기업과 대단위 산업단지 등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지고 탕정·배방으로 대표되는 신도시와 KTX역 등 정주 여건이 좋아지며 인구 유입이 계속됐다.

아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아산시 인구수는 34만 5796명이었다. 전년 33만 4536명 대비 3.36% 증가한 수치다. 충남 기초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은 1만 1257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내국인수는 5132만 5329명으로 전년대비 0.22% 감소했다. 아산은 충남도의 인구 증가까지 이끌었다. 지난해 충남의 인구는 전년대비 0.33%(7082명) 늘었다. 올해 3월 기준 아산의 인구는 35만 535명으로 더 늘었다. 온양시와 아산군이 통합해 아산시가 된 1995년이래 인구는 매년 증가해왔다. 20년 전인 2003년 19만 6860명에 비해 인구는 약 2배가 됐다.

아산은 평균연령 지난해 41.4세로 젊은 도시다. 특히, 19세에서 34세 사이의 청년인구 증가가 눈에 띈다. 2020년 6만 224명에서 2021년 6만 1842명, 2022년 6만 3351명, 지난해엔 6만 5573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출생아는 3년 연속 늘었다. 아산시의 출생 신고수는 2021년 1810명, 2022년 1851명이었으며 지난해엔 1971명으로 전년대비 5.23%나 증가했다. 전년보다 출생아가 늘어난 지역은 충남에서 아산과 예산 2곳 뿐이었다. 합계출산율 또한 2021년 0.904명, 2022년 0.906명, 지난해 0.910명으로 높아졌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2명인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수치다. 아산의 가임여성 수(15~49세)도 같은 기간 7만 2264명에서 7만 8047명으로 많아졌다.

아산시 전경. 아산시는 대기업과 대단위 산업단지 등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지며 청년 유입이 많아졌다. 탕정·배방으로 대표되는 신도시와 KTX역 등 정주 여건 개선으로 인구 유입이 가속화하고 있다. 아산시 제공

◇청년들의 결혼 기피 현상…소멸주의 단계

인구 증가와 출생아 수의 긍정적인 신호와는 달리 아산의 고민은 따로 있다. 청년들의 결혼 기피다. 전국적인 현상과 궤를 같이한다. 아산의 혼인건수는 2013년 2190건에서 2019년 1554건, 펜데믹이 시작된 2020년 1339건으로 급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 1421건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회복은 요원하다. 초혼 연령도 높아졌다. 아산의 초혼연령은 2003년 남자 29.5세, 여자 26.3세에서 2022년 남자 33.0세, 여자 30.4세로 올라갔다. 합계출산율이 증가하고 있지만 2019년 1.154명 이후로는 1명 이상으론 오르지 못하고 있다.

아산시는 청년의 결혼기피에 대한 주요 원인으론 △경기침체 속 낮은 취업률과 높은 주택가격 △여성의 경제 활동 증가에도 여성의 높은 가사 노동 비중 △출산 및 양육에 대한 경제적 비용 부담 △필수에서 선택이 된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 등 4가지로 분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발표(2022년)에 따르면 미혼청년의 결혼 연기 및 기피 사유로 '주거 불안정'이 31%, '일자리 불안정'이 27.6%를 차지했다. 일·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점도 결혼 기피 요인이다.

고령인구의 비율 급증도 고민거리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조사결과 아산은 지난해 2월 기준 지방소멸위험지수 1.0을 넘지 못하며 소멸주의단계에 머물렀다. 충남의 15개 시·군 중 13곳이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한 것에 비해 사정은 낫지만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도시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20~39세 여성인구수를 65세 이상 고령인구수로 나눈 값이다. 아산의 65세 이상 인구는 2020년 4만 2355명에서 지난해 4만 9677명으로 급증했다. 매년 2000명 이상 늘고 있다. 같은 기간 고령인구 비중도 13.4%에서 14.4%로 올랐다.

아산 내 지역격차도 문제다. 충남연구원이 올해 1월 발표한 '마을소멸지수를 적용한 농촌마을(행정리) 소멸 실태' 자료에 따르면 아산의 419개 행정리(里) 중 마을소멸 고위기 10곳, 마을소멸 위기 43곳, 마을소멸 진입 97곳이었다. 마을소멸지수는 자연적 인구 증감과 사회적 인구 증감, 마을소멸속도를 진단할 수 있다. 마을소멸 진입단계 이하의 지역은 대부분이 영인면, 인주면, 신창면, 도고면 등 아산의 서부에 몰려있다.

지난달 25일 아산 염치읍 곡교천에 마련된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 '제1회 이순신장군배 전국 거북선 노젓기대회'에 참가자들이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회에는 86개 팀 1118명이 참가했으며 대회장은 경기를 관람하려는 시민 3000여명이 운집했다. 아산시는 1회 대회 성공개최로 내년엔 대대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아산시 제공

◇취업부터 보육까지 종합 지원…중앙정부의 과감한 지원 필요

아산은 저출생 문제 해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저출생 극복 종합 추진계획'을 추진 중이다. 청년의 일자리와 주거, 결혼, 임신, 출산, 양육 및 보육이 연계된 종합대책이다. 총 105건의 사업에 2200억 원을 쏟는다. 신혼부부의 주거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완화를 위해 주택자금 대출이자 최대 100만 원 지원한다. 산후관리비도 100만 원, 기초생활수급자는 300만 원을 지급한다. 보육을 위한 영유아의 놀이·문화·체험 공간인 '키즈앤맘센터'를 권역별 총 4곳 설치한다. 어린이집 및 영유아 육아서비스 제공을 위한 육아종합지원센터도 운영한다.

그러나 기초지자체의 저출생 해결 노력은 한계가 명확하다. 중앙정부 차원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여영현 선문대 행정·공기업학과 교수는 "중앙의 지방에 대한 과감한 자치권과 국세의 조정으로 지방의 실질적인 자치와 재정자립을 유도해야 한다"며 "대기업 중심의 단일 생태계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업종의 소호 창업이나 젊은이들이 정주할 수 있는 계획된 도시설계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 생활권이 같은 아산과 천안의 인구는 100만 명으로 많은 자치권의 확보와 시너지 효과를 위해 특례시로 통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메가시티가 아산과 천안을 중핵으로 건설되고 교통, 교육, 문화, 주거의 인프라가 설계돼야 지방도시로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제안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