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일본에 라인을 어떻게 뺏겼나

김경렬 2024. 5. 8. 19: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011년 6월.

국내 온라인 공룡 네이버는 일본에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라인'을 출시했다.

라인을 상장폐지하는 통합과정에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공개매수와 스퀴즈아웃(Squeeze Out) 기법을 사용했다.

사내이사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 책임자(GIO)와 황인준 라인 최고재무투자자(CFO) 등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사장. [연합뉴스]

지난 2011년 6월. 국내 온라인 공룡 네이버는 일본에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라인'을 출시했다. 네이버가 해외 자본, 특히 한국 기업에 극도의 거부감을 갖는 일본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리고 2016년 7월 라인은 뉴욕과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21년.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의 합작 소식을 전했다. 일본에서 입지를 확보한 라인을 상장폐지까지 하면서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았다.

그보다 앞서 네이버는 국내에서 미래에셋대우와 금융 사업을 도모했다. 실패였다. 금융당국이 사업의 무리한 확장을 통정거래 등을 빌미로 막아섰기 때문이다. 네이버 입장에서 금융사업의 숙원을 일본에서 풀어내는 듯 했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라인과 야후의 연계 시너지'라는 그림을 그리며 네이버와의 합작 투자를 포장했다. 아베정권 시절 라인은 각종 규제에 시달렸던 것을 감안하면 현지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보였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법인(JV)인 A홀딩스는 그해 3월에 출범했다. 지배구조는 윗단부터 네이버·소프트뱅크→A홀딩스(합작법인)→Z홀딩스(사업지주사)→야후·라인 순으로 바뀌었다.

네이버가 A홀딩스에 대해 갖고 있는 지분은 50%. 올해 3월 말 기준 장부가는 15조원에 달한다. 소프트뱅크과 지분을 반반 나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처음부터 석연치 않았다.

양사의 연결고리는 라인이다. 라인은 일본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입지를 갖고 있다. 라인을 상장폐지하는 통합과정에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공개매수와 스퀴즈아웃(Squeeze Out) 기법을 사용했다. 스퀴즈아웃은 라인 주주가 나머지 주식을 일정 단위로 병합해 단주 전환하기로 합의한 후 진행했다. 1주 미만인 경우 단주 처리돼 강제 매입이 가능해진 것이다. 소액주주들을 몰아내는 효과적인 방법까지 활용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의 현지 자회사 제이허브가 자금창구로 동원됐다. 표면상 소프트뱅크에 지급한 돈은 한화 약 3조9229억원에 달했다.

라인을 상장 폐지해 Z홀딩스 밑으로 편입하면서 네이버는 사실상 경영권을 잃었다. A홀딩스는 Z홀딩스 지분율을 64.5%까지 끌어올렸다. 지분법으로 따지면 네이버의 Z홀딩스 지분율은 30% 초반 가량이다. 네이버 입장에서 라인에 대한 경영권은 애초에 없었고, 지분법 손익만 인식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소프트뱅크의 숨겨둔 야망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A홀딩스 이사회 의장은 소프트뱅크의 미야우치켄 사장이 맡았다. 대신 소프트뱅크는 이사회 의장을 네이버에서 맡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문구에 대해 이는 일본에서 흔히 하는 설명이고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며 다른 해석이 나왔다.

네이버는 이사회에서도 수적으로 열세였다. 이사회 구성원 총 5명 중 네이버 사람은 2명이었다. 사내이사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 책임자(GIO)와 황인준 라인 최고재무투자자(CFO) 등이다.

8일 라인야후 이사회에서는 '네이버 지우기'로 보이는 결정이 연달아 발표됐다.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상품책임자(CPO)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것이다. 라인의 네이버 위탁 업무도 순차적으로 종료한다. 이로써 라인야후 이사회에 한국인은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라인야후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약 52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책임이 결정적인 계기라고 밝혔다. 일본 총무성은 올해 3월 5일과 지난달 16일 두 차례에 걸쳐 통신의 비밀보호 및 사이버 보안 확보를 위한 행정지도를 실시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뒤숭숭한 속내를 전했다. 일본 정부가 지금처럼 공격적으로 나오면 시정 명령이 계속될 것이 불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라인에 대해 완전한 경영권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 하려면 지분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