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명동…MZ패션에 외국인도 반했다

정슬기 기자(seulgi@mk.co.kr),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4. 5. 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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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연휴 기간인 지난 주말 매일경제 기자가 찾은 서울 명동 거리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곳곳에서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로 붐볐다.

지난해 12월 명동에 문을 연 이미스 매장 1층은 둥근 패션 모자인 볼캡을 써보려는 여성 관광객들이 전면 거울 앞을 가득 메웠다.

코로나19 기간 공실률이 절반에 달했던 암흑기를 지나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K패션 매장 중심으로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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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때 텅텅 비었던 가게에
이미스·무신사 등 속속 입점
공실률 7.6%로 5년만에 최저
中·日·동남아 관광객 발길
마리떼 "고객 98%가 외국인"
8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패션 브랜드 매장 앞에 여행 가방을 든 외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명동 상권은 코로나19 사태 기간 외국인 입국이 막히면서 공실률이 치솟았으나 최근 K패션 열풍이 불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한주형 기자

"한국에 온 김에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옷을 사고 싶어 인스타그램으로 미리 상품명을 골라서 찍어놨어요."(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명동점에서 만난 일본인 여성 관광객 A씨)

"평소에도 가게 문을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기다리곤 하는데, 이번 주말에는 손님이 2배 몰려 하루 종일 피크타임이네요."(이미스 명동 매장의 아르바이트생 백 모씨)

어린이날 연휴 기간인 지난 주말 매일경제 기자가 찾은 서울 명동 거리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곳곳에서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로 붐볐다. 인기 패션 브랜드 매장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가 길게 줄을 서 있을 정도였다. 지난해 12월 명동에 문을 연 이미스 매장 1층은 둥근 패션 모자인 볼캡을 써보려는 여성 관광객들이 전면 거울 앞을 가득 메웠다. 이 중 동남아에서 온 관광객들로 보이는 여성 서너 명은 형형색색의 에코백을 둘러메고서는 어울리는지 친구들에게 연신 묻곤 했다.

명동 상권이 국내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이들 브랜드 중 대다수는 국내 MZ세대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끈다는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기간 공실률이 절반에 달했던 암흑기를 지나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K패션 매장 중심으로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과거 명동 중앙길은 화장품 로드숍으로 가득했지만 '제2의 붐'을 맞은 최근에는 '힙한' 감성의 패션 브랜드 매장들이 잇달아 문을 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화장품 쇼핑을 CJ올리브영에서 해결하면서 더 이상 화장품 로드숍이 이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그 대신 한국 MZ세대에게 '핫한' 패션 브랜드를 경험해보려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8일 매일경제가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명동 중앙길 주요 매장 약 100개 가운데 작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신규 매장은 18개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부터 2020년 1분기 명동 중앙길에 새로 입점한 매장 수(5개)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신규 개장한 매장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국내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은 패션 브랜드다. 대표적인 곳은 이른바 '3마'(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뗑킴, 마르디 메크르디) 중 하나인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로, 올해 3월 명동 중앙길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방문객은 하루 평균 1000명 수준. 눈길을 끄는 건 구매 고객 중 98%가 외국인 관광객이라는 점이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를 운영하는 레이어 관계자는 "특히 일본·동남아·중국·대만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중심으로 20대 여성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끈 패션 브랜드 이미스, 10·20대 남성들에게 주목받는 스트리트 브랜드 '수프라',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만든 자체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도 전부 작년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문을 열었다.

이들 MZ 패션 브랜드들은 대부분 기존 화장품 로드숍 자리에 들어섰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매장이 입점한 곳은 한때 중국인 관광객들이 열광했던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편집숍 아리따움 매장이 있던 자리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서울 주요 상권 가운데 점포 전환율이 가장 큰 곳은 명동으로, 지난해 기준 약 44%에 달했다. 전환율이란 일정 기간 내 점포를 빌린 사람이 바뀐 비율을 나타낸다.

[정슬기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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