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내 집 마련' 카드는…줍줍·분상제·재개발 지역

은정진 2024. 5. 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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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6주째 상승…급매 위주 소진
무순위 '로또 청약' 재당첨·전매 제한 주의를
신생아 특례대출 대상 9억·85㎡ 이하 인기
"북아현·장위·석관동 재개발 지역 유망"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서울 아파트값이 바닥을 다지고 상승세가 이어질까, 아니면 박스권에서 보합세를 유지할까.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예비 수요자에게 집값 전망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에선 거래량도 회복되고 신생아특례 대출 등에 힘입어 신고가 거래도 속속 등장하는 등 올 들어 집값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향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규제 완화에 대한 불확실성, 금리 인하 지연, 인허가 등 공급 부족에 따른 3년 후 입주난과 공사비 상승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적지 않다.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내 집 마련을 위해선 10년 내 지어진 아파트부터 재개발 사업지, 분양가상한제 단지 등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올 들어 살아나는 서울 아파트 시장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084건으로 2년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2월(2511건)보다 62.6%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1824건을 기록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2500건을 넘으며 회복세다. 관망세를 유지해 왔던 20·30대의 매수세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 생애 첫 주택 매수자는 9만2180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20·30대는 5만293명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했다. 서울의 20·30대 생애 첫 매수 비중은 54%로 집계됐다.


매수세 회복에 힘입어 매매가도 조금씩 우상향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2일 발표한 4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보다 0.03% 올랐다. 6주 연속 상승이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 신고가 기록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1일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114㎡는 2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일각에선 여전히 호황기 때 거래량보다 적은 수준이라는 시각이 있다. 강남 3구와 용산구·마포구·성동구 등을 제외하곤 신고가가 자주 이어지지 않는 것도 이런 의견을 뒷받침한다. 이달 일반분양 물량이 2만492가구로 늘어나는 데다 분양가도 전국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여서 미분양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총선이 끝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데다 금리가 최소한 지금보다 오르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시장에 자리 잡은 모습이다.

 ○무순위 청약과 분양가상한제 단지 관심

청약시장에선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분양가 인상, 대출 규제 지속, 금리 불확실성 등으로 시장이 불안해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풀린 무순위 청약에 ‘로또’를 기대한 청약자가 대거 몰리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8일 경기 하남시 감이동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전용 84㎡ 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 57만7500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만 28만8750 대 1에 달했다. 2020년 11월 분양할 때와 같은 가격인 5억5490만원, 5억7030만원 등으로 나와 시세 대비 4억원가량의 차익이 기대된 덕분이다. 전매제한, 실거주 의무 등이 없었던 점도 청약자가 몰려든 배경이다.

‘줍줍’은 오르는 분양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시점에 수요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영향을 줄만큼의 물량이 나오지 않는 데다 당첨 확률이 로또만큼 낮다. 특정 지역 거주자만 신청할 수 있다. 게다가 재당첨 제한 10년, 3년 전매제한, 5년 의무 거주 등 여러 규제가 있는 물량도 있다. 무순위 청약을 노린다면 지원 조건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수도권 택지지구 내 분양가상한제 단지에 청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본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지는 데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교해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준공 10년 내 아파트·재개발 등 노려봐야

젊은 무주택 수요자는 올해 정부에서 출시한 신생아 특례대출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지역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상반기에 신생아 특례대출의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2023년생부터 적용) 가구에 대해 연소득 기준을 1억3000만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는 주택은 전용면적 85㎡ 이하에 가액은 9억원 이하다. 서울 지역 9억원 이하 아파트는 마포, 성동, 동작 등지의 소형부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의 전용 84㎡의 중형까지 다양하다. 경기도에서 거래가 활발한 대단지 알짜 아파트와 교통 호재를 갖춘 10년 내 입주 단지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 지역은 특례보금자리론 적용 지역이라는 점이 부각돼 가격 상승 후 최근 조정 국면”이라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 수요자로부터 관심이 줄었기 때문에 매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장 재건축 단지보다는 재개발 추진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공사비 인상이 재건축 시장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재건축과 달리 초과이익환수 부담이 없는 점도 다소 유리한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성북구 장위뉴타운이나 석관동 등 강북 재개발 사업지를 추천 지역으로 꼽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장은 “지난달 총선 이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어 당분간 재건축보다 재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이라며 “최근 공사비가 오르면서 재개발 사업성도 전보다 낮아져 사업 초기 지역보다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구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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