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통제·야당 탄압 전문가, 그런데 인기는 최고”…21세기 차르 대관식 [필동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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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가 4900여 개 박힌 러시아 제국 황제관을 쓰지는 않았지만, 스트롱맨은 '21세기 차르'로 등극했다.
첩보영화에 매료돼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이 된 가난한 집 소년이 러시아를 30년간 통치할 거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을 것이다.
그의 인기 비결로는 러시아 민족주의와 경제 성장이 꼽힌다.
1991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옛 소련 해체를 선언한 이후 러시아는 시장경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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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가 4900여 개 박힌 러시아 제국 황제관을 쓰지는 않았지만, 스트롱맨은 ‘21세기 차르’로 등극했다. 첩보영화에 매료돼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이 된 가난한 집 소년이 러시아를 30년간 통치할 거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을 것이다.
7일 취임식을 갖고 다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72) 얘기다. 3월 대통령 선거에서 87.3%의 득표율로 당선된 그의 임기는 2030년까지다. 2000·2004·2012·2018년 대선에 이어 5선에 성공했다. 2008~2012년에도 총리를 지내 사실상 최고 권력자였다.
푸틴은 정적 제거, 언론 통제, 야당 탄압에 능숙한 독재자다. 그가 집권하는 동안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무장 반란을 주도했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최대 정적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 등이 의문사했지만 푸틴 체제는 여전히 견고하다. 2022년 2월부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장기화로 국민이 죽어가고 국제적 비난과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지만 그의 지지율은 되레 올라갔다.
그의 인기 비결로는 러시아 민족주의와 경제 성장이 꼽힌다. 1991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옛 소련 해체를 선언한 이후 러시아는 시장경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1998년 금융위기로 모라토리엄까지 선언했지만, 2000년 푸틴 집권 이후 경제가 되살아났다. 2000년대 초반 국제 고유가 덕분이었다.
그는 소련 붕괴 이후 초강대국 시절을 그리워하는 국민의 향수를 자극하며 ‘러시아의 구세주’로 떴다. 하지만 여론은 변덕스러운 법이다. 이번 대선은 ‘투명 투표함’ 등장 등 부정선거 논란이 컸다. 득표율에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그는 늙어가고 있고, 러시아 체제 역시 노쇠해지고 있다. 나발리 장례식에서 퍼진 ‘푸틴 없는 러시아’ 외침이 더 커질 수 있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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