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어스 필드에서 다시 불기 시작한 바람···ML 데뷔 첫 3안타 경기 만든 ‘바람의 손자’, ‘타율 0.264↑’
타자들에겐 축복을, 투수들에겐 악몽을 선사하는 쿠어스 필드에서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이정후는 8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 1번·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16일 만의 멀티히트를 작성했던 이정후는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포함,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또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3안타를 기록했다. 타율 역시 0.264(140타수37안타)로 대폭 상승했다.
지난주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거나 담장 앞에서 잡히는 불운에 울었던 이정후는 이날은 빗맞은 타구 2개가 내야 안타로 연결되는 ‘행운’을 맛봤다.
1회 첫 타석에서 나온 안타는 제대로 맞은 정타였다. 콜로라도 선발 다코타 허드슨을 상대한 이정후는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로 몰린 89.7마일(약 144.4㎞) 싱커를 공략해 1·2루간을 꿰뚫는 총알같은 안타를 때렸다. 타구 속도도 105.8마일(약 170.3㎞)이나 됐다. 하지만 다음 타자 타이로 에스트라다가 찬물을 끼얹는 병살타를 쳐 홈을 밟지는 못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팀이 1-0으로 앞선 4회 1사 1·2루에서 내야 안타로 또 출루했다. 허드슨이 던진 초구 82.3마일(약 132.4㎞) 슬라이더를 건드렸는데, 다소 빗맞은 타구가 3루수 앞으로 느리게 굴러갔고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전력 질주한 이정후가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정후의 내야 안타로 만루를 만든 샌프란시스코는 에스트라다의 2루 땅볼에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0을 만들었고, 2루까지 진루한 이정후는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2타점 적시타에 홈을 밟아 4-0으로 달아나는 득점까지 올렸다.
6회 1사 1루에서 맞은 네 번째 타석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두 번째 병살타에 그친 이정후는 8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맞은 마지막 타석에서는 콜로라도의 오른손 불펜 투수 닉 미어스를 상대로 초구 가운데로 몰린 97.2마일(약 156.4㎞) 패스트볼을 받아쳐 1루수 쪽으로 굴러가는 땅볼을 쳤다.
하지만 1루에 커버를 들어온 미어스와 콜로라도 1루수 엘레후리스 몬테로와의 호흡이 맞지 않아 공이 뒤로 흘렀고, 이사이 전력 질주한 이정후가 또 다시 살아남았다. 그리고 기록원이 이정후에게 안타를 주면서 이정후의 3안타 경기가 완성됐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콜로라도를 5-0으로 완파하고 4연패를 벗어났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카일 해리슨은 7이닝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3승째를 챙겼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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