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끌려나가도 퍼지는 반전시위…유럽 학생들 캠퍼스 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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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한 가자전쟁 반대시위가 유럽 전역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유럽 학생들도 캠퍼스를 점거하고 전쟁 반대를 외치는 시위에 나서고, 캠퍼스 안으로 진입한 경찰과 대치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에서도 가자전쟁 반대 시위가 일어나 경찰이 학생들을 해산시키고 169명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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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캠퍼스 점거하며 경찰과 대치
지난달부터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한 가자전쟁 반대시위가 유럽 전역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유럽 학생들도 캠퍼스를 점거하고 전쟁 반대를 외치는 시위에 나서고, 캠퍼스 안으로 진입한 경찰과 대치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각) 독일 경찰은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중단을 촉구하는 베를린 자유대학교 학생들의 시위 캠프를 철거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독일에서 가장 활발하게 가자전쟁 항의 목소리를 내온 ‘베를린 학생 연합’ 소속 시위대 100여명이 교내에 수십 개 텐트를 설치했다가 이날 경찰에 진압됐다. 베를린 내 여러 대학에서 모인 이 학생들은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연대의 뜻이 담긴 구호를 외쳤다.
가자전쟁 반대시위는 이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부 라파흐 지역에 대한 군사 작전을 시작하면서 폭발력을 키웠다. 약 14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머무는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내 유일하게 남은 안전지대였으나, 이스라엘방위군의 지상 공격이 시작된 상황이다. 이를 지켜본 학생들은 가자전쟁 휴전을 촉구하면서 전쟁 책임이 있는 이스라엘과 학문적 관계도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에서도 가자전쟁 반대 시위가 일어나 경찰이 학생들을 해산시키고 169명을 체포했다. 캠퍼스를 떠나지 않으려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은 곤봉을 휘두르고 이들이 설치한 텐트를 무너뜨리는 장면도 연출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튿날 저녁까지도 캠퍼스 주위에 모인 수백명의 시위대를 막기 위해 경찰은 진입로에 장벽을 세우기도 했다.
독일 동부 라이프치히와 프랑스 파리, 벨기에 등에서도 수십에서 수백명의 학생들이 모여 강의실과 도서관 등을 점거하고 가자전쟁 휴전을 촉구했고, 학교는 경찰력을 동원해 이들을 막아 세우려 했다. 이런 움직임은 아일랜드, 핀란드, 덴마크,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학내 시위를 두고 학생들과 대학 당국의 갈등도 표출되는 조짐이다. 베를린 학생연합은 교정에서 시위를 함께 한 학생들을 처벌하지 말 것을 학교 쪽에 요구하고 있다. 또 정치적 활동을 이유로 학생을 퇴학시킬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려는 정치권을 향해 대학들이 공개 반대 입장을 내도록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귄터 지글러 베를린 자유대 총장은 “(교내) 점거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 우리는 학문적 대화를 할 순 있지만, 이런 식으론 아니”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고 에이피(AP) 통신은 보도했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경찰을 부른 학교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고 에이피는 덧붙였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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