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물인줄 몰랐어요" 시민들 깜짝…의대생 살인 강남빌딩 가보니

김지성 기자 2024. 5. 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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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세요. 저희도 힘들어요. 우리도 피해자예요."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사거리에 있는 한 건물 관리인은 안타까움과 화가 섞인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건물 내 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20대 여성은 "그 사건을 뉴스에서 보긴 했는데 여기서 발생한 건지는 몰랐다"며 "자주 찾는 곳에서 그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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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연인 살인사건이 발생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건물 옥상. /사진=김지성 기자


"가세요. 저희도 힘들어요. 우리도 피해자예요."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사거리에 있는 한 건물 관리인은 안타까움과 화가 섞인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 건물에서는 지난 6일 20대 남성이 연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관리인은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며 "아는 게 있으면 차라리 우리한테 알려달라"고 했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건물에서 흉기를 휘둘러 동갑내기 여자친구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서울 소재 의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건물 옥상에서 남성이 투신하려고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사건 현장에서 A씨를 끌어냈다가 약이 든 가방을 두고 왔다는 A씨의 진술에 따라 현장을 재확인하는 과정에 피해자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B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헤어지자는 말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전 미리 흉기를 준비해 '자살 시도를 하겠다'며 B씨와 함께 옥상에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발적 살인이 아닌 계획 범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건 발생 이틀 후인 8일 오전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문 앞에는 '공사로 인해 출입을 통제한다'는 공지가 붙었다. /사진=김지성 기자


사건 발생 이틀 후인 이날 오전 옥상으로 통하는 문 2개가 굳게 닫혀 있었다. 문 앞에는 "2일부터 공사 관계로 소음 및 먼지, 냄새가 발생할 수 있어 출입을 통제한다"는 공지가 붙었다. 유리문은 검은색 시트지가 부착돼 시야가 차단됐고 문틈 사이로 드러난 옥상은 별다른 흔적 없이 깨끗한 모습이었다.

이 건물 옥상은 평소 개방돼 있어 건물 이용자들이 흡연을 위해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곳곳에는 '화장실, 계단, 주차장 등에서 흡연을 금지한다'는 안내와 함께 흡연 가능 장소로 '옥상 흡연장'이 명시됐다.

옥상 출입구 옆에 붙은 '보안팀 순찰일지'를 보면 이 건물 보안팀은 오전, 오후, 야간 등 하루에 3번 순찰을 한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 6일에는 순찰 내용에 모두 '이상 무'라고 적혀 있었다.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건물 옥상 앞에 붙은 순찰일지. 연인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난 6일 순찰 내용에 모두 '이상 무'라고 적혔다. /사진=김지성 기자


건물 내 상점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건물에는 카페, 식당, 병원 등이 입점해 있다.

건물 내 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20대 여성은 "그 사건을 뉴스에서 보긴 했는데 여기서 발생한 건지는 몰랐다"며 "자주 찾는 곳에서 그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건물 상인들은 대부분 '잘 모르겠다'며 사건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한 병원 관계자는 "평소 옥상 갈 일이 없어서 개폐 여부는 잘 모르겠다"며 "6일에는 휴무였고 어제부터 경찰이 오가거나 하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점 직원도 "기사를 조금 늦게 봤는데 같은 건물인 거 알고 깜짝 놀랐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자세한 건 잘 모르겠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7일 오후 살인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3시30분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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