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생 최초 ‘골글’ 수상자 정은원, ‘신인의 마음’으로 다시 달린다
정은원(24·한화)은 KBO리그에서 가장 앞서가던 ‘2000년대생’ 선수였다. 2000년 1월생인 정은원은 1999년생 선수들과 함께 2018 KBO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발을 디뎠다. 인천고를 졸업한 그는 당시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고졸 신인 내야수임에도 불구하고 프로 첫해부터 출장 기회를 많이 얻었다.
정은원은 2018년 4월1일 대전 SK(현 SSG)전에서 유격수 하주석의 대수비로 데뷔전을 치렀다. KBO리그 1군 무대를 밟은 최초의 2000년대생 선수가 바로 정은원이다. 그는 데뷔 시즌 98경기에서 타율 0.249, 4홈런, 20타점, OPS 0.687을 기록했다. 당시 한화가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정은원은 ‘가을야구’까지 경험했다. 1년 후배 노시환이 가장 부러워하는 점이다.
2021시즌 그는 또 한 번 최초의 기록을 썼다. 정은원은 그해 139경기에서 타율 0.283을 기록했다. 이보다 더 눈에 띄는 기록은 출루율(0.407)인데, 당시 ‘눈 야구’에 눈을 뜬 그는 볼넷을 105개나 골랐다. 리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2루수로 성장한 정은원은 시즌 종료 후 연말 시상식에서 골든글러브(2루수)를 품에 안았다. 2000년대생 선수가 받은 첫 황금장갑이다.
팀 성적은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그 시절 한화 팬들은 정은원의 성장을 보며 야구 보는 재미를 느꼈다. 이런 그에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정은원은 지난해 데뷔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122경기 타율이 0.222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루키 문현빈(20)에게 밀렸고, 결국 후반기에 주전 2루수 자리를 뺏겼다.
정은원은 원래 2023시즌 종료 후 입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채 떠밀리듯 떠나는 모습을 보이긴 싫었다. 그는 입대까지 미루고 2024시즌을 준비했다. 반드시 2루수로 뛰어야 한다는 고집도 꺾었다. 정은원은 겨우내 외야 훈련을 병행하며 자신의 자리를 새롭게 만들어갔다.
전지훈련 성과가 좋았던 그는 지난 3월23일 잠실 LG와 개막전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의욕이 앞선 탓인지, 첫 경기에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 후로도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한 정은원은 결국 지난달 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군에서 17일간 재정비한 뒤 25일 1군 엔트리에 재등록됐다. 이젠 팀뿐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라도 제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였다. 조금씩 타격감을 회복해가던 정은원은 지난 3일 광주 KIA전에서 반등의 서막을 열었다.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1-0으로 앞선 5회초 KIA 선발 황동하를 상대로 투런포를 터트려 팀에 귀중한 추가점을 안겼다. 한화는 정은원의 ‘한 방’을 앞세워 선두 KIA를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정은원은 경기 뒤 “신인 때로 돌아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고, 이젠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난다. 2000년대생 선두 주자였던 정은원이 다시 달린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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