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회장 사퇴하라!' 韓축구지도자협회,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예고된 참사"

반진혁 기자 2024. 5. 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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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STN뉴스] 반진혁 기자 = 한국축구지도자협회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지난 4월 말 강원도 강릉에서 임원 워크숍을 개최하고 대한민국 축구의 중장기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지금 대한민국 축구가 유례없는 대위기를 맞았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는 우연이 아닌 예고된 참사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축구 지도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결과를 우려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줄 것을 수 차례 대한축구협회에 건의했다. 언론도 이미 주먹구구식 대표팀 감독 선임 및 운용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경고를 쏟아냈지만, 정몽규 회장 및 집행부는 매번 이런 우려를 묵살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2013년 취임한 정몽규 회장 체제는 그간 선, 후배들이 공들여 쌓아 올린 한국축구의 위상과 자긍심을 그의 재임 기간 모두 무너뜨렸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올림픽 10회 연속 진출 실패에 이어 어이없는 사면 추진과 아시안컵 졸전도 꼬집었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2023년 축구인에 대한 무리한 사면 결정 발표 뒤 이를 취소하고 사과한 일,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완패한 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등으로 정몽규 회장과 협회 집행부에 대한 계속되는 실수와 졸속 리더십은 이제 평가가 끝났음이 상식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한민국 축구는 파울루 벤투 체제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이 부임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 목표는 분명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대한민국 상주를 약속했던 클린스만은 외유가 잦았고, 제대로 된 색을 입힐 수가 없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클린스만 체제의 대한민국은 아시안컵에서 초라했다. 주도권을 내줬을 때 우왕좌왕하면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약속된 플레이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단 1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어이가 없고 처참하게 무너지면서 아시안컵을 마감했다.

영국 매체 더선이 14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아시안컵 요르단과 준결승 전날 저녁 이강인 등 후배들과 언쟁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당시 손가락에 붕대를 감은 손흥민과 이강인. 사진┃뉴시스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 대 대한민국의 경기가 요르단의 2:0으로 승리로 대한민국의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경기 종료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역대급 전력을 보유하고도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전술로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대회 도중 선수단 내 싸움이 일어나면서 대한민국은 아시안컵에서 졸전, 오합지졸, 사분오열, 콩가루 집안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미지만 얻었다.

대한민국은 후반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2-2 스코어를 만들면서 희망을 이어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거침이 없었다. 신태용 감독의 전술 유연성을 장착해 여우같이 공략했다.

대한민국은 승부차기에서 실축을 범했고 인도네시아에 밀려 4강 진출이 좌절됐다. 개인 기량, 경기 내용, 전술 짜임새 등 모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어쩌면 당연한 패배였다.

대한민국이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면 세계 최초 10회 연속 본선 무대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물거품이 됐다.

대한민국은 아시안컵 우승이 가능하다는 허언에 이어 세계 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무대 진출이라는 기회까지 걷어찼다. 아시아 맹주에서 맹추로 전락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중이다.

대한민국 축구의 추락에 대한 화살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최근 부끄러운 행보와 막무가내 행정으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중이다.

여론이 거세지면서 철회했지만, 작년 3월 승부 조작범이 포함된 축구인 100명 사면 추진과 과정을 생략한 숲이 아닌 나무만 바라봤던 클린스만 선임 그리고 설마라는 안주와 안일함에 사로 잡인 대처로 황선홍 감독의 A대표팀, 올림픽팀 지휘 겸직이라는 선택까지 정몽규 회장이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 성명서

한국 남자축구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였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이것은 우연한 결과가 아닌 예고된 참사였다.

축구 지도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결과를 우려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줄 것을 수차례 협회에 건의했다. 언론도 이미 주먹구구식 대표팀 감독선임 및 운용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경고를 쏟아냈으나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및 집행부는 매번 이런 우려를 묵살하였다.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한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올림픽 예선을 한 달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실전 점검 무대였던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하였으나 정작 올림픽팀 사령탑이었던 황선홍 감독은 현장에 없었다.

이는 수많은 축구지도자 및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체감한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 출전팀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되어 있다'는 정보를 집행부에 전달였음에도, 정몽규회장은 당시 클린스만호의 대표팀이 국민적 비난여론에 직면하자 이를 무마하고자 올림픽팀 감독을 임시로 A-대표팀을 지휘하도록 땜질식 처방을 강행했다. 이런 준비과정의 무사안일로 인한 결과는 우려했던 대로 한국축구 역사상 유례없는 대 참사로 이어졌다.

2013년 취임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체제는 그간 선배, 후배들이 공들여 쌓아올린 한국축구의 위상과 자긍심을 그의 재임기간 모두 무너뜨렸다.

정회장은 몇몇 대표 팀의 성과를 본인의 명예와 치적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하고 시급한 한국축구의 본질적 문제는 덮어두고 외면해왔음을 우리국민과 축구지도자들은 모두 알고 있다.

2023년 축구인에 대한 무리한 사면결정 발표 뒤 이를 취소하고 사과한 일, 2024년 A‐대표팀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완패한 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이번 40년만의 올림픽본선 진출 실패 등으로 정회장과 협회 집행부에 대한 계속되는 실수와 졸속 리더십은 이제 평가가 끝났음이 상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축구인 사면은 회장이 최종 재가한 것인데,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애꿎은 축구인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여 당시 젊고 아까운 젊은 축구인들만 주로 사표를 내야했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과정에서도 협회내 시스템이 아닌 오직 정회장 개인적 친분으로 대표팀 감독이 되었다는 것은 다름 아닌 클린스만 본인이 인터뷰에서 실토한 바 있다. 더구나 외국인 감독이 K-리그조차도 관전하지 않고 미국 자택에서 머물며 태만한 근무를 하도록 계약하였고, 마침내 선수단내 내분도 관리하지 못해 역대급 무능한 감독으로 각인된 것은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었다.

우리 축구지도자 일동은 한국축구가 올림픽에 나가지 못해 상심한 축구팬들의 불만을 지도자 탓으로만 돌리고 사과조차 하지 않고 숨어 있는 정몽규 회장에게 심한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2013년 취임후 현장의 선수, 지도자들은 다양한 목소리로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축구저변은 더 줄어들었고 현장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이제 한국축구지도자 일동은 오로지 대표팀 성적에만 의존하여 성과와 열매만 취해온 축구협회 지도부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그 대표적 사례가 회장 재임중 치적으로 내세운 '21세 이하 저연령 선수의 프로팀 의무출전 제도'와 같은 해괴한 공약이다.

학생선수들이 프로팀에 등록은 했지만 선배 선수와 기량과 체력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서 제대로 뛸 수 없으니 23세이하 선수에게 출전시간을 보장해준 이 제도는 프로팀에서 조차 반대하고 있다. 즉, 최고 실력을 갖춘 프로무대에서 실력과 관계없이 오직 '21세 이하'라는 이유만으로 '경기출전이 보장'되는 제도는 기존 프로 선수의 숭고한 땀과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제도로서 현장의 반발이 심하다. 또한 이런 제도는 세계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제도는 학원 축구 선수층을 고갈시키고 프로의 근간인 아마추어 축구를 붕괴시키고 있다. 이런 이유로 현장 축구지도자 및 전문가들은 현 정몽규 회장이 강행하고 있는 '21세 이하 선수 의무출전 제도'를 한국축구 발전을 퇴보시키는 대표적 사례로 꼽고 있다.

한편, 정몽규 회장이 취임하기 전 지난 2012년 동메달을 획득했던 런던 올림픽 예선 때는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았다. 당시 U‐23세 이하 선수들은 소속 구단에서 의무 출전이 아닌 쟁쟁한 선배 프로선수들과 오로지 실력만으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했던 선수들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정 회장의 공약사항이었던 승강제는 현실적 토대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일부 K4리그 팀들은 승격할 경우, 승격에 따른 예산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K3리그 승격을 사실상 포기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원인에는 낙후된 축구저변은 돌보지 않고 오로지 대표팀 성적에만 몰두하는 현 집행부의 졸속행정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축구 지도자는 정몽규 회장이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

우리 한국축구 지도자 일동은 대한축구협회 집행부에 몸 담고 있는 일부 축구인들에게도 호소한다. 축구인이 주인이 되어야 할 협회 집행부는 그간 선배 축구인들이 봉사하고 헌신해 온 자리였다. 따라서 잘못된 결과에는 마땅히 책임지고 물러난 멋진 전통을 이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집행부는 40년만의 역사적 대참사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우리 축구 지도자들은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한 간절하고 치열한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대한축구협회 집행부에 대해 분노한다. 또한 사랑하는 후배 축구선수를 위해 고해야할 직언에는 침묵한 채 자리에만 연연하고 있는 일부 축구인의 이기적 행태에 대해 각성을 촉구한다.

한국축구의 위상은 바로 우리 축구인 스스로가 세워 가야 한다. 더 이상의 방관은 한국축구를 또 다시 수 십년 후퇴시킬 뿐이다.

(사)한국축구지도자협회 회원 일동은 우리 축구인의 대동단결과 참여만이 미래 한국축구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임을 천명하며 선, 후배 축구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가슴에 새기며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이다.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 승부차기에서 10대11로 패배하며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 한국 황선홍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STN뉴스=반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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