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선발 제외, 천성호를 향한 이강철의 시선과 조언

심진용 기자 2024. 5. 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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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천성호. 연합뉴스



이강철 KT 감독은 7일 수원 NC전 선발 라인업에 천성호(27)를 제외했다. 비로 경기가 취소되지 않았다면 올 시즌 천성호의 첫 선발 제외였다. 개막전 이후 천성호는 1경기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선발로 경기에 나갔다. 개막 4번째 경기부터 2번에 배치됐고, 지난달 9일부터는 1번 타자로 고정 출장했다.

천성호의 활약이 그만큼 좋았다. 개막 첫 달 34타수 18안타를 때렸다. 4월에도 0.296으로 3할에 근접한 월간 타율을 기록했다. KT가 부진하던 시기, 이 감독은 “천성호, 강백호, 멜 로하스 주니어 등 지난해 이맘때 없었던 자원들이 맹활약해준 덕분에 이 정도라도 버틴다”고 여러 차례 천성호를 칭찬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천성호의 페이스가 좋지 않다. 지난 2일 KIA전부터 3경기 연속 무안타다. 5월 들어 6차례 득점권 기회를 잡았지만, 볼넷 1개를 제외하고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이 감독이 생각하는 최근 천성호의 부진 이유는 복합적이다. 일단 체력이다. 지난해 11월 상무에서 제대했다. 올해가 복귀 첫 시즌이다. 그간 풀타임을 뛰어 본 경험도 없다. 2020시즌 66경기가 최다다. 쉼 없는 선발 출장에 피로를 느끼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어려운 투수도 많이 만났다. 지난 1일까지 KT는 5경기 연속 좌완 선발을 상대했다. 좌타자 천성호로선 아무래도 좌투수 상대가 더 까다롭다. 연달아 좌투수를 만나며 고전하다 보니 우투수를 상대로도 제 기량을 내기가 힘들다.

KT 이강철 감독. 연합뉴스



그러나 사령탑이 생각하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이 감독은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쳐야 할 때와 공을 보내야 할 때를 알아가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천성호는 원래 공격적인 성향이다. 그간 타격감이 워낙 좋다 보니 한층 더 거침없이 방망이가 돌아갔다. 그러다 보니 앞선 주자들이 움직일 기회는 오히려 제한됐다. 감독으로서는 1번 타자인 만큼 좀 더 공을 봐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천성호 본인의 성적을 위해서라도 때로 더 인내할 필요가 있다. 이 감독은 “주자가 있으면 투수도 마음이 급할 텐데, 본인이 먼저 방망이가 나간다”고 아쉬워했다. 천성호의 타석 당 투구수는 3.52개로 규정타석 타자 중 7번째로 적다. 가장 많은 NC 권희동(4.74개)와 차이가 상당하다.

사소해 보이는 그런 부분들이 타자의 ‘티어’를 좌우한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른바 ‘2할8푼 타자’와 ‘3할 타자’가 그런 데서 갈린다는 얘기다.

물론 천성호에 대한 애정만큼은 여전하다. 이 감독은 “성호가 그동안 얼마나 잘해 줬는데, 어떻게 미워할 수가 있느냐”며 “팀을 계속 끌고 가야 하는 입장에서 그런 마음이 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이 전한 아쉬움을 어떻게 풀어가느냐는 결국 천성호의 몫이다. 보다 많은 경험과 생각이 필요한 때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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