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피해자 여친 신상까지 확산…“동생 억측 자제해달라” 언니의 호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수능 만점자' 출신 의대생 A씨가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가운데, A씨의 신상정보는 물론 피해 여성의 사진 등도 온라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분별한 '신상 털기'를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오후 살인 혐의로 A(25)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에게 여러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수능 만점을 받고, 서울의 한 명문대에 재학 중인 의대생으로 알려졌다. 이후 네티즌들은 A씨가 수능을 치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연도의 수능 만점자를 다룬 기사 등을 통해 그의 신상을 특정했다. A씨의 사진과 학교, 과거 인터뷰 등 신상정보가 확산했고, 덩달아 피해자의 정보까지 유출됐다.

경기도의 한 일반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A씨는 외과 의사를 꿈꿨지만, 수능 선택과목으로 인해 서울대 지원이 불가능해 다른 최상위권 의대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A씨의 소셜미디어 계정과 피해자의 소셜미디어 계정도 찾아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SNS 프로필 사진이 여자친구와 찍은 사진이더라”, “여자친구가 마지막으로 올린 글이 부모님과 함께한 사진이던데, 어버이날 전날에 이게 무슨 일이냐”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에 피해여성의 유족으로 추정되는 B씨는 댓글을 통해 자신이 피해자의 친언니라며 동생에 관한 억측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고 나섰다.

B씨는 "제 동생이 억울하게 A씨에게 살해당했다"며 "동생이 헤어지자고 하자 A씨가 죽고 싶다면서 옥상에서 여러차례 뛰어내리려했고, 동생이 이를 막다가 계획범죄에 휘말려 죽임을 당했다"고 밝혔다.

B씨는 이어 "동생이 편히 잠들 수 있게 동생 신상이 퍼지는 것을 막고자 동생 SNS 계정을 비공개 혹은 삭제하려고 했지만 계속 오류가 나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디 동생에 관한 억측은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무분별한 ‘신상 털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피해자 신상까지 터는 이유가 뭐냐", "애꿎은 사람까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범행 2시간 전 경기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여자친구를 불러내는 등 미리 범행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며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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