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구팀 “부모로부터 ‘이 유전자’ 물려받으면 치매 걸린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2024. 5. 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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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해외에서 나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대학의 후안 포르테아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APOE4 유전자 동형접합형' 유전자 사본을 2개 보유한 65세 이상의 95% 이상에서 알츠하이머 징후가 확인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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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해외에서 나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대학의 후안 포르테아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APOE4 유전자 동형접합형’ 유전자 사본을 2개 보유한 65세 이상의 95% 이상에서 알츠하이머 징후가 확인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했다.

APOE4 사본이 2개라는 의미는 ‘APOE4 동형접합체’를 갖고 있다는 의미로 동형접합체는 특정 형질을 나타내는 대립유전자가 서로 같은 개체를 의미한다. APOE4 동형접합체를 갖고 있다는 것은 APOE라는 유전자를 물려받을 때 엄마와 아빠에게서 똑같이 APOE 변이인 APOE4를 물려받았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미국국립알츠하이머조정센터의 뇌 기증자 3297명의 데이터와 유럽·미국의 1만 명 이상의 코호트연구 대상자들의 APOE4 동형접합체의 임상적, 병리학적 바이오마커 변화를 평가했다.

그 결과 APOE4 동형접합체를 가진 사람은 55세에 APOE3를 가진 사람 대비 알츠하이머병 관련 바이오마커 수준이 높았다. 또 APOE4 동형접합체를 가진 65세의 95% 이상은 알츠하이머병 초기 병리학 특징인 뇌척수액에서의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수치가 확인됐다.

APOE4 유전자 동형접합형을 가진 사람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크다는 점은 수십 년 전부터 알려져 왔지만, ‘반드시 걸린다’는 단정적인 주장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이다. 게다가 논문에서는 알츠하이머를 ‘유전 질환’으로 간주하고 있다.

APOE 유전자 한쌍이 APOE2나 APOE3 조합으로 이뤄지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 하지만 엄마나 아빠 둘 중 1명에게 APOE4를 물려받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유병률이 올라간다.

이번 연구에서는 엄마, 아빠 모두에게 APOE4를 물려받으면 대부분 알츠하이머에 걸리게 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APOE4는 알츠하이머병 발병의 가장 위험한 유전적 요소로 간주된다”며 “인구의 2~3%가 APOE4 사본을 2개 갖고 있기 때문에 APOE4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는 치매 병인을 1% 미만 사례에서만 확인을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로 이제 15% 이상의 사례에서 치매 발병 원인 인자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 예방 개입을 위해서는 젊을 때 APOE4 동형접합체 보유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APOE4 사본이 2개인 유전적 특징을 가진 사람들을 모니터링하면 개별화된 예방 및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다만 학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주장이 급진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UCL 유전학 연구소의 데이비드 커티스 교수는 성명을 통해 “APOE4 유전자가 동형접합형인 경우 알츠하이머가 유전적으로 발현된다는 주장을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떠한 근거도 찾아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POE4가 동형접합형이냐 아니냐에 상관없이 알츠하이머 환자 기저질환 발병 과정은 대부분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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