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생애설계] 인생여정도 은퇴준비도 후반부 설계가 핵심

정양범 매경비즈 기자(jung.oungbum@mkinternet.com) 2024. 5. 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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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은 등산하기 좋은 계절이다. 연두와 초록이 지천이다. 산의 에너지가 감동적인 이유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면 꽃을 피우고 열매도 맺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은 산에 오르는 것과 산에서 내려오는 것을 포함한 여정이다. 산을 오를 때 보다 내려올 때 힘이 들고 사고가 많다. 정상을 정복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크게 다치거나 사망하기라도 한다면 삶은 치명적이다.

인생여정도 은퇴준비도 마찬가지다. 노후자금을 모으는 것이 끝이 아니라 모아 둔 노후자금을 찾아 쓰는 것 까지가 은퇴설계 과정이기 때문에 은퇴자산의 적립부터 인출까지 통합적으로 설계해 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자산축적을 끝내고 자산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잘못되면 은퇴 후반부가 상당이 어려워진다.

수명보다 돈이 먼저 떨어진다면 노후파산이라는 문제가 생긴다. 노후자산 관리로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돈의 수명도 같이 늘려야 한다. 자신의 수명과 자산의 수명을 일치시키는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나이 들고 일하지 않을 때 공적연금, 퇴직연금, 사적연금, 주택연금 등으로 계속적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이 은퇴자산 관리의 핵심이다.

생각보다 빠른 50세이후나 60세에 은퇴한다면 65세까지를 버텨야 공적연금이 나오는데 소득절벽 구간이 발생하게 된다. 소득공백기를 잘못 버티거나 인출계획을 잘못 세워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긴다면 큰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길어진 수명으로 ‘평생 현역’의 삶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일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자. 평생 일을 하면 돈, 시간, 관계를 가져 다 준다. 일의 비중을 돈, 시간, 관계 어디에 더 둘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본부장은 일을 하는 사람 유형을 4가지로 분류하였다.

첫 번째,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유형이다. 이 유형은 평생 현역으로 살면 된다. 하고 싶은 일과 돈을 버는 일이 일치하기 때문에 은퇴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일하면 되는데 이런 유형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두 번째,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지금 돈을 버는 유형이다. 대다수의 직장인이 해당된다.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이 뒤에 있기 때문에 빨리 돈을 모아야 된다.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은퇴(Retire Early)를 추구하는 삶의 방식인 파이어(FIRE)의 개념이 처음 등장한 유형이다. 가능하면 빨리 돈을 모아서 하고 싶은 일 쪽으로 옮겨가고 싶은 것이다. 파이어(FIRE)에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원하는 일은 아니라는 의미를 어느 정도 담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은퇴하기 위해서 은퇴할 시점과 필요한 돈을 계산하는 방식은 과거의 은퇴설계다. 하루가 다르게 수명이 계속 늘어나 미래에 필요한 돈을 충분히 다 모으려면 시간이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 문제다.

세 번째,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에 필요한 돈을 다른 일을 하면서 모으는 유형이다. N잡러이다. N잡러의 상당수가 소득이 부족한 이유이지만 대다수 일정부분 N잡러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잘하기 위해서 다른 일들을 한다. 꿈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을 저녁이나 주말에 해야 되기 때문에 워라밸이 중요한 유형이다.

마지막 유형은 일은 하고 있으나 뭘 원하는지 잃어버린 유형이다. 무기력하고 왜 일하는지 모른 채 일하다가 갑자기 은퇴를 맞이하면 그때 생각이 많아지는 가장 리스크가 큰 유형이다. 은퇴와 일은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돈, 시간, 관계와 일의 의미를 고민하면서 은퇴전략을 세워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은퇴소득을 곧 인출하거나 인출예정인 사람은 지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서 꾸준한 투자를 통해 노후자산을 적립해 나가야 한다. 자산을 키우는 단계를 시작으로 일정수준이 지나 자산이 커졌을 때 본격적으로 자산관리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은퇴자산에 관한 지식이 많다고 노후준비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식보다는 은퇴이후를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자기 삶의 방향과 속도를 찾아서 자산관리를 꾸준하게 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안전하게 하산하여 성취감과 행복감이 충만하다면 성공되고 완성된 등산이었다고 말할 수 있듯이 은퇴준비도 자산축적을 끝낸 후 자산인출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어 질 때 행복한 인생 후반부가 완성되어 질 것이다. 일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면서 인생여정도 은퇴준비도 제대로 설계해 보도록 하자.

- [장경순 한국생애설계사(CLP), 칼럼니스트, 현>BNK경남은행 WM고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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