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가 홈런 기록을 세우는 그 순간, 소환된 ‘롤모델’ 강민호 “나도 한 해 한 해가 다른데, 대단한 형”

김하진 기자 2024. 5. 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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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고척 키움전에서 홈런을 쏘아올리고 그라운드를 도는 두산 양의지. 두산 베어스 제공



삼성 강민호. 삼성 라이온즈 제공



두산 양의지(37)는 지난 7일 고척 키움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렸다.

의미있는 기록도 세웠다. 2회 쏘아올린 솔로 홈런으로 개인 통산 250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21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3회 양의지는 바로 통산 251번째 홈런도 쳤다. 연타석 홈런 기록은 NC 소속이었던 2022년 9월7일 창원 두산전부터 9월8일 수원KT전 이후 607일만이었다. 두산 소속으로는 2018년 6월13일 잠실 KT전 이후 2155일만에 나온 기록이다. 두산은 양의지의 홈런 두 방에 힘입어 13-4로 승리하며 3연승 행진을 내달렸다.

양의지 역시 모처럼 손맛을 느낀 경기였다. 개인적인 기록도 세우고 팀의 승리도 이끌었기에 기쁨이 두배였다.

특히 250홈런은 더욱 의미가 있었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21번째로 나온 쉽지 않은 기록이다. 포수로만 국한하면 이 기록은 더욱 진귀하다. 역대 4번째다. 강민호(321개), 박경완(314개), 이만수(252개)를 잇는다. 포수 포지션으로만 기록한 홈런은 3위다. 강민호가 321개의 홈런 중 306개를 포수로 쏘아올렸고 박경완이 306홈런, 그리고 양의지가 206홈런으로 이름을 함께 올렸다.

두산 양의지. 두산 베어스 제공



현역 포수로 따지면 강민호와 양의지가 함께 나란히 포수 역사를 써가는 중이다. 강민호는 2004년 프로 무대에 입문했고 양의지는 2년 뒤에 뒤를 따랐다.그렇기에 강민호는 양의지가 홈런 기록을 세우면 당연히 강민호의 기록이 함께 언급될 수밖에 없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강민호는 현재 뛰고 있는 포수 중 가장 많은 경력을 자랑한다. 지난 3월28일 KBO리그 역대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새롭게 썼다. 이날 경기는 강민호가 데뷔후 2238번째 나서는 경기였다. 체력 소모가 많은 포수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외야수로 뛰었던 박용택을 넘어서 이 부문 신기록을 작성했다. 한 번도 하기 힘들다는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세 차례나 하면서 포수 포지션을 인기 포지션으로 올려놓는 데에도 기여했다.

양의지도 리그 최고의 포수로 꼽힌다. 그러나 항상 강민호를 떠올리면 “아직 멀었다”라며 자신을 낮췄다. 프로 데뷔 후 강민호를 롤모델로 삼았고 그를 바라보면서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250홈런 기록을 세운 뒤에도 양의지는 같은 말을 했다. 그는 “민호 형과 같이 거론된다는 것만해도 영광”이라며 “나도 한 살, 한 살 더 나이를 먹으면서 정말 대단한 형이라고 느끼고 진짜 존경스럽다”고 했다.

1987년생인 양의지도 30대 후반으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그는 “매년 (경기를 뛰는 느낌이) 다르더라”면서 “그런데도 민호 형은 나보다 시즌도 몇년 더 치렀고 경험도 많고 부상 없이 꾸준하게 뛰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경기를 많이 뛴 포수이지 않나. 진짜 후배들이 본받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양의지는 강민호가 걸어간 길을 계속 따라 걸어가려한다. 그는 “은퇴하기 전까지 300홈런을 꼭 목표로 치고 싶은데 그 기록에 조금 다가갈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라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니까 조금은 스트레스가 있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은퇴할 때까지 내가 생각했던 목표를 이루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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