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엔저 속 일본 관광세[오후여담]

2024. 5. 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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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의 가치가 급락하는 추세다.

물론 일본을 찾는 관광객에겐 슈퍼 엔저가 반갑다.

값싼 일본에 해외 관광객들이 몰리며 오버투어리즘(관광 공해) 문제가 생기면서,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탈리아·뉴질랜드 등처럼 관광세 부과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가 지나쳐 "일본이 싸구려가 돼 간다"는 현지 여론의 불만이 그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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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수 논설위원

일본 엔화의 가치가 급락하는 추세다. 1달러당 환율이 최근 160엔까지 급등해 엔화 값이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른바 ‘슈퍼(super) 엔저’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는 가운데, 일본 중앙은행이 당분간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뜻을 밝힌 것이 결정적이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일 또, 금리를 동결했다. 현재 연 0∼0.1%인 일본 기준금리와 연 5.25∼5.5%인 미국 기준금리 간 격차가 줄어들지 않는 한, 강(强)달러 속 엔화의 초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일본을 찾는 관광객에겐 슈퍼 엔저가 반갑다. 당장 여행 경비를 절감할 수 있어서다. 그렇지만 우호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값싼 일본에 해외 관광객들이 몰리며 오버투어리즘(관광 공해) 문제가 생기면서,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탈리아·뉴질랜드 등처럼 관광세 부과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사카의 경우 현행 숙박세 외에 내년 4월 개최될 간사이 엑스포에 맞춰 관광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한다. 심지어 도쿄·교토 같은 유명 관광지에선 일부 식당들이 자체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일본 내국인보다 비싼 가격을 받는 이중가격제를 시행하는 정도다. 엔화 약세가 지나쳐 “일본이 싸구려가 돼 간다”는 현지 여론의 불만이 그 배경이다. 최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 가격이 일본은 880엔인 데 비해 미국 뉴욕에선 4배 가까운 3100엔(21.5달러 기준)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인도에서조차 두 배를 넘는 1800엔에 팔리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런 일본의 분위기는 특히, 한국에 부담이다. 탈(脫)중국과 중국의 반(反)간첩법 여파로 중국 관광이 급감한 대신, 일본 여행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어서다. 관광세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교토에서 외국인에 대해 게이샤 거리로 유명한 기온 지구의 골목길 출입을 금지했다고 한다. 촬영 금지에도 굳이 사진을 찍으려고 좁은 길을 막는 등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탓이다. 무엇보다 현지 규칙과 관광 매너 준수는 필수다. 일본 여행까지 엔저의 역습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게 한일 모두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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