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이주민의 본국 송금, ‘경제 생명줄’로 부상

신기섭 기자 2024. 5. 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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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중·저소득 국가 출신 이주민들의 본국 송금액이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송금액이 줄 것이라는 예상을 깨는 결과이자, 이주민의 송금이 개도국 경제에서 날로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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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외국 직접투자액보다 1천억달러 이상 많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한 여성과 어린이가 중남미로 돈을 보내주는 업체 사무소를 나서고 있다. 샌디에이고/AP 연합뉴스

2022년 중·저소득 국가 출신 이주민들의 본국 송금액이 외국인 직접 투자 규모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송금액이 줄 것이라는 예상을 깨는 결과이자, 이주민의 송금이 개도국 경제에서 날로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이주기구(IOM)는 7일(현지시각) 공개한 ‘2024년 세계 이주 보고서’에서 2022년 중·저소득 국가가 자국 출신 이주민으로부터 송금받은 액수가 6470억달러(약 883조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보다 8% 증가한 것이며, 중·저소득 국가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액보다는 1000억달러 이상 많은 것이다. 외국인 직접 투자는 2021년 7500억달러를 넘었으나, 2022년에는 5500억달러 아래로 뚝 떨어졌다.

전체 국제 송금은 2000년 1280억달러 수준이었으나 2022년에는 8310억달러로 550% 늘었다. 보고서는 “개도국에 대한 국제 송금은 1990년대 중반부터 공식 개발 지원금을 훌쩍 넘어섰고 최근에는 외국인 직접 투자액보다 많아졌다”며 많은 개도국들에 외국 거주민의 송금은 아주 중요한 재원이 됐다고 지적했다.

2022년 외국에서 가장 많은 돈을 송금받은 국가는 1112억달러를 받은 인도였다. 이어 멕시코(611억달러), 중국(510억달러), 필리핀(381억달러), 프랑스(300억달러) 차례였다. 프랑스의 경우는 자국에 살면서 스위스에서 일하는 이들이 받은 임금 때문에 송금액이 많았다.

외국으로 가장 많은 돈을 보낸 나라는 미국(792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394억달러), 스위스(319억달러), 독일(256억달러), 중국(183억달러) 차례였다.

경제의 외국 송금액 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는, 외국에서 받은 돈이 국내총생산(GDP)의 51%에 달한 타지키스탄이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 통가(44%), 레바논(36%), 사모아(34%), 키르기스스탄(31%)도 외국에서 보내오는 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나라들로 꼽혔다.

2020년 현재 전세계 이주민은 2억8100만명으로 세계 인구의 3.6%에 달했다. 또, 일자리를 찾기 위해 외국으로 간 이주민은 2019년 현재 1억6900만명으로 집계됐다.

국제이주기구는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입국한 외국인 문제가 미국과 유럽에서 논란이 되지만, 합법적인 이주를 허용하면 이런 문제는 크게 준다고 지적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에이미 포프 이주지구 사무총장은 쿠바, 아이티, 니카라과 이주민 동향을 분석한 결과, 가족 초대 허용 등과 같은 합법적인 이주 방법이 생기면 비정규 이주민의 숫자가 곧바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거나 일자리를 얻을, 신뢰할 만한 방법을 알게 되면, 불법 송출 업자들의 매출이 준다”고 말했다.

포프 사무총장은 이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 안전한 이주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며 고령화로 이주민 노동력이 필요한 유럽은 특히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곳곳에서 반이민 정서가 팽배하지만, 증거를 보면 유럽은 이주민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안전하게 존엄을 유지하면서 이주해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해줄 체제 구축을 촉구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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