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영종도서 떠나는 우주여행? 한국판 라스베이거스 꿈꾸는 인스파이어 [New & Good]

최현빈 2024. 5. 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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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파이어 '르 스페이스' 가봤더니]
모든 면에 빔 프로젝터 비춰 몰입감 높여
전시 콘셉트 따라 인테리어·온도 변하고
25m 높이 천장엔 30분마다 고래 떼 출몰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미디어 아트 전시관 '르 스페이스'의 '코스모 스테이션'. 우주여행을 떠나기 전 거쳐야 하는 '우주 정거장' 콘셉트로 꾸며진 곳이다. 영종도=최현빈 기자
탑승자 ID 체크를 완료했습니다. 우주여행을 시작합니다.

영종도 인스파이어 르 스페이스

2일 찾은 인천 영종도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스파이어)의 '르 스페이스'에 들어서자 빔 프로젝터를 통해 정면 벽에 투사된 영상에서 이런 안내 음성이 흘러나왔다.

관객들을 태운 승강기가 쏜살같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동영상이 나오더니 왼쪽 문이 열렸다. 따라가 보니 칠흑 같던 온 사위가 환하게 밝아졌다. 지상 300㎞ 상공에 뜬 우주 정거장 '코스모 스테이션'이 눈앞에 펼쳐지면서다. 새로운 은하를 만나러 떠나는 여정의 막이 올랐다.


SF 영화 속 들어온 듯... 눈앞에 우주가 펼쳐졌다

수백 개의 LED 바를 늘어뜨려 '빅뱅'을 표현한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르 스페이스' 전시관. 영종도=최현빈 기자

르 스페이스는 인스파이어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계열사 현대퓨처넷과 손잡고 2년 가까이 공들여 1일 공개한 국내 최대 규모(약 6,142㎡·1,857평) 미디어 아트 전시관이다. 이번 주제는 '미지 세계로의 여행'(Beyond the cosmos)으로 관람객은 3개 구역으로 나뉜 18개 전시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미디어 아트 전시는 보통 한 공간에 한 개의 스토리를 담는데 르 스페이스는 모든 전시장을 한 가지 이야기 흐름에 맞게끔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꾸며놓았다. 이곳을 기획한 오태윤 현대퓨처넷 전시사업팀장은 "국내 콘텐츠 제작사 200여 곳 중 실력이 가장 뛰어난 10개 회사를 추려서 2년 넘게 협업한 결과물"이라며 "K미디어 아트계의 어벤저스라 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섯 개 면에 빔 프로젝터를 투사해 몰입감을 극대화한 르 스페이스의 '평행 우주' 전시관. 영종도=최현빈 기자

우주가 태동하는 과정을 엿보는 것으로 전시는 시작된다. LED 바 수백 개를 늘어뜨려 표현한 빅뱅을 거쳐 모든 것을 빨아들일 듯한 웜홀을 지나자 평행 우주를 맞닥뜨렸다. 천장을 포함한 모든 면에 빔 프로젝터를 둬서 전시 공간 전체를 영상 그래픽으로 뒤덮은 공간이다. 황량한 붉은 사막과 생동감 넘치는 푸르른 숲을 위아래로 나누어 보여주더니 일순간 거대한 파도가 양옆에서 덮친다. 6개 면을 입체적으로 활용한 몰입감이 압도적이었다.

바위 모양 조형물에 용암이 흐르는 그래픽을 표현해 놓은 르 스페이스의 '역동의 볼캐닉' 전시관. 영종도=최현빈 기자

소품과 조명, 심지어 전시장 안의 온도까지도 각 공간의 콘셉트에 맞춰 연출했다. 이를테면 행성의 화산 생태계를 보여주는 공간에선 바위 모양 조형물 위에 용암이 흘러넘치는 영상을 보여줬고 열기를 표현하려 수증기가 그 밑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다. 괴생명체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깊은 바닷속을 거쳐 새하얀 모래사막에 들어서자 전시관 바닥엔 실제 모래가 깔려 있었고 체감 온도도 꽤 낮았다.

르 스페이스의 '깊은 심해' 전시관. 벽면에서 헤엄치는 괴생명체의 그림자가 바닥 면에 표현돼 있다. 영종도=최현빈 기자

25m 천장에 고래떼 뜨자... 투숙객들 "와~"

2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방문객들이 천장에 등장한 고래 떼를 촬영하는 데 여념이 없다. 영종도=최현빈 기자

르 스페이스 외에도 인스파이어엔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볼거리가 다양하다. 2층 남쪽 출입구에서부터 공연장(인스파이어 아레나) 입구까지 150m에 걸쳐 뻗어 있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가 대표적이다. 25m에 이르는 층고는 웅장한 느낌을 주고 천장과 벽면에 초고화질 LED 사이니지를 적용해 영상의 생동감이 뛰어나다. 매시 정각과 30분마다 상영되는 메인 쇼 '언더 더 블루랜드'에서 고래 떼가 등장하자 방문객들 사이에선 "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 2층 중앙홀에 있는 LED 샹들리에. 인스파이어 리조트 제공

고래 떼를 지나 인스파이어 아레나 앞 중앙홀 '로툰다'에 도착하면 키네틱 샹들리에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 샹들리에는 평소엔 천장에 매달려 있다가 매 시각 15분·45분마다 156개 LED 패널에 환한 불빛이 켜지면서 바닥으로 내려온다.


영종도를 '한국의 라스베이거스'로...2조 원 들였다

2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푸드코트 '오아시스 고메 빌리지'를 찾은 투숙객들. 영종도=최현빈 기자

인스파이어는 미국 동부 코네티컷주(州)에 본사를 둔 프리미엄 복합 리조트 개발 및 운영 기업 '모히건'이 여덟 번째이자 아시아에는 처음 만든 리조트다. 모히건은 1996년 '모히건 선 카지노'를 개장하면서 리조트 개발 사업의 첫발을 뗀 기업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영종도를 '한국의 라스베이거스'로 만들겠다는 꿈을 품고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계획 공모 계획에 뛰어들었고 최종 사업자로 뽑혔다.

인스파이어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꼬박 7년 만인 지난해 11월 30일 '소프트 오픈'을 통해서다. 46만1,661㎡(약 14만 평·축구장 64개 넓이) 대지 위에 3개 타워로 구성된 5성급 호텔 1,275실 규모로 이뤄졌다. 인스파이어는 올해 2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쇼핑몰과 푸드코트(4월) 등을 연 데 이어 2분기(4~6월) 안에 최대 3만 명까지 이용 가능한 야외 체험형 테마파크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약 2조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도=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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