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버핏의 2024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 "내년에도 왔으면 좋겠군요"

임경업 기자 2024. 5. 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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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간으로 4일. 미국 오마하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그의 파트너이자 친구 찰리 멍거가 세상을 떠난 뒤 여는 첫 주주총회이자, 올해로 버핏의 나이가 94세(1930년생)가 되었습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투자자인 그는 올해 주총에서 쏟아지는 30개 넘는 질문에 대해 투자와 인생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했습니다. 사실상 지금의 버크셔 해서웨이의 창업자 수준인 그가 조직과 기업, 인재를 다루는 이야기도 포함됐습니다. 멍거가 떠나고, 그의 후계자들과 함께한 이번 주총은 과거 버핏의 주총보다는 그가 인생과 삶, 그리고 지나왔던 투자를 회고하는 부분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버크셔는 주주들의 신뢰 덕분에 가능했다고 감사를 표하며 “당신도 내년에도 (주주총회에) 왔으면 좋겠고,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하하하”하면서 주총을 마칩니다. 어쩌면 그가 곧 떠날지도 모르니 기록을 남겨봅니다. 어느 한 분야에 열정을 다해 대가의 경지에 오른 버핏의 답변은 이제 투자 지침보다는 인생의 교훈 같은 느낌이 듭니다. 돈, 그 이상의 무엇을 이야기하고요.

CNBC의 오전/오후 세션 주총 전체 영상과 구글 유튜브의 STT(매우 정확해졌습니다), 앤트로픽의 AI 클로드의 도움을 받아 정리했습니다. 버핏은 AI를 “위험한 요술램프 속 지니”라고 했는데, 지식의 확장면에선 매우 요긴한 부분이 있습니다. 대부분 스크립트는 쫌아는기자들 2호가 (매우 부족한 영어로) 듣고 확인했지만, 약간의 오역과 생략된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질문을 다 다루진 않았습니다. (보험업의 미래와 버크셔의 보험 사업 구조, 그리고 버크셔의 다른 임원들의 답은 최대한 축약했습니다).

<쫌아는기자들의 언어로 버핏 주총 핵심 한줄 요약>

-애플 투자는 : 여전히 좋다. 투자 이유는 사람들의 로열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

-중국 등 신흥국 투자 : 잘 몰라서 안 한다. 미국 집중

-전기차 시장 미래는 : 누가 1등할 것인지를 몰라서 투자 안 한다. 그리고 선진국의 제로 이미션 정책, 선진국이 혜택을 누렸다고 개도국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타당할까? 그게 쉬울까?

-투자 안하고 현금이 많은데 : 매력적인 회사가 없다. 초구랑 2구를 걸렀다고 3구에 스윙하라는 법은 없다

-AI는 : 핵무기처럼 램프 속 지니. 딥페이크는 나도 놀랐다

-사이버보험은 : 유망하지만 리스크도 크다

-조직 관리는 : 후계자인 그렉이 나보다 더 엄격하게 임원들을 다룰 것

-조직의 자원 분배는 : 좋은 CEO를 좋은 사업에 임명하는 것. 그것이 핵심이자 이사회 99%의 일.

-소액 자본으로 투자에 성공하려면 : 당신이 찾는 것과 본능적인 사랑에 빠져야. 바보처럼 보일 정도로 찾고 연구하라

-강조하고 싶은 윤리는 : 친절하라. 부자들도 잘 못하더라

-인생의 복리는 : 내 건강과 장수처럼 운이 첫번째, 그리고 좋은 영웅을 만나고 삼아야 한다

-보편적 조언은 : 이 나라(미국)에 태어난 걸 감사히 여기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라

-지난 인생의 우선 순위를 다시 조정한다면 : 후회, 자책은 아무 의미 없다

-유언장에 자산 배분은? : 적은 돈은 아니지만 내 자산의 99%는 사회에 기부할 것

2024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버핏 앞에 코카콜라 캔이 놓여있다. 한결 같으신 분. /CNBC 캡처

1. 버핏이 말하는 지금의 투자 “일부 팔았지만 애플은 여전히 좋은 주식, 현금 많은 이유? 매력적인 투자처가 별로 없다”

Q: 애플은 버크셔의 가장 큰 보유 주식인데, 최근 일부 주식을 매각했습니다. 2016년 처음 투자할 때와 비교해 애플 비즈니스에 대한 견해가 바뀌었나요?

“아니요, 우리는 일부 주식을 매각했지만, 연말에도 애플은 우리가 보유한 최대 규모의 보통주일 것입니다. 우리는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애플을 비즈니스로 봅니다. 세금, 경영진 책임 등에서 차이는 있지만, 자금을 배치하는 측면에서 우리는 모든 주식을 사업으로 봅니다.

그렉 아벨(버크셔의 비보험 부문 수장. 버핏의 투자 후계자인 셈)이 이 자리를 맡더라도 우리는 애플,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코카콜라 주식을 계속 보유할 것입니다. 정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말이죠. 우리는 애플 주식을 약간 팔 수는 있지만, 그건 현재로서는 매우 큰 결정이 될 것입니다.”

Q: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나 코카콜라 같은 주식을 수십 년간 보유하시는 걸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최근 버크셔는 마켈에 투자했다가 빠져나왔고, 옥시덴탈 페트롤륨 주식도 매각했다가 다시 사들이셨죠. 투자 종목에서 손을 떼실 때 어떤 사고 과정을 거치시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투자 종목을 정리할 때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현금이 필요할 때인데, 우리한테는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20살에 투자를 막 시작했을 땐, 벤저민 그레이엄 책을 읽기 전 시기에는 모든 투자 결정이 그랬죠. 사실 의사결정 과정 자체가 꽤 흥미로워요. 찰리와 저는 결정을 엄청 빨리 내립니다. 그렇지만 사실 그 전에 수년간 그 결정의 기반이 될 사고의 틀을 만들어 온 셈이죠. 기회가 왔을 때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요.

사람들은 제가 애플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게 된 계기가 뭔지 추측하곤 하는데, 사실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긴 어려워요. 찰리와 저는 가구점을 운영해 보며 소비자 행동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가구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몰랐지만, 소비자 심리에 대해선 깨달은 게 있었죠. 파산할 줄 알면서도 계속 그 사업을 한 건, 거기서 배울 게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백화점이나 여러 사업에서 앞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깊이 고민해 볼 수 있었죠.

사람들이 애플 제품에 열광하는 걸 보고 브랜드 파워를 실감했어요. 애플 주식을 대량 매수하게 된 건, 그동안 관찰하고 축적한 모든 사실들이 종합돼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애플 고객들의 충성도가 얼마나 높은지 깨달았을 때, 제 머릿속에서 뭔가 확신이 섰어요.

대부분의 사람들한테 아이폰과 30,000달러짜리 중고차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애플을 고를 겁니다. 차는 아이폰의 20배나 비싼데 말이죠. 물론 사람들은 그렇게 사고하진 않겠지만, 전 그들의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요. 대다수 사람이 아이폰 없인 못살 정도로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아이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안에 작은 요정이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게 사람들한테 얼마나 중요한지는 압니다. 애플이 역대 최고의 제품일 수 있고, 그 가치는 엄청나다고 확신하게 된 거죠. 팀 쿡은 자기 방식대로 스티브 잡스와 훌륭한 파트너십을 이뤄냈어요. 잡스는 특정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재였고, 팀 쿡은 그에 버금가는 자질로 잡스의 뒤를 이었습니다. 애플에 대한 투자 결정은 그런 식으로 이뤄졌던 겁니다.

제가 가이코(버크셔의 자동차 보험 계열사)에 처음 갔을 때도 비슷한 깨달음을 얻었어요. 1950년 로리머 데이비슨을 만나 딱 4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자동차 보험 사업의 본질을 꿰뚫게 됐죠. 사람들이 자동차 보험을 싫어하지만 없이는 운전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데이비슨은 제 머릿속에 의문점들을 말끔히 해소해 줬습니다.

때로는 이런 깨달음, 통찰의 순간이 찾아오곤 해요. 평생 많은 걸 보고 배우다 보면, 어떤 사실들이 갑자기 머릿속에서 연결되는 경험을 할 때가 있죠. 마치 첫눈에 반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이 뮤지컬 “남태평양”에서 ‘어느 황홀한 저녁’이란 노래로 표현했던 것 같아요.

찰리 멍거와 저한테 황홀한 저녁은 함께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거였죠. 그런 기회는 앞으로도 계속 올 겁니다. 물론 내일 당장 오진 않겠지만, 우리는 그때를 대비해야 해요. 기회가 왔을 때 즉시 알아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거죠. 때로는 인생에서 그런 순간이 일찍 오기도 하고, 훨씬 더 기다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올 겁니다.”

Q: BYD를 제외하고 어떤 상황에서 홍콩과 중국 기업에 재투자하거나 투자를 재개할 생각이신가요?

“우리의 주요 투자처는 항상 미국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 애플은 전 세계에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는 200개국 중 170~180개국에서 선호되는 청량음료입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켄 체놀트 덕분에 신용카드 부문에서 매우 강력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BYD 투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었고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1년에 걸쳐 자산의 몇 퍼센트를 5개의 대기업에 투자했죠. 하지만 그게 우리 규모의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우리가 미국 외 지역에 많은 투자를 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 겁니다. 비록 우리가 투자한 다른 회사들을 통해 세계 경제에 참여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죠. 저는 미국의 규칙, 약점, 강점을 이해합니다. 전 세계 다른 경제에 대해서는 같은 감각을 갖고 있지 않아요. 다른 문화를 극도로 잘 파악하지도 못하고요. 다행히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경제 규모가 작은 조그만 나라에 사는 게 아니니까요. 저는 이미 세계 인구의 0.5%로 시작해 놀랄 만큼 짧은 기간에 세계 생산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경제 대국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 중심일 것입니다. 정말 큰일을 한다면 미국에서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Q: 현재 1,68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 중인데, 오늘 1,820억 달러 이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질문은 1) 버핏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2) 왜 적어도 일부라도 현금을 배치하지 않는지입니다.

“이 테이블에 앉아 있는 누구도 그 돈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돈을 쓰지 않습니다. (금리가) 5.4%에서도 쓰지 않을 것이고, 1%라 해도 쓰지 않을 것입니다. 연준에게는 말하지 마세요(농담).

우리는 오직 우리가 좋아하는 공을 칩니다. 누군가 모든 공을 치려고 한다면, 아니면 지난 두 개의 공을 치지 않았기 때문에 세 번째 공을 쳐야 한다고 느낀다면, 그건 그냥 아닙니다. 지금은 분명 매력적인 것들이 없습니다. 그것이 변할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그렇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회사를 운영한다면 100억 달러를 가지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1,000만 달러라면 찰리나 저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아주 작은 규모로 일어나는 몇 가지 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00억 달러가 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를 찾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본에서 한 것처럼 회사 가치가 300억에서 400억 달러였다면 할 수 있었을 것이고, 자기자본이익률도 컸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런 것을 발견한다면 버크셔를 위해 할 것입니다. 제가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매력적인 것들이 없을 뿐입니다. 그것이 변할 수 있는 방법은 있고, 우리는 그것이 변하는지 지켜볼 것입니다.”

2. 버핏이 말하는 미래의 투자 “AI는 핵무기 같은 지니, 전기차? 누가 1등할지 몰라”

Q: 기술 발전, 특히 생성형 AI가 전통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음, 우리는 핵무기를 개발했을 때 병 속의 지니를 꺼냈고 그 지니는 최근 끔찍한 일들을 저지르고 있죠. 그 지니의 힘은 저를 몹시 두렵게 합니다. AI도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병 밖으로 나오고 있고, 엄청나게 중요하며, 누군가는 개발할 겁니다. 저는 그걸 평가할 사람이 분명 아닙니다.

제게 조금 신경 쓰이는 경험이 하나 있었습니다. 최근에 화면에 제 모습과 목소리가 나오는 이미지를 봤는데, 제가 입는 옷차림 그대로였습니다. 아내나 딸도 구분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 이미지는 저로부터 나올 리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죠.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이미지를 복제할 수 있다면, 사기 행위는 역대 최고의 성장산업이 될 겁니다. AI는 좋은 점도 있지만, 핵무기처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이 이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제가 조언할 건 없습니다. 하지만 AI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서 AI가 엄청난 잠재력과 해로운 영향력 모두를 지녔다고 봅니다.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네요.”

Q: 제로 배출 차량(전기차)이 대량 보급의 문턱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특정 자동차 제조사나 관련 기술 분야에서 기회가 있다고 보시나요?

“글쎄요, 여러분 말씀이 맞기를 바랍니다. 아직까지는 대량 채택이 언제 이뤄질지 알기 어려웠죠. 그래도 곧 이뤄지길 희망합니다. 그런데 버크셔가 그 분야에서 특별한 재능을 발휘할 것 같진 않네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있는데 저는 그 업계에서 승자가 누가 될지 고르지 못할 겁니다. 다만 승자가 나오면 기쁠 뿐이죠. 우리가 승자를 볼 것이라거나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진 마세요. 분명 지금까지는 목표 시점이 계속 변해왔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엄청난 문제입니다. 정부가 이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네요. 특히 미국이 가장 문제를 많이 일으켰는데, 이제 가난한 사회에 우리가 그렇게 살아왔으니 너희는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니요. 정말 끔찍한 상황이에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이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문제가 매료적이긴 하지만,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조언할 말이 없네요.

1930년 제가 태어났을 때 세계 인구는 약 20억 명이었어요. 지금은 80억 명입니다. 1930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 50명에게 물었다면, 93세가 되었을 때 세계 인구 적정 규모가 어떻게 되겠냐고 했을 때 그 누구도 80억 명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해냈죠. 이제 그에 따른 결과의 일부를 맞고 있습니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선진국은 대부분의 혜택을 누렸죠. 그런데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살았던 방식 때문에 너희는 달라져야 한다고 하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이 문제는 200여개 국가 사이에서 해결하기가 정말 어려울 겁니다. 이에 대해 제가 기여할 만한 게 없네요.”

Q: 애플 주식을 일부 매각해 현금을 늘렸다고 하셨는데, 어떤 기회를 보고 계신 건가요? 1999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미국 500대 기업을 다 산다면 3,340억 달러 이익에 10조 5천억 달러를 낼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투자 수익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취지였죠. 오늘 날 제 계산으로는 S&P 500의 시가총액이 약 44조 달러, 이익은 약 4.5조 달러입니다. 투자수익률이 1999년과 매우 유사한데요. 오늘날의 시장이 1999년 수준과 비슷하다고 보시나요?

“그건 흥미로운 질문이에요. 한 가지 크게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는 기회가 넘쳐나서 하룻밤 사이에 모든 걸 투자할 수 있었던 때도 있었어요. 반면 일 년이 가도 아무것도 없을 때도 있죠. 요즘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옛날 같진 않아요.

우리는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만한 매력적인 거래를 못 보고 있어요. 작년에 소규모 인수는 했고, 우리 회사들도 인수를 좀 했죠. 그렉과 저는 3억 달러짜리 딜 같은 걸 의논하곤 합니다. 잘 맞으면 하는 거죠. 우리 경영진이 사업에 잘 맞는 걸 본다면 살펴보라고 해요. 경영진이 반드시 우리와 같은 기준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니까요.

어떤 경영진은 뭘 하든 맡겨도 될 만큼 신뢰할 수 있어요. 또 어떤 이들은 자본 배분을 특별히 잘하진 않죠. 훌륭한 경영자가 되려면 반드시 자본 배분을 잘할 필요는 없어요. 고객 서비스, 업계 이해 등의 능력이 뛰어나면 됩니다. 물론 자본 배분까지 잘하면 금상첨화겠지만요.

지금은 우리에게 많은 제안이 들어오는 시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렇게 되죠. 그렉도 그걸 잘 대처할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나보다 더 잘할지도 모르죠. 찰리와 나는 많은 기회를 놓쳤어요. 정말 후회되는 건 크지 않은 기회를 놓친 거에요. 이해하지 못하는 걸 놓친 건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모든 사업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마치 내년 일리노이의 옥수수 수확량을 맞히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1999년과 비슷한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연대기를 잘 기억하지도 못하고요. 정말 극적인 일이 있었던 게 아니라면 말이에요. 2008년 일은 잘 기억나는데, 2015년이나 1987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1987년 10월 19일은 기억하지만요. 전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그냥 매일 할 수 있는 일을 보는 거죠.”

Q: 2019년 IT 유통 사업에 입찰했다고 하는데 중개상 역할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이런 IT 유통 사업체의 경쟁력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시나요? (쫌아는기자들의 배경 설명 :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6년 TTI라는 미국의 전자 부품 유통 업체를 인수했습니다. 폴 앤드루스는 이 기업의 창업자고요)

“지난 3~5년간 최소 5개의 유통 사업을 봤을 겁니다. 꿈같은 사업은 아니에요. 괜찮은 사업이긴 하지만, 예를 들어 제조사들은 재고 자산을 갖고 싶어하지 않아요. SKU가 수백만 개나 되면 사탕 파는 것처럼 보이겠죠. 어느 정도 역할을 하긴 하지만 사실 당신 제품은 아닙니다.

생산설비 가동률을 높이고 재고자산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죠. 제조사로선 원하지 않는 사업을 하지 않아도 되고요. 우리는 그 점을 이해합니다. 그치만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TTI의 경우엔 폴 앤드루스라는 훌륭한 경영자가 있었죠. 그 밑에도 뛰어난 사람들을 고를 수 있었어요. 폴 앤드루스의 장례식에 가 봤는데 그를 아는 300여 명이 왔더군요.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좋은 말을 해주려고 온 거예요. 그는 진국(Real McCoy)이었죠. 놀라운 사람이었어요. 버크셔를 위해선 무엇이든 했지만, 정작 버크셔가 그를 위해 한 건 없죠.이 세상엔 그런 사람도 있고, 앞으로 굽신거리는 사람도 있어요.

유통업은 멋진 사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업이에요. 규모가 있다면 우리가 살 만한 사업이죠. 우리는 무제한의 자본을 투입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 사업을 키우고 싶어요. TTI는 항상 소규모 인수를 하고 있죠. 분기 보고서 보기 전엔 나도 모를 정도로요. 이미 갖고 있는 사업과 잘 맞는 작은 인수라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그치만 소규모 인수 자체를 목표로 움직이진 않아요. 그럴 만한 사람도 없고, 바늘을 움직이기엔 규모가 너무 작거든요.

질문자가 물은 그 거래는 기꺼이 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성사 안 됐다고 우리한테 큰 차이는 없어요. 거래가 되면 잘 해낼 거고, 제값을 치르고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을 테니까요. 안 되면 그 돈으로 다른 걸 할 수 있죠. 버크셔 주식을 사들이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3. 버핏의 또다른 업, 보험업에 대한 인사이트 “자율주행과 자동차 보험의 관계?”

Q: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불안정, 무력 충돌,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사이버 공격 위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이버보안 보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소기업, 대기업, 발전소, 항만, 공항, 원전 등 중요 인프라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지요? 사이버보안 보험에서 수익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주요 과제는 무엇일까요? (쫌아는기자들의 배경 설명 : 아짓 제인은 버크셔의 보험업을 이끌 후계자입니다. 보험은 아짓, 투자는 그렉)

(아짓 제인은 사이버보안 보험이 적어도 100억 달러 이상의 시장이 되었고 수익성도 보험료의 20% 수준으로 높다고 설명함. 그러나 단일 사고로 인한 손실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고 특히 클라우드 사업 중단으로 인한 누적 손실 가능성이 버크셔로서는 두렵다고 함. 장기적 손실 원가도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 버크셔 보험 사업에서는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인수를 자제하고 있으며, 설사 높은 보험료를 책정하더라도 손해를 본다는 마인드로 접근한다고 답변함.)

“여러분은 방금 아짓이 왜 귀중한 존재인지를 들었습니다. 무언가에 보험을 들 때는 얼마나 손해를 볼 수 있을지 잘 생각해야 합니다. 사이버 분야보다 이런 딜레마가 더 크게 작용하는 곳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리스크 당 1,000만 달러 한도로 보험을 제공한다고 칩시다. 한 사고로 1,000만 달러를 잃어도 감당할 만하다고 여기겠죠. 하지만 문제는 한 사건이 1,000개 보험 계약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들이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면, 적정한 가격을 받지 못한 채 회사를 망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보험업계 사람들은 유행하는 분야라면 뭐든 참여하려 합니다. 사이버도 쉬운 문제죠. 많은 물량을 인수할 수 있고 에이전트들은 좋아합니다. 자기들이 계약한 모든 보험에 대해 수수료를 받으니까요. 하지만 엄청난 누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꿈에도 생각 못 했을 수 있습니다.”

Q: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목표를 달성한다면 그로 인해 자동차 사고 발생률이 인간 운전 대비 50%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일론이 사고 위험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한다면 이는 보험회사 입장에서 언더라이팅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거라 보험료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텐데요. GEICO의 매출과 투자 재원(float) 규모, 마진에도 타격이 있지 않을까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고 발생 건수가 줄어든다면 당연히 비용은 줄어들 겁니다. 하지만 그걸 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에요. 과거에도 그런 얘기들이 많았죠. GM은 한때 보험업계에서 큰 손이었는데, 우버가 처음 시작했을 때도 지금은 파산 직전인 걸로 아는 회사와 손잡고 엉뚱한 가격에 리스크를 떠안았어요.

보험은 늘 생각보다 어려운 사업이었어요. 계약 초기엔 보험료를 받으니 즐겁죠. 하지만 나중에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예요. 그래도 보험료를 미리 받고 종이 쪼가리 하나 주는 게 마음에 들어서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아요.

만약 사고 발생률이 50%나 떨어진다면 사회적으로는 좋은 일이겠지만, 보험회사 매출 규모가 줄어드는 건 피할 수 없겠죠. 하지만 그건 사회를 위해서라면 좋은 일이에요. 지금까지는 이런 예측들이 들어맞지 않았어요.

(아짓 제인은 보험 사고당 수리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함. 사고 건수에 사고당 수리비를 곱한 전체 비용이 테슬라가 말하는 만큼 크게 줄었는지는 의문이라는 거죠. 테슬라도 직간접적으로 보험에 진출하려 했지만 아직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함.)

“운전자가 아닌 장비 제조사 쪽으로 비용이 이전되는 거네요. 중요한 건 보험 상품의 요율과 리스크를 연계시키는 거예요. 때로는 조금 잃을 위험만 있지만, 때로는 엄청난 금액을 잃을 수도 있어요. GEICO(버크셔의 자동차 보험회사)의 근본적 강점은 거의 모든 경쟁사보다 비용이 낮다는 거예요. 이 원가 우위는 극적이었죠. 인수비용비율을 10% 미만으로 낮췄는데, 이를 따라올 만한 회사는 거의 없어요.

그러니 이건 생존의 문제가 아니에요. 정확히는 수익성 문제도 아니고요. 하지만 우리로서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싶겠죠. 3월에 가입자 숫자가 줄진 않았어요. 현재 1천6백만 명이에요. 우리는 가장 낮은 원가 구조를 갖고 있어요. 생존이 위협받는 건 전혀 아니고, 수익성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동차보험업계에서 최고의 저비용 모델로 성장하길 원해요. 이제 토드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선하고 있고 이미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요. 그 와중에 우리는 위축되지 않을 거고, 대부분의 자동차 보험사보다 나은 언더라이팅 이익을 낼 겁니다.”

Q: 워런, 방금 전 세계 어떤 보험 감독관 1,000명보다 아짓이 리스크 평가를 더 잘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수년간 아짓이 버크셔에 미친 엄청난 영향에 대해 말씀해 오셨죠. 농담처럼 말씀하신 게, 당신과 아짓이 침몰하는 배에 있는데 한 명만 구할 수 있다면 아짓에게 헤엄쳐 가라고 하셨죠. 우리는 버크셔의 차기 CEO에 대해서는 자주 이야기하지만 언젠가 아짓을 대신할 사람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었습니다. 다른 아짓을 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감안할 때 버크셔의 보험 사업의 미래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음, 우리는 두 번째 아짓을 찾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다행히 그는 저보다 훨씬 젊으니까요. 여러분이 먼저 저에 대해 걱정한 다음에 아짓에 대해 걱정했으면 좋겠네요. 우리는 두 번째 아짓을 찾진 못하겠지만, 그가 만들어 놓은 사업 시스템이 있습니다. 적어도 일부는 경쟁사들이 모방하기 거의 불가능한 부분이에요. 제가 그들의 입장이라면 따라 하려고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부 경쟁 우위를 제도화했는데, 아짓이 있었기에 그게 가능했죠. 그는 해냈습니다. 이제 1986년 그가 왔을 때는 존재하지 않았던 구조를 만들었어요. 우리에게도 다른 어디에도 그런 건 없었죠.

보험은 버크셔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입니다. 유가증권도 중요하지만 정확히 우리 보험 사업과 동일한 부류는 아닙니다. 아짓이 경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같은 사업을 갖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훌륭한 사업이 될 거고, 그건 아짓 덕분입니다. 그가 1986년에 왔을 때 저는 이미 보험 사업에 있었죠. 1950년에 GEICO에 처음 갔고, 1957년에 내셔널 인데니티를 처음 인수했습니다. 우리가 보험사 주식으로 상당한 돈을 벌었던 분야였지만, 우리에겐 아짓이 필요했어요. 다행히도 그는 토요일에 사무실에 왔는데 본인의 지성을 도전할 만한 일을 하지 못해 지쳐 있었죠. 저는 우리에겐 도전 과제가 많다고 했고, 열쇠를 넘겨주었습니다. 그게 아주 잘 작동했죠.

(아짓 제인의 답 : 워런, 모두 감사합니다. 그러나 사실 누구도 대체 불가능한 건 아니에요. 팀 쿡이 여기 와 계신 걸로 아는데, 그걸 증명해 주셨죠. 그런데 우리 이사회는 워런의 승계 문제뿐 아니라 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매년 그들 앞에 앉아서 질문에 답하고 제 생각을 공유하는데, 제가 트럭에 치인다면 사업부들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관해서요. 우리는 우리가 가진 다양한 사업부를 살펴보고, 저를 대신할 후보군의 짧은 리스트를 논의합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한 발 더 나아가, 만약 제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바통을 넘겨줄 특정 개인을 지목하기도 해요. 물론 이는 변경될 수 있지만, 우리는 이 문제를 상당히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저는 결국 팀 쿡이 우리에게 보여준 대로, 이는 가장 큰 비이슈가 될 거라고 봅니다. 지구는 계속 자전할 테니까요.)

그렉 아벨(왼쪽)과 아짓 제인(오른쪽). /조선일보DB

4. 버핏의 조직 관리, “버크셔의 가장 중요한 자원 배분? 좋은 CEO를 적합한 사업에 임명하는 것”

Q: 그렉 아벨과 아짓 제인이 부회장이 된 이후로 버크셔 계열사 CEO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예를 들어, 그들이 여전히 워런 버핏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나요?

“흠, 답변이 여러분을 놀라게 할 수도 있겠네요. 압도적으로 많은 경영진이 그렉이나 아짓과 이야기하는 걸 선호합니다. 이해할 만한 일이에요. 저는 이제 별로 일을 하지 않고, 30~40년 전만큼 효율적으로 일하지도 않거든요. 우리 규모가 작았을 때처럼 경영진들을 잘 알지도 못하고, 하루에 예전처럼 많은 일을 처리할 수도 없어요.

그렉이나 아짓 같은 인물이 있는데 굳이 저에게 연락할 이유가 없죠. 정말 잘 운영되고 있어요. 아짓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합니다. 그렉은 1년 동안 그들을 더 자주 만나고, 그들의 문제에 대해 더 잘 이해하며, 제안도 해줄 수 있어요. 그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죠.

보험에 관해서는 아짓만큼 현명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들은 보험 부문에서 접근성을 가지고 있었어요. 우리가 직함을 붙이기 전에도 그랬죠. 그렉은 보험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문을 총괄하는 부회장이 되면서 그 영역을 크게 넓혔습니다. 만약 그의 관할 하에 있는 경영진들, 상당히 많은 이들인데요, 그들에게 물어본다면 그들은 훨씬 그렉과 일하는 걸 선호할 겁니다. 물론 사업에 신경을 덜 쓰는 몇 명은 예외겠지만, 저는 그들에 대해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그렉은 할 겁니다.

20명의 자녀가 있는 부자라면 어떤 아이는 야망이 있고, 어떤 아이는 그렇지 않을 거예요. 우리는 매우 부유한 회사이고 그동안 안주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리 엄격하지 않았어요. 그런 사람들이 있었죠. 그렉은 그 점을 바꿀 겁니다. 찰리와 저는 그러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우리 스스로 너무 잘 하고 있었고, 노력을 들이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았죠. 그리고 여러모로 체력적으로도 둔화되고 있었고요.

그래서 제가 경영진에게서 받는 전화는 거의 제로에 가깝고 그렉이 그걸 처리하고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임자라는 건 확실히 알겠어요. 아짓은 실제 사무실 간 이동은 덜 하는데, 보험 부문 사람들은 몇 년에 걸쳐 아짓과 일하는 데 더 익숙해졌어요. 그래서 직함이 바뀌었다고 해서 그쪽은 그리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어쨌든 그는 보험 부문을 총괄하고 있었으니까요. 경영대학원에 가면 제가 방금 말씀드린 것보다 훨씬 좋은 답변을 들을 수 있겠지만, 이게 버크셔에서 우리가 일하는 방식입니다.”

Q: 지난 5년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비즈니스 자본 배분, 주식 선정, 포트폴리오 배분에 대한 당신 팀의 가장 큰 깨달음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워런, 테드와 토드에 대한 당신의 견해와 함께 그렉과 아짓이 각자의 사업에 대해 직접 이야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하고 싶지 않네요. 그렇지만 자본 배분에 관해 물으셨는데, 그건 제 일이에요. 저는 보험을 팔러 다니거나 그런 건 하지 않죠. 우리가 대표하는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일합니다. 우리는 사명이 명확해요. 다른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저는 그들의 사명에 동의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65세에 은퇴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버크셔 CEO가 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다음 날 바로 은퇴하게 될지도 모르죠. 하지만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들이 분명히 있어요. 우리는 지금 잘 갖춰져 있고, 앞으로 20년은 순조롭게 운영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물론 확실하진 않지만요.

하지만 우발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사회 내 몇몇 사람들은 제가 어떻게 할지 알고 있지만, 그렉이 결정할 일이에요. 하지만 만약 그렉과 제가 동시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여러분은 또 다른 결정을 내려야겠죠. 이사회의 일은 적합한 CEO를 선임하는 것이고, 적합한 CEO는 형편없는 사업을 훌륭하게 만들 순 없습니다.

톰 머피(버핏의 오랜 친구이자 미국 방송산업의 전설적 인물. ABC 방송국 등을 인수)는 제가 알고 지냈던 최고의 경영자였어요. 그는 진짜 핵심은 올바른 사업을 사는 것이라고 했죠. 머피는 그 후에도 수많은 장점을 보여줬지만, 찰리도 말했듯이 우리가 톰 머피를 데려와서 섬유 사업을 운영하게 했다면 약간 더 나아졌겠지만 여전히 실패했을 거예요. 제가 섬유 사업(실제 버크셔는 섬유 사업을 했습니다)을 그렇게 오래 고수했던 이유 중 하나는 켄 체이스를 정말 좋아했기 때문이에요. 그가 정말 훌륭한 사람이고 경영도 잘 했거든요. 만약 그가 얼간이였다면 우리는 섬유 사업에서 훨씬 더 빨리 손을 뗐을 겁니다. 그랬다면 우리에게 더 좋았겠죠.

그래서 케이스에게는 머피가 했던 것처럼 TV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답이었어요. 머피는 일찍 그걸 깨달았고, 초라한 사업으로 시작했죠. 올버니의 한 UHF 방송국이 GE와 모든 것을 상대로 경쟁하고 있었어요. 그는 퇴직한 수녀들을 위한 양로원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고, 거리를 마주보는 쪽만 페인트를 칠했어요. 한 대의 차로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면서 그걸 뉴스 트럭 6호라고 불렀죠. 하지만 거기서부터 그는 놀라운 회사를 일궜습니다. 그가 제가 만난 최고의 경영자였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 이상으로, 그는 좋은 사업에 뛰어들었던 거죠.

핵심은 또 다른 톰 머피를 찾아 그에게 좋은 사업들을 넘겨주는 거예요. 그럼 그 사람은 알아서 잘할 겁니다. 이건 대부분의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것만큼 정확하진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정말 그 이상으로 정확할 순 없어요.

톰 머피와 같은 사람을 찾고, 그에게 좋은 사업을 맡기면 그 사람은 알아서 잘할 겁니다. 이건 대부분의 회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구체적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더 구체적일 순 없어요. 가장 중요한 건 옳은 CEO를 선임하는 거예요. 그게 이사회의 99%의 일이에요. 나머지 1%는 그 결정이 잘못됐을 때 이를 바로잡는 좋은 방법을 갖추는 거죠. 그건 굉장히 어려워요. 우리 체제에선 거의 불가능해요. 아예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그냥 일어나는 일이 아니에요.

따라서 우리는 뭔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향후 20년은 문제를 해결했다고 봅니다. 만약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 이사회는 아마도 우리 조직 내에서 다음 20년을 이끌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할 겁니다.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여전히 생각해봐야 하는 일이에요. 우리는 그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렉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는 이사회에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줘야 해요. 쉬운 일은 아니에요. 제 생각을 아는 사람들이 몇 있지만, 그렉이 결정할 일이에요. 아마 그는 옳은 결정을 내릴 겁니다. 그리고 이사회는 정말로 그게 옳은 결정인지 판단해야겠죠. 하지만 그렉은 옳은 결정을 내릴 거예요.

실제로 여러분이 바라는 건 얼마나 오랫동안 경영진이 버티느냐에 달려 있어요. 한 세기에 세 명이 필요할 수도 있고, 여섯이나 일곱 명이 필요할 수도 있죠. 하지만 정답은 여러분에겐 약간의 행운이 필요하고, 수명 통계표에서 약간의 변칙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우리는 정말로 열망하는 경영자라면 갖고 싶어 할 만한 무언가가 있는 회사를 갖고 있어요. 찰리가 말했던 것처럼, 자신과 결혼해줄 최고의 사람을 찾는 거죠. 우리에겐 버크셔와 관련해 누군가가 정말로 원할 만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잘못된 사람을 얻게 되면, 이사회가 그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겠죠. 그런 일은 아마 일어나지 않겠지만, 늘 가능성은 있어요.”

Q: 그렉 아벨이 CEO가 될 때, 워렌 버핏이 운용해온 지분 포트폴리오를 그가 맡게 될 건가요? 아니면 이 역할을 테드와 토드가 할까요? 큰 인수합병 같은 주요 자본 배분 결정은 지분 선정 프로세스와 분리될 수 있나요?

“사실 이 결정은 내가 없을 때 이뤄질 겁니다. 만약 내가 이사회에 있다면 자본 배분은 그렉에게 맡길 거에요. 그는 사업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죠. 사업을 잘 안다면 지분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말 안다면 당신은 투자 매니저에요.

책임은 전적으로 그렉에게 있어야 합니다. 그 동안은 내게 있었고, 나는 일부를 넘겼죠. 예전에는 이를 다르게 처리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버크셔의 자금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우리는 2,000억 달러를 각각 10억씩 나눠 200명이 운용하게 하고 싶진 않아요. 효과가 없거든요.

우리가 다룰 막대한 자금을 생각하면, 매우 전략적으로 큰 일을 해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해요. 그렉은 그럴 능력이 있습니다. 나는 과거에 많은 걸 놓쳤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 점에서 좀 더 현명해졌죠. 2008년이 다시 온다면 이번엔 더 잘할 거에요. 물론 정확히 2008년 같지는 않겠지만, 엄청난 자금을 극도로 빠르게 배치해야 할 때가 있을 겁니다. 5년에 한 번 올지, 아니면 10년에 한 번 정도 올지 모르겠네요.

세상이 점점 더 세련되고 복잡해지고 연결되면서 더 많은 일이 잘못될 수 있어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다 파악할 순 없겠지만, 무슨 일이 터질 때 대응할 수 있어야 해요. 최고경영자는 사업을 사고, 증권에 투자하고, 다른 누구도 움직이려 하지 않을 때 온갖 일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2008년에 사람들에게 돈이 없었던 게 아니에요. 그들은 마비됐던 거죠. 우리는 자본이 있다는 이점과 기꺼이 행동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었어요. 정부는 우리를 부채가 아닌 자산으로 여겼고요.

자본이 늘어날수록 이런 자질들은 더 중요해질 겁니다. 그렉은 나보다 더 재미있는 시기를 맞이할 것 같아요. 특별한 일들이 벌어지고 우리가 가장 합리적인 해결사가 되는 시기 말이에요. 그게 다음 주가 될지, 내년이 될지, 다음 10년 안에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100년 뒤에 오진 않을 거에요. 그건 확실합니다. 세계 금융 상황이 얽히고 복잡해질수록 어떤 면에선 더 취약해집니다. 작은 문제들은 해결하지만 더 큰 문제에는 취약해지는 거죠.”

5. 버핏이 주주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성공하고 싶다면 그것과 사랑에 빠져야 하고, 좋은 영웅을 삼아야 하며, 친절해야 한다. 운도 따라야 한다”

Q: 만약 내일 80살의 젊은 미국인으로 깨어난다면, 연 50%의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쓰시겠어요? 2만 페이지의 Moody’s Manual을 뒤져서 좋은 기업을 공정한 가격에 사겠나요? 아니면 두 방법을 다 쓰시겠어요?

“좋은 질문이에요. 제 경우엔 2만 페이지를 뒤적거릴 거에요. 철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전 Moody’s Transportation Manual을 두 번은 봤어요. 1500쪽에서 2000쪽 정도 되는 책이었죠. 20살, 21살 때 많은 흥미로운 걸 발견했어요. 여기 그린 베이 앤 웨스턴 철도회사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겠죠. 하지만 그 당시엔 수백 개의 철도회사가 있었어요. 모두의 이야기를 읽는 걸 좋아했죠. 그린 베이 앤 웨스턴은 “Grab a Bag and Walk”로 알려져 있었어요. GBNW라는 별명도 있었고요.

그들은 사실 우선주였던 채권과, 사실 보통주였던 우선주가 있었어요. 그건 특이한 상황을 만들어냈죠. 수천만 달러로는 안 되겠지만, 이런 걸 모아서 뭔가 해볼 수 있었어요. 찰리를 처음 만났을 때 그에게 감명을 준 것도 그런 거였어요. 서부에 있는 작은 회사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거든요. 찰리는 제가 전혀 모를 줄 알았죠. 하지만 전 LA 애슬레틱 클럽 같은 것도 알고 있었어요. 찰리는 자기만 아는 줄 알았던 거죠. 그건 즉각적인 유대감이 되었어요.

그래서 질문에 대답하자면, 전 모든 걸 알려고 노력할 거에요. 그리고 뭔가를 발견하겠죠. 백만 달러로 연 50%는 벌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주제에 사랑에 빠져야 해요. 돈을 사랑하는 것만으론 안 됩니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뭔가를 찾듯이, 그냥 찾는 게 좋아서 그렇게 해야 해요. 생물학자가 뭔가를 찾아내고 싶어서 연구하는 것처럼요. 그건 본능적인 거에요. 인간의 두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도 정확히 모를 걸요.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특정 분야에서 지식을 넓히는 게 그냥 재밌어요.

저는 위대한 브리지 플레이어, 체스 플레이어들을 알아요. 카스파로프도 만났죠. 정말 다양한 천재들을 만날 행운이 있었어요. 자기 분야에선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데, 다른 분야에선 엄청나게 멍청한 짓을 하더라고요. 아는 건 인간의 두뇌가 복잡하다는 것뿐이에요. 여러분 두뇌에 가장 잘 맞는 걸 찾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점에 올인하는 거죠. 작은 자금으로 연 50%를 벌고 싶다면 전 그렇게 할 거에요. 하지만 그 게임 자체가 재미있어야 해요. 재미가 없다면 못 하는 거죠. 브리지든, 체스든, 저평가된 증권을 찾든 말이에요. 당신이 이 주주총회에 왔다는 건 브리지나 체스 말고 다른 걸 생각하고 있다는 뜻 같군요. 와줘서 기쁩니다. 내년에 또 오세요!”

Q: 주주들에게 윤리적 유산을 남긴다면 어떤 의무를 부과하고 싶으신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마 “찰리를 읽어라”고 할 거에요. 그는 그걸 잘 표현했거든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도, 부자들은 친절하지 않습니다. 돈을 기부할 때조차 말이에요. 하지만 그건 부자냐 가난하냐의 문제는 아니에요. 인생에서 운이 좋았다면 다른 이들도 운이 좋았으면 하는 바람이요.”

Q: 오늘날 당신이 성공을 이뤘듯이, 복리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개인의 나이가 들수록 복리 효과의 질은 불가피하게 저하되는데, 예리한 정신과 탁월한 판단력,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운이 좋아야 해요. 의심의 여지가 없죠. 제가 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있었잖아요?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온갖 불운들 말이에요. 내 대단한 기술이 불운을 피한 건 아니에요. 그것도 운이죠. 제 고등학교 동창들 중에 90세까지 살 거라고 누가 저에게 걸었겠어요? 전 그다지 유력한 후보는 아니었을 걸요.

운이 따라줄 때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저는 때론 잘했고, 때론 그러지 못했어요. 정말 많은 실수를 하고도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게 흥미롭죠. 찰리가 말한 대로, 그냥 계속 전진하는 거에요. 하지만 운은 여전히 필요해요. 스스로 다 해냈다고 말하는 사람은 현실을 모르는 거죠. 그들은 망상에 빠져 있는 겁니다.

우리는 기대수명이 꽤 긴 나라에서 살고 있어요. 그것만 해도 이미 엄청난 축복이죠. 제가 1930년에 태어났다는 걸 생각해 보세요. 여성에게 참정권을 준 19번째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10년 뒤였어요. 아버지는 제 여동생들에게 “너희는 용모가 좋으니까 괜찮을 거야”라고 하셨죠. 저한텐 세상은 아직 정복되지 않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전 할 수 없는 일이 많다는 걸 알았지만, 아버지는 그렇게 말씀하셨죠. 똑같이 사랑 받고 자랐음에도 남녀가 받은 메시지는 완전히 달랐어요. 제 인생 후반부에 가서야 이게 많이 바뀌었어요.

누군가 영웅이 되길 바라는 건 좋은 일이에요. 찰리는 멋진 영웅이었죠. 저 역시 그랬고요. 나이가 들면서 그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게 된 부분도 있었지만, 가치관과 동기에 대해선 여전히 존경했어요. 규범을 어겨도 계속 사랑해 주는 사람이 영웅이 되는 거에요. 어릴 때 집을 나간 적이 있어요. 펜실베이니아 허쉬까지 가서 경찰에 붙잡혔죠. 다른 두 친구를 꼬드겨서 같이 갔는데, 경찰한테는 부모님 허락을 받았다고 거짓말했어요. 하지만 누군가 우리가 가출했다고 일러바쳤죠. 워싱턴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그렇게 빨리 왜 돌아왔니?”라고 하셨어요. 아버지는 “넌 더 잘할 수 있어”라고 말씀하셨죠. 전 아버지 말씀에 더 귀를 기울였어요. 영웅을 잘 만나는 게 중요해요. 그들을 기준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정하면 되는 거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 말고,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영웅으로 삼으세요. 그들을 본받는다면 아주 좋은 출발점이 될 거에요. 돈을 버는 걸 넘어선 의미로요.”

Q: 오늘 모두가 꼭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여러분은 이 나라에 살고 있어 행운입니다. 세계 대부분에서는 없는 기회들이 있으니까요. 찰리의 조언처럼 여러분의 묘비명이 어떻게 쓰였으면 좋겠는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교육의 길, 사회생활의 길을 선택하세요. 여러분 각자의 상황에 맞게 말이죠. 이 나라에서는 기회가 무한합니다. 우리가 태어난 이 시대에 산업혁명, 과학, 교육, 건강 등 지난 200년간 일어난 일들을 생각해보세요. 정말 운이 좋았죠.

여러분은 기회를 얻었고, 역사상 가장 좋은 세상에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삶을 함께할 사람들, 어울릴 활동들을 찾으세요. 찰리와 저처럼 운 좋게 젊었을 때 흥미로운 일을 찾으면 좋겠지만, 바로 찾지 못해도 계속 찾아보세요.

저는 늘 학생들에게 일자리가 필요 없어도 할 만한 일을 하라고 말합니다. 때로는 다양한 경험을 하겠지만, 여러분이 정말 하고자 하는 일을 잊지 마세요. 이 나라처럼 그런 일을 할 곳은 없습니다. 많은 경우 인생을 함께할 사람을 찾으세요. 운 좋게 일찍 찾을 수도 있고, 때로는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을 마감할 때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는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싶은지를 대략적으로나마 그려보세요. 오늘부터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하세요.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목표에 다다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Q: 인생에서 큰 성공을 이루셨는데, 돈을 투자하는 것뿐 아니라 시간 투자에도 기회비용이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지금의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살 수 있다면, 인생의 우선순위를 다르게 잡으시겠어요?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그리고 왜 그러시겠어요?

“제 우선순위가 뭔지 알아내는 게 어려울 것 같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제가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감안하면 당연한 얘기일 테니까요.

물론 달리 했으면 하는 일들은 많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전 완벽하지 않아요. 자신이 이룬 것에 대해서, 혹은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해서 비현실적으로 자책하거나 비판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우리는 많은 일을 합니다. 약간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면 어떻게 될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전 과거에 대해 자책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건 이미 지나간 일이고, 우리에겐 앞으로의 삶이 남아 있죠. 그게 얼마나 될진 모르겠지만요.

계속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하려 노력하는 게 맞습니다. 저는 제게 신뢰를 준 사람들을 위해 자금을 운용하는 게 정말 좋아요. 재정적인 이유로 그러는 건 아니에요. 헤지펀드를 운영하거나 수수료를 받는 게 아니니까요. 그냥 신뢰받는 게 좋은 거죠. 찰리도 그 점을 좋아했어요. 인생에서 느끼기 좋은 감정이에요.

그래서 딱히 바꾸고 싶은 건 없어요. 운이 좋다면 앞으로 6~7년은 더 일할 수 있겠죠. 내일 갑자기 세상을 떠날 수도 있지만, 그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잖아요. 상황이 완전히 똑같진 않겠지만요.

과거에 대해 자책하는 건 의미가 없어요. 앞으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필요하고요. 제 생각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요. 돈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 말이에요. 여러분은 친절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에요.

세상은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더 나아질 거예요. 제가 더 부자가 된다고 세상이 나아질 것 같진 않네요. 하지만 친절한 사람들 덕에 세상은 분명 나아지죠. 여러분도 이미 많이 친절한 분들일 거예요. 앞으로도 더 많이 베풀면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Q: 과거 유언장에 아내에 대한 투자 조언을 남기셨는데요. 아내의 상속재산 중 90%를 저비용 S&P 500 인덱스 펀드에, 10%를 단기 국채에 투자하라고 하셨죠. 그런데 요즘 S&P 500의 시가총액 중 25% 이상을 이른바 ‘빅테크 7′이 차지하면서, S&P 500이 테크 섹터에 큰 베팅을 하는 격이 됐어요. 혹시 시총 가중이 아닌 동일 가중 S&P 500 인덱스 펀드에도 일부 투자하는 게 어떨까요?

“흥미로운 질문이네요. 저는 3년에 한 번쯤 유언장을 다시 쓰는데,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죠. 한 번에 모든 걸 반영하진 않아요. 사소한 거라도 말이에요. 제가 아내에 대해 남긴 내용만큼은 바꾼 적이 없습니다.

제 아내에게 남길 유산은 어마어마할 겁니다. 물론 대부분의 기준으로 보면 그렇죠. 하지만 그녀한텐 별 차이가 없을 거예요. S&P 500을 이기느냐 마느냐는 중요치 않아요. 전 그저 그녀가 쓸 돈을 충분히, 아주 많이 남기고 싶을 뿐이에요. 동시에 그녀가 평온한 마음을 갖게 해주고 싶고요.

그래서 상속재산을 관리하는 수탁자가 그녀가 S&P 500보다 낫냐 못하냐 같은 걸로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게 만들고 싶어요. 중요한 건 제 아내가 자신이 재정적으로 걱정 없는 위치에 있다고 느끼는 거예요. 물론 실제로도 그럴 겁니다. 수탁자가 소송 당할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어야 하고요.

이건 경제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제 재산의 99% 이상이 자선단체에 기부될 테니까요. 세 자녀에겐 상대적으로 적은 돈이 갈 겁니다. 다행히 그들은 이제 70세, 69세, 65세가 되어서 아버지보다 훨씬 성숙해졌어요. 하지만 동시에 그들에겐 50대처럼 돈을 굴릴 시간이 없겠죠.

유언을 쓸 때는 당신의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할 방법을 고민해야 해요. 많은 돈을 남긴다면 당연히 구체적인 유산으로 고마웠던 분들께 감사 인사를 많이 남기고 싶어질 겁니다. 가족들을 돌봐주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제 경우 가족들은 별로 많은 돈이 필요치 않아요.

유언은 잘 써야 합니다. 저처럼 오래 살고, 자녀들이 나이 들어가면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날지 모르잖아요? 그들의 수명이 어떨지도 알 수 없고요. 그래서 모든 걸 완벽히 계획할 순 없어요. 그냥 최선을 다할 뿐이죠. 제가 많은 부자들을 봤는데, 어떤 분들은 유산을 정말 재미있게 처리하더라고요.

부의 상속이 가족들 사이의 유대를 해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분들은 멋지게 해내는데, 또 어떤 분들은 형편없이 하기도 해요. 변호사들은 유언을 고칠 때 딱지를 쓰지 말고 그냥 새로 쓰라고 조언하죠. 옛날 유언장을 찢어버리고 말이에요.

J. 폴 게티라는 분은 유언에 딱지를 붙이는 걸 좋아했대요. 무려 25개나 붙였다니까요. 그는 유언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죠. 예를 들어 전처들이 다시 결혼하지 않으면 유산을 더 많이 상속한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사람들의 유언장을 보면 정말 이상한 것까지 알게 됩니다.

다른 누군가는 유언의 첫 문장을 “동부항공 몇 번 비행기의 이코노미석에 앉아 이 유언장을 쓰노라”로 시작하더군요. 유산 상속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길 바라는지 정말 직설적으로 쓴 거죠.

전 제 유언에 상당히 만족합니다. 세상의 중요한 문제들에 제 재산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20~30대 때 고민했던 적이 있어요. 불행히도 그때 생각했던 것들을 이루기엔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죠. 아무도 관심 갖지 않은 문제였으니까요. 물론 제가 해결책을 찾을 거라 기대하긴 어려웠을 거예요.

네 명의 미국 대통령이 유언장도 없이 사망했다는 걸 아시나요? 16명밖에 안 되는데 말이죠. 어떻게 미국 대통령이 되고도 유언장을 안 쓸 수 있을까요? 링컨도 그중 한 명이었어요. 그가 왜 그랬는지 설명해 줄 링컨 전문가 분이 계실 것 같은데, 궁금하네요. 하여간 사람은 다 사람인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약점과 괴팍한 면이 있죠. 그렇다고 다 용서하라는 건 아니에요. 과거는 어쩔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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