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2억9000만원 빌라, 2500만원에도 유찰…서울 빌라 경매 18년만에 최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4. 5. 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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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에서 연립과 다세대 등 빌라 법원 경매 진행 건수가 18년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총 1456건으로, 이는 월간 기준 2006년 5월(147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달 경매 진행 건수를 지역별로 보면 빌라가 밀집해 전세사기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강서구가 536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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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1456가구 가운데
주인 찾는 물건 고작 218가구
“당분간 빌라 경매 늘어날 것”
대규모 전세사기가 벌어진 서울 화곡동 다세대·연립주택 밀집지역 전경 [이충우 기자]
#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는 지난달 25일 감정가(2억8900만원)의 8.6% 수준인 2482만5000원에 경매가 진행됐으나 응찰자가 없어 13번째 유찰을 기록했다. 11차례 유찰을 거듭했던 화곡동의 또 다른 빌라는 지난 11일 감정가의 9% 수준인 2688만6000원에 경매가 진행됐지만 이번에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연립과 다세대 등 빌라 법원 경매 진행 건수가 18년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로 촉발된 빌라 비선호 현상이 매매시장에 이어 경매시장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총 1456건으로, 이는 월간 기준 2006년 5월(147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2022년 말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서울 지역 빌라 경매 건수는 지난해 10월(1268건) 1000건을 넘어선 이후 7개월 연속 1000건을 웃돌고 있다.

이는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경기 침체에 2022년 상반기까지 급등했던 전셋값이 이후 급락한 데 따른 역전세에 전세사기 여파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대출을 갚지 못하는 집주인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4월 경매에 오른 빌라 중 주인을 찾은 경우는 218건으로 낙찰률은 15%에 그쳤다. 경매에 나온 빌라 10가구 중 주인을 찾는 물건이 2가구도 안 되는 셈이다.

세입자는 물론 매매 수요자마저 빌라 기피 현상이 빚어지면서 경매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경매 진행 건수를 지역별로 보면 빌라가 밀집해 전세사기가 가장 많이 발생했던 강서구가 536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양천구 144건, 구로구 113건, 관악구 85건, 금천구 87건, 은평구 69건, 강북구 59건, 성북구 45건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4월 낙찰률은 지난해 4∼7월 낙찰률(8%대)에 비하면 다소 오른 수치인데,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 피해를 본 세입자에게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내어준 뒤 경매에 내놓은 빌라 중 HUG가 임차권 대항력을 포기한 물건들이 최근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HUG는 채권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전세 보증 사고로 경매에 넘어간 물건 중 일부에 대해 낙찰자가 임차권을 인수하지 않는 조건으로 경매를 진행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하고 있다.

빌라 경매 매물은 경기 지역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 지역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총 975건으로 2006년 12월(1007건) 이후 가장 많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위원은 “전셋값이 급등했던 2021년 전후 높은 보증금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던 물량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 빌라 경매는 한동안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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