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비-훈련-작전 ‘3항모 시대’ 진입… 대만 침공 위협 거세진다[Who, What, Why]

박세희 기자 2024. 5. 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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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세번째 항모 ‘푸젠호’ 시험운항
푸젠호, 전자기식 캐터펄트 채택
60기 넘는 함재기 탑재 공간 확보
이르면 내년중 전력화 계획 밝혀
1980년대 타국 퇴역항모 사들여
연구·개조해 랴오닝호 처음 내놔
자체 설계·건조로 산둥호도 출항
4번째 항모는 ‘핵 추진’ 가능성
동북아 해협 안정 위협 우려 커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호가 지난 1일 상하이 인근 장난조선소에서 시험운항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신화통신 AP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지난 2일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福建)호가 시험운항에 들어갔다. 관영 매체들은 “중국의 3항모 시대가 시작됐다”며 대서특필했고 현재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네 번째, 다섯 번째 항모에 관한 기사들도 쏟아내고 있다. 전투기를 탑재해 발진 및 착함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항모는 바다 위의 비행기지로, 해상 기동부대의 중심 전력이다. 또 전시 상황에서 승패를 가르는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나라가 항모를 갖고 싶어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제대로 된 항모를 갖춘 나라는 미국 정도다. 하지만 미국 패권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에 항모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평가된다.

◇소련 항모 개조부터 시작…핵 추진 항모 야심까지 = 중국의 항모 보유를 향한 도전은 본격적인 경제 개방에 나선 1980년대 이후 경제력이 급성장하며 시작됐다. 1985년 호주 해군의 퇴역 항모 ‘멜버른’을 구입, 이를 완전히 분해해 항모 설계와 운용에 대한 지식을 취득했고 1991년 소련 붕괴 후에는 러시아로부터 ‘키예프’와 ‘민스크’를 사들여 STOVL(단거리 수직이착륙) 항모 기술을 확보했다. 이어 1998년에는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남부조선소에 공정률 68% 상태로 방치돼 있던 ‘바랴크’를 구매했다. 이를 약 10년에 걸쳐 연구·개조해 2012년 취역한 것이 바로 중국의 첫 항모 랴오닝(遼寧)호다. 이윽고 중국은 랴오닝호를 확대 개량해 2017년 산둥(山東)호를 만들었다. 산둥호는 중국이 설계부터 건조까지 모두 다 했다는 상징성이 크다.

랴오닝호와 산둥호 모두 함재기 이륙 방식으로 스키점프대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캐터펄트를 장착한 항모에 비해 함재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횟수가 적고 함재기를 충분히 무장시킬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중국 해군의 주력 함재기인 젠(殲·J)-15는 자체 중량 17.5t, 최대이륙중량 32.5t으로, 덩치가 크고 무거워 랴오닝호와 산둥호에서 이륙하려면 제대로 된 무장을 하지 못한다.

이에 중국은 2022년 스키점프대 방식이 아닌 캐터펄트를 사용한 세 번째 항모 푸젠호를 진수했다. 캐터펄트는 마치 투석기처럼 강한 힘으로 비행기를 공중에 쏘아 올리는 것으로, 전투기 연료나 무장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게다가 푸젠호는 미 해군 항모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증기식이 아닌 전자기식 캐터펄트를 장착했다. 전자기식 캐터펄트는 미 해군 항모 중에서도 최신식 제럴드 포드급 항모만 갖춘 방식이다. 전자기식 캐터펄트는 함재기를 띄우기 위해 고온고압의 증기를 만들 필요가 없어, 대형 보일러와 복잡한 배관이 갑판 아래 들어가는 증기식 캐터펄트에 비해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격납고를 대폭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푸젠호는 랴오닝·산둥호에 비해 성능이 크게 앞선다. 만재 배수량은 8만여t으로, J-15와 조기경보기 KJ-600 등 60기 이상의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다. 특히 전자기 캐터펄트로 함재기 이륙 중량이 늘어나 스텔스 전투기인 J-35도 함재기로 쓰일 수 있어 주목된다. 중국은 몇 차례에 걸쳐 푸젠호 시험운항을 한 뒤 이르면 내년 전력화할 계획이다.

중국은 네 번째 항모도 건조 중이다. 핵 추진 항모일 가능성이 언급되는데, 원자력을 연료로 사용해 동력을 얻는 핵 추진 항모는 디젤 방식인 랴오닝·산둥·푸젠호와 달리 연료의 재공급 없이 장기간 작전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작전 범위도 훨씬 넓어진다. 다만 중국이 네 번째 항모로는 푸젠호와 같은 전자기 캐터펄트 방식을 갖춘 푸젠호 자매 항모를 건조하고 다섯 번째 항모에 핵 추진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동북아와 태평양 위협하는 중국 항모 =범위가 넓은 중국 해역 특성상 강력한 군사 방어 체계를 갖추기 위해 여러 척의 항모가 필요하다는 게 중국 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군사전문가 쑹샤오쥔(宋曉軍)은 “한 척은 정비를 받고 다른 한 척은 훈련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또 한 척은 작전에 나갈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중요 해역에 한 척 이상의 중국 항모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3항모 시대’의 의미를 짚었다.

하지만 중국 항모의 쓰임이 방어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중국의 무력 통일 가능성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대만에 복수의 중국 항모는 큰 위협이다. 대만을 마주하고 있는 푸젠성을 따서 이름 지은 푸젠호는 특히 노골적이다. 중국은 일본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놓고, 필리핀과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점도 항모 양산에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미국의 해양 패권을 약화시키고 아시아 내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어 동북아 안정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 실제 중국은 2030년까지 최소 4개의 항모전단을 꾸려 미국에 이은 세계 두 번째 대양 해군을 육성하고, 2035년까지 총 6척의 항모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나 “광활한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이라는 두 대국을 수용할 만큼 넓다”며 ‘신형 대국관계’를 주장했다. 중국의 높아진 국격을 인정하고 태평양을 미국과 중국이 반반 나눠 지배하자는 뜻이다. 이를 위한 핵심 전력은 항모가 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그는 지난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지구는 중국과 미국 두 나라가 살기에 충분히 넓다”며 태평양을 넘어 지구적인 차원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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