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만든다더니 또 ‘당뇨 복제약’...보험급여 늘자 쏟아져나왔다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4. 5. 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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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버스터약 특허 만료로
제약사 앞다퉈 제네릭 내놔
병합요법 급여 확대도 영향
당뇨·비만약 신약 주도하는
빅파마는 매출 고공행진
당뇨병환자 치료 도구. 혈당. [매경DB]
지난해 국내에서 허가된 의약품 중에 31%가 당뇨병 치료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제품의 특허 만료로 제네릭이 다수 출시된 데다가 다제 병합 투여에 대한 보험급여 범위가 확대로 복합제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보노디스크,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업체가 당뇨병 혁신 신약을 잇따라 내놓는 것과 달리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복합제 출시에만 역량을 몰두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허가된 의약품 1488품목 가운데 31%인 462품목이 당뇨병 치료제로 나타났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2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 5년간 연평균 8% 성장했고 지난해 기준 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블록버스터급 당뇨병 치료제의 국내 특허가 만료되면서 업계에는 제네릭 열풍이 불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와 MSD의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의 특허는 각각 지난해 4월과 9월 종료됐다. 특히 지난해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올해 상반기 안에 오리지널 제품인 포시가를 국내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밝히면서 업체들의 포시가 제네릭 시장 진입에 대한 허들은 낮아졌다는 평가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25일자로 포시가의 품목허가가 자진취하 처리하면서 철수를 진행 중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포시가의 지난해 처방액은 53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다제 병합요법에 대한 보험급여 확대도 당뇨병 치료제 열풍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는 당뇨병 치료제의 계열간 병용 투여에 대한 보험급여 범위를 개정하며 2제, 3제 복합제로 급여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에 대한 4제 병용 처방의 급여까지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시장에서 다제 병합요법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도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시젼 리소스 그룹(Decision Resources Group)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6억3000만 달러였던 전세계 2형 당뇨병 시장은 연평균 1.1% 성장률을 보이며 2029년 7억3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당뇨병 치료제와 함께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비만 치료제가 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7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의 1분기 매출은 12조8861억원(653억4900만크로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노보노디스크의 당뇨병치료제는 9조8456억원(499억3000만크로네)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특히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당뇨병 치료제 매출은 6조8981억원(349억8200만크로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2% 급증했다.

일라이 릴리 역시 당뇨병, 비만 신약들의 선전에 힘입어 1분기 매출 87억7000만달러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2022년 이후 출시된 신제품들의 매출이 지난해 1분기 17억9000만 달러에서 올해 1분기 23억 9000만달러로 늘었다.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 5억6850만에서 올해 1분기 18억1000만달러으로 218% 증가했다.

글로벌 당뇨병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도 제네릭 복합제 개발에 집중하기 보다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등이 관심을 받고 있는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이지만 임상 단계로 출시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 인기에 따라 많은 업체들이 GLP-1 유사체를 활용한 다양한 신약이 개발 중이다”며 “해당 시장도 결국 포화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전을 바탕으로 한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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